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 하나,
디카를 만지작거린다. 진지 송년회와 관련되어 온통 '눈'얘기라서 그 밤, 아니 그 새벽의 고요히 살아 움직이는 우주를 옮기고 싶은데, 컴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잘못되었는지 컴에만 남아 있고 디카에선 자동으로 사라져 버려 난감한 기억이 여러번이기 때문이다 옮겨도 디카에 남아 있어야 잘 나온건 현상도 하는데...벗어날 수 없는 기계치 인간의 한계를 또 느낀다. 난 정말 왜 이래.
표정 두울,
두번째 맞는 진지송년회는 작년보단 조촐했지만 즐거웠다. 아니 송년회만이 아니라 진지식구들과의 만남은 늘 설레이고 긴장이 된다. 각자 살아가는 삶의 현장이 달라도 남들은 없어도 잘 사는 그들만의 이유만으로 기꺼이 함께 하는 사람들, 그들과 가까이 있다는게 축복인 것도 같고 굴레인 것도 같다.
언제든 내가 끊어 버리면 되는 것, 누구도 발목 잡지 않고 누구도 강요하지 않는 만남인데 그 것이 없으면 살아 가는 수 많은 이유 중에 소중한 하나가 끊기는 것 같아 외로울 것 같다. 세상을 향한 진지에서의 아우성이 언제까지일지 그걸 지금 어찌 알아.
표정 세엣,
사람은 조금씩 다르다. 눈에 보이지 않아 알 수 없는 그만의 세계에 때론 매혹당하지만 한 때 보다 더 길고 많은 일상속에서 독특한 개인의 영역을 마냥 인정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자기만의 세계가 강한 사람 가까이에 있는 사람은 많이 외롭다. 다 보이면 좋은데, 쉽게 볼 수 있으면 좋은데, 무얼 생각하는지 무엇이 그를 생동하게 하는지, 무엇이 삶을 찬미하게 하는지, 알고 싶어도 알 수 없는 곁의 사람은 쓸쓸하다.
서로 다르다는 것은 끊임없는 갈등과 충돌을 내포하고 있다. 평온선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중심잡는 것, 이탈은 싫지만 접거나 포기도 못한다. 그 아슬한 줄타기가 협력을 기본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의 자기방어의 눈물겨움 아닐른지. 아닌가 나만 이렇게 복잡한가. 잘하는거 없이도 받는 특혜는 또 얼마인데, 대한민국은 여성에게 좋은나라다. 아니다 페미에게 몰매 맞을 소리다.
표정 네엣,
후기를 읽으며 기분이 묘해진다. 드러나는 것도 싫고 안보이는 것도 싫다. 나는 지극히 평범할 뿐. 내가 별나 보인다면 세상을 사는 우리에게 강제된 제약이 너무 많아서 였기 때문이리라. 나는 희로애락의 감정이 잘 발달되고 남들보다 조금 더 표현하는 차이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이런 폐인 놀리면 나쁜 사람들.
표정 다섯,
후기를 써 놓고 올릴까 말까 고민을 한다. 모두 즐거운 모드인데 괜히 딴방향 타는거 아냐 싶기도 하고, 어차피 조금씩 다른 부분을 애정의 눈으로 보아 주는 사람들 속에 있는데 뭐 어때 싶기도 하고.
모두 외로워서라고 생각한다. 인간 본연의 결핍된 부분을 물리적 보충이나 개인적 성취로 채움 보다 아가페적인 그리움으로 보완하려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작은 일에도 유쾌하고 행복하고 에너지가 넘친다. 처음 보아도 오래 함께 한 것 처럼 따뜻하고 편안하다. 기본적으로 어린아이들처럼 순수하고 맑은 부분을 유지하고 있다. 그들이 추구하는 세상 또한 그러할테지. 순수, 정직, 기본을 지키려는 노력이 흐림과 탁함을 늦추고 희석하는 세상의 정화조 역할을 함 또한 사실일테니. 대다수가 희망이 사라졌다 하는데도 굴하지 않고 희망을 찾아 열심히 나서는 사람들, 그들이 좋다.
끝으로,
화이트 크리스마스 아니 화이트 송년회에 오신 여러분 모두모두 반가웠습니다. 함께 하지 못해 애가 탔을 진지회원님들께도 무사히 잘 치루었다고 전해드리면서...이상은 폐인만의 엉뚱한 감정에 휩싸인 후기였습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