장난기어린 양치기 소년에 대한 동화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분명 내용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터인데 교훈을 아는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네요. 모두들 그 양치기 소년처럼 거짓을 크게 외치고 있는 모습입니다.
모든 것은 바로 거짓말을 한 소년의 잘못
지난 두번의 대선에서 개혁세력에게 기대어린 표를 던졌던 국민들은 거푸 속았다는 생각을 하기에 알맞는 조건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국민의 정부 말기에 연일 지면을 채우던 부정과 비리의 소식들을 보면서 국민이 후회하던 때에 노무현과 노사모는 새로운 뭔가를 보여줄 것처럼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지금 또 다시 참여정부에 대한 실망과 비판이 방송의 화면과 신문의 지면을 메우고 있습니다.
결국 국민은 개혁세력에 대한 기대를 접고 차라리 부정부패와 독재자들의 후예를 선택하고 싶어합니다. 아이엠에프의 주역들을 오히려 지지하려 합니다.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은 실제보다 훨씬 강한 후유증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제 독재자들, 외환위기 주역들, 부정부패의 대명사들이 나와도 국민은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개혁세력의 위기는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만 질렀지 늑대를 잡기는 커녕 보여주지도 못한데서 비롯한 것입니다. 자신들도 늑대탈을 뒤집어 쓰고 나타나서 국민이 늑대를 구분조차 못하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이제 국민은 정말 늑대들을 선량으로 알고 환영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아무리 처절하고 다급하게 "늑대가 나타났다."고 말해도 국민은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거짓을 말한 양치기 소년보다는 늑대가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은 바로 거짓말을 한 소년의 잘못입니다. 대선을 1년여 앞둔 지금 판세는 바로 그런 거짓말이 반영된 흐름으로 가고 있습니다.
동화 속 양치기 소년도 기껏해야 두번을 속였을 뿐
열린우리당은 지금 신당을 만든다고 합니다. 평화민주당을 깨고, 국민회의를 창당했고, 국민회의를 다시 새천년 민주당으로 포장지를 바꾸어서 집권에 성공하였습니다. 연이은 부패스캔들을 거치며 반칙과 몰상식의 극치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남아있던 국민의 기대를 힘입어 재집권까지 성공하였습니다. 여전히 부패세력이 자신들의 몫을 챙기려 욕심을 부린다며 당을 나와서 열린우리당을 만들었습니다. 그럴싸한 명분은 당연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또 다시 신당을 만든다고 열심을 내고 있습니다.
결국 민주당을 나오면서 그들이 말했던 지역구도극복과 상향식 정치는 잘못된 것이고 단순히 말장난에 불과했다고 스스로 고백하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추진하는 신당의 명분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그럴싸한 명분을 찾아서 내어걸 것입니다. 그것이 수구세력의 집권을 막는 것이거나 개혁세력이 다시 집권해야 한다는 주장이거나 국민이 믿어줄 일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두번 속은 것도 아닌데 다시 속는다면 그것은 국민이 스스로 바보가 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기 때문에 다시는 속지 않을 것입니다. 아마도 늑대소년들이 또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무시할 것입니다. 언제나 그들이 소리치면 뛰어나갔다가 번번히 속았다며 분통을 터트리던 일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끝내 양치기 소년처럼 차가운 조소속에 외롭게 죽어갈 것입니다. 아무리 포장을 화려하게 잘해도 아무도 믿어줄 이는 없습니다. 동화 속 양치기 소년도 기껏해야 두번을 속였을 뿐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속지않겠다고 벼르고 벼르는 국민을 속여넘길 재간이 저들에게 있을지 의문일 뿐입니다.
정치인들이 가엾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릴 뿐
물론 여전히 살 길은 있습니다. 이제라도 돌이켜서 자신들이 창당시 목소리를 높였던 명분으로 돌아가서 거기에 충실하려 노력한다면 아주 거짓말만 하는 세력은 아니라며 조금씩 지지자가 늘어갈 것입니다. 진정으로 개혁을 위한 노력을 보여준다면 전국정당도 상향식 정치도 그 가능성이 입증될 수 있습니다. 정치인들의 거짓말과 속임수만 아니라면 그런 것들은 본래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늑대가 나타났다." 목 놓아 외쳐도 아무도 와주지 않는 사태는 과거 개혁을 부르짖던 정치세력에게 딜레마가 되고 있습니다. 급할수록 원칙으로 돌아가면 쉬운 길이 있습니다. 물론 그럴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알지만 스스로 살 수 없는 길을 선택하는 정치인들이 가엾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릴 뿐입니다. 지금은 늑대가 올 때를 대비해서 울타리를 정비하고 구멍을 메우는 일에 정진할 때입니다. 거짓말로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일 따위는 이제 그만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