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기획] 유시민 의원 인터뷰 / 서프라이즈 (seop5) / 2008-2-2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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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기획] 유시민 의원 인터뷰
- "뚜렷한 정치적 이슈로 해볼 만한 선거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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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토의 땅' 대구에서 출마를 선언한 유시민 의원 ⓒ 서프라이즈 |
[서프라이즈]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과의 정치인'이라 불리며 참여정부 개혁코드의 상징적 인물인 유시민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를 보좌관(김태경 예비후보)에게 넘겨주고, 개혁세력에게는 동토의 땅과 같은 대구 수성(을)에 출마를 선언했다.
대구 수성은 유시민 의원이 고향이기는 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선거 때마다 한나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보수의 아성으로 출마를 선언할 당시부터 힘겨운 싸움이 될 거라는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출마선언을 한 지 두달 여가 지난 현재 유시민 의원의 근황과 선거전략, 지역민심 등을 알아보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의 봉하마을 환영식 행사 참석후 서울에 올라와 있던 유시민 의원을 국회 의원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유시민 의원과의 일문 일답
"대통령의 고마움의 표현, 대구 출마에 대한 격려"
◈ 대구 출마를 선언한 지 두 달여가 지났다. 대구 지역이 굉장히 보수적인데 민심이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는지.. 요즘 근황은 ?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인사하는 것이 거의 전부인데, 아직 민심변화는 못 느끼고 있다. 이제 전체적으로 새 정부 출범해서 어떻게 되는지, 국회의원 선거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수성 을에서 저에 대해 어떻게 해야 될지 이런 것들을 유권자들이 생각하고 관찰하는 그런 단계인 것 같다. 특별하게 민심이 크게 움직이거나 그런 일들은 아직 없다.
◈ 어제 봉하마을에서 시민으로 돌아온 노무현 대통령을 본 소감은?
노무현 대통령 자신도 큰 짐을 어깨에서 내려 놓은 듯한 그런 홀가분함을 느끼는 것 같다. 보는 우리도 마찬가지 느낌이 든다. 조금 더 국민들이 흡족해 할 수 있도록 그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운 점이 있긴 해도 5년간 열심히 일하고 많은 성과를 내고 그리고 임무를 마치고, 새 정부에 그 무거운 짐을 옮겨주고 온 것이니 아무래도 홀가분한 느낌이 대체적이지 않나 싶다.
◈ 유시민 의원을 단상으로 불러 "내가 어려울 때 나를 지켜준 정치인"으로 소개했는데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대통령께서 마음의 빚이 있거나 어떤 특별한 소회가 있을 때 가끔 그러신다. 2002년 대선 선거운동 마지막 날 명동에서 정동영, 추미애 의원 불러올렸다가 정몽준 씨가 지지철회를 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그때 말을 들어봐도 선거도 끝난 마지막 밤인데, 선거 운동을 하고 다니던 두 사람에 대한 감사표시로 그렇게 연단으로 불러올려 사고가 났던 것이다.
지난 5년간, 그전의 대선 때부터 시작해서 한 6년가량 내가 성심성의껏 힘을 보태려고 노력했고, 그런 과정에서 내가 잘못해서 그런 일들이 있었겠지만, 대통령 생각에는 당신 때문에 구박받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도 조금 있었던 듯싶다.
불쑥 그냥 올라오라고 해서 굉장히 당황했다. 대통령 마음의 표현이라고 생각해서 나도 할 수 없이 올라가 인사말 드리게 됐다.
◈ 민주개혁과제를 이어갈 승계자로 낙점한 것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는데?
노 대통령께서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당신께서 저를 ‘노무현 과’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은 격려의 의미라고 할까, 내가 좋은 정치인일지는 모르겠지만, 어찌 됐든 나 같은 정치인이 많으면 좋지 않겠느냐는 말씀 끝에 그렇게 된 거다. 그 일은 대통령께서의 고마움의 표시이기도 하고, 또 내가 대구에 출마하는 것 때문에 조금 안쓰럽고 해서 격려의 뜻이 있었던 정도지, 대통령께서 당 총재도 아닌데 후계자 이렇게 말하기에는 적절치 않다.
"창의적인 인재가 모여야 지역이 번영"
◈ 선거운동을 하면서 느끼는 애로사항이나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면?
대구가 지난 한 20년 동안 선거 때마다 한나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지역이었다. 그 중간에 16대 때 자민련 바람이 불었던 때가 있었기는 하지만,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거 같다.
대구시민들도 정치가 좀 잘 되고, 국가가 잘 발전을 하려면 사실 진보도 필요하다 이런 점들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러 가지 정치상황이 이제 '보수 쪽으로 압도적으로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다.'는 쪽으로 돌아가서 그런 것이다. 또 '경쟁이 없으니까 국회의원들이 열심히 안 한다.' '지방의원이나 단체장들도 열심히 안 한다.' 이런 판단을 많이 하고 있다. 너무나 오랫동안 한나라당을 지지해온 분위기, 관성 이런 게 있는 만큼 바꾸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대구가 좀 더 다양한 문화나 어떤 성향, 산업 이런 것을 가진 지역으로 가야 된다, 이런 것들을 좀 더 폭넓게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유시민이라는 정치인을 통해서 그것을 할 것이냐, 여기에 대해서는 평가를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아직은 낯익히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내가 좀 더 노력해야 할 것이고, 또 크게 선거운동을 하는데 적대적으로 반응을 하는 분들은 없다. 내가 꽤 오래 살았던 곳이고 친구들도 많고 하기 때문에 선거운동 하기에는 오히려 경기도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가 있는 상황이다.
◈ 대구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밀라노 프로젝트'는 결국 '이태리 밀라노가 최고의 패션도시'라는 것만 알렸다는 우스개 말도 있는데, 대구가 발전하려면 ?
대구는 지난 25년 동안 계속 경제적으로 내리막길을 걸어온 도시다. 소비지출수준은 상위권에 있는데, 생산기준으로 볼 때 '지역 내 1인당 총생산(GRDP)'이 16개 시도 중에서 꼴찌가 된 지가 17년 됐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대구경북 출신 대통령 세분이 30년을 연이어서 집권한 뒤 끝에, 1990년대 초에 꼴지가 되었다. 그리고 17년 동안 계속 꼴찌다. 전국 평균의 2/3, 울산의 반도 안 되는 상황이다. 그런 것들 때문에 대구 시민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여러 가지를 들여다보면 앞으로도 ‘쉽지 않겠구나.’라는 그런 솔직한 분석의 결과다. 지금은 대구만이 아니라 어느 지역이든 그 지역이 경제적으로 번영하려면 몇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지식기술의 시대이기 때문에 창의적인 지식기술을 지역 내에서 집적시키지 않으면 그 지역이 경제적 번영을 누리기 어렵다는 것이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이론이다. 그리고 그런 기술을 그 지역에 집적시키려면 그런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창의적인 인재를 그 지역에 불러들여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결론이다.
이제 지역들도 과거처럼 지리적 요인이나 이런 것들을 보고 입주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그 지역에 가서 미래형 신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쉽게 구할 수 있느냐? 이게 기업의 입지를 결정하는 어떤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자본은 국제간에도 쉽게 융통되니 사람이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창의적인 인재가 어떤 곳에 모이느냐 이것을 보면, 관용이 있는 곳에 모인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런 모든 특이한 개인을 포함해서 다양한 사람들의 집단을 다 빨아들일 수 있고, 그 사람들이 각자 자기의 취향에 따라서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그런 인프라, 분위기, 문화 이런 것이 되어 있는 지역에 창의적인 인재가 모인다는 것이다.
그런 이론에 비춰보면 21세기 지식정보화 기술의 시대에 대구가 지나치게 획일적인 문화, 보수 일색의 문화를 가지고 있어서 사람이 안 모인다. 그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대구가 좀 더 꿈을 열고 넉넉한 꽃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아까 밀라노 프로젝트를 말했는데, 밀라노 프로젝트는 섬유산업이 아니라 원래 패션산업이다. 패션산업, 창의적 산업이라는 것이 패션, 공연예술, 영화, 출판, 법률서비스, 금융서비스, 건축, IT, 생명공학(BT), 문화산업, R&D공학 이런 것들이 고급기술을 요하는 미래형 산업들이다. 여기에 필요한 전문지식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창의적 계급이라고 말하는데, 그게 대구에는 잘 안 모인다. 그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있지만, 대구가 내부에서부터 좀 더 다양해져야겠다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는 짧은 시간에 해결될게 아니라 앞으로 좀 더 시간을 가지고 토론을 해봐야 할 것이다.
밀라노 프로젝트 같은 경우에, 밀라노만 유명하게 만든 것이 아니고, 집도 지어져 있다. 인프라 투자한 것들 등 여러 가지가 있다. 3단계에 또 수천억을 끌어들여 하겠다고 대구시에서 이야기 하는데, 농담 삼아 하는 이야기지만 대구는 패션산업이 잘 안 된다. 패션이라는 것은 괴짜들이 창조하는 것이다.
예컨대, 대구에서 젊은 여성들이 배꼽티 입고 다니면 뭐라 한다. 옷 똑바로 입고 다니라고 하니까, 그런 패션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서울, 부산, 인천으로 가버려서 대구에 남아 있지 않다. 대구에서는 좋은 인재가 고등학교 때까지 길러져서 나가면 안돌아온다. 다른 지역에서 성장한 인재들도 안 들어오는 등, 인재가 떠나기만 하지 들어오지 않는 지역이라 하나의 경제적인 단위로써 지역이 번영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이런 어려움이 앞으로 더 가중될 것이기 때문에 이번 선거전을 통해서 대구 경제가 25년 동안 왜 이렇게 내리막길을 걸어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전망이 있는지, 이것을 타개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그런 토론을 활발하게 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한다.
1%의 국민에게 몰입한 "영어몰입교육", 걱정 앞서는 "MB표 대운하"
◈ MB정부의 5년 어떻게 전망하는지?
참 쉽지 않겠다는 느낌이 좀 든다. 7%성장, 747 이야기를 하는데, 첫해는 첫해라서 어렵다고 말하겠지만 애초부터 무리한 공약이었다. 그리고 대운하 같은 것은 국민들의 판단이나 전문가들의 견해들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밀어붙이게 되면 정부자체가 어려움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차분하게 지난 여러 정부들이 해놓은 일들을 살펴보고, 그중에서 챙기고 다져서 가져가야 할 그런 정책들은 이어서 하고, 새롭게 스스로 만든 창의적인 정책, 이런 것들은 해나가면서 평상심을 잃지 않는다면 잘 해 나갈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고 정치적인 혹은 정략적인 어떤 의도를 가지거나 또는 그런 열정에 치우쳐서 이것을 하게 되면 국민들로부터 굉장히 외면당하게 되는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다. 미래라는 것은 결정되어 있지 않으니 이명박 대통령과 보좌관들이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해나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그렇게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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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정부 5년 전망과 '영어몰입교육', 'MB표 운하'에 대한 의견을 말하는 유시민 의원 ⓒ 서프라이즈 |
◈ 유 의원님은 영어, 독일어 등에 능통하신 걸로 아는데 MB의 '영어몰입교육'을 어떻게 보는지?
그것은 내가 잘 모르겠다. 관련된 전문지식이 있지도 않다. 내가 사실 영어는 잘 못하고, 독일어는 내가 몇 년 살았으니 조금 한다. 내 경험으로는 특별한 아이들의 경우에는 어렸을 때부터 복수의 언어를 사용함에 있어서, 소위 이중 언어가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두 언어가 한 사안에서 성장할 때 서로 싸운다. 한 언어가 다른 언어를 밀어낸다. 미국은 안 가봐서 모르지만, 독일에서는 유학생 자녀들이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 우리말들이 다 흔들린다. 우리말과 외국어가 한쪽을 밀어내려고 서로 싸우는 것이다.
특별한 재능이 있을 경우에는 두 개가 다 같이 발전해 가는 경우는 있다. 일반적으로는 힘들다. 보통은 모국어를 기반으로 해서 외국어로 가지를 쳐가는 게 일반적인데, 나는 잘 모르겠다.
새 정부의 중책을 맡은 분들이 대게 미국 유학을 한 분들이다. 미국 유학시절에 영어 때문에 굉장히 고달팠던 그런 악몽, 트라우마 그런 것이 있나보다. 트라우마라는 게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이라는 것인데, 영어로 인해서 굉장한 심리적 외상을 입은 경험이 많은 듯싶다. 그래서 어릴 때 영어를 잘못 가르친 조국에 대한 원망 이런 것들도 있었을 것이고, 나도 일찍 영어공부를 잘 받았으면 훨씬 잘 했을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너무 몰입되어 있거나 자기들이 겪었던 경험 속으로 빠져버린 것이 아닌가 한다.
그분들도 '기러기 아빠', '펭귄 아빠' 하는데 내 서울대 경제학과 친구들 중에 기러기 아빠가 굉장히 많다. 어떤 경우에는 '독수리 아빠'라고 하는데 그것은 '아무 때나 가고 싶을 때 날아갔다 온다는 것'을 뜻한단다. 그런데 나는 그런 분들이 크게 안쓰럽지 않다. 가족이 같이 지내야 가족이지 떨어져서야 되겠냐고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제가 말하는 것이 굉장히 안타까운가 보다.
내가 느끼기에는 대한민국 1%안에 드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선택이다. 대부분 무리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펭귄 아빠'이다. 가고 싶어도 못가는 것. 그것이 어찌 보면 더 나은 삶을 위한 자기 자신과 자녀들의 더 나은 삶, 자녀들에게 더 나은 기회를 주고자 하는 그런 소망의 발현이다. 누가 강요했다기보다 각자가 선택하는 것이다. 그런 것에 대해서 너무 안쓰럽게 보는 것 또한 대한민국 1%안에서 지내는 분들의 정서, 생활상의 애로 이런 것에 너무 몰입한 게 아닌가 싶어 안타깝다.
◈ 대운하의 수혜지역으로 충주, 문경과 함께 대구지역이 꼽히고 있는데, 대구시민들이 'MB표 대운하'에 거는 기대는 어느 정도인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지역의 여론조사를 봐도 반반이고, 내 경험으로 봐도 반반인 것 같다. 사람별로 찬반이 조금씩 나뉜다. 찬성하는 분들도 우려를 조금씩 가지고 있고, 반대하는 사람들도 반대는 하는데 이런 것이 납득될만한 대안이 있다면 생각해 볼 수 있겠다는 입장들이다.
그런데 반대는 논거가 매우 구체적이다. 찬성은 논거가 매우 추상적이다. 매우 강력한 구체적 근거를 가진 반대론과 어떤 근거가 불확실하고 막연히 찬성론이 부딪칠 때 앞으로의 여론동향은 내가 볼 때 반대가 우세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서울 경기지역의 물류는 대부분이 인천으로 빠져나간다. 일부는 평택 쪽으로 가서 거의 90%이상 다 소화가 된다. 그다음 부산, 포항 이런 곳은 부산 쪽으로 몰려서 나가게 된다. 그래서 실제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오는 물동량이 거의 없다는 것이 현실이고, 대구 인근에서 발생하는 물동량이라는 것은 컨테이너로 실어서 부산으로 육로로 가는 것이 훨씬 유리한 국면이라 물류의 경제효과도 거의 없다.
관광효과에 대해서는 내가 두바이 운하를 가봤지만 그것은 그냥 평평한 모래지역을 파서 바닷물이 들어오게 한 것에 불과하다. 물류도 없고, 관광선이 선선할 때 잠깐 다니는 것이 전부다. 그런 지역에서는 볼거리가 없기 때문에 그랬는데, 골짜기마다 관광자원이 넘치는 우리나라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아하다. 거기에 한강과 낙동강 사이의 다리가 280개 되는 것으로 들었는데, 6M 수심을 확보하려면 아래를 파던가, 옹벽을 쌓아 수심을 위로 올리든가 둘 중에 하나인데, 어느 쪽이든 다리는 다 헐어야 한다. 그리고 낙동강 상수원을 다 옮겨야 한다. 지하로 옮길지, 어떻게 어디로 옮길지 모르겠는데, 그 비용까지 다 치면 내가 보기엔 10조정도가 아니라 훨씬 많이 든다.
"급하다고 '뻥 축구'를 하게 되면 시간만 낭비"
◈ 새로운 정당에 대한 입장이나 총선 전 창당하실 생각은 전혀 없나?
입장이 그런 것이 아니라, 할 수가 없다. 한다면 중도진보성향, 온건진보성향의 민주적인 정당을 만들어야 하는데, 통합민주당은 중도보수성향의 당이고, 한나라당은 보수당이고, 자유선진당은 그보다 더 극보수성향이다. 민주노동당은 그나마 둘로 쪼개졌지만 굉장히 급진적인, 또는 경직된 진보 정당이다.
그 사이에 굉장히 넓은 정치적 스펙트럼이 있다. 중도진보성향의 유권자들도 많다. 여기에서 정당이 나올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아무래도 부분적으로 노 대통령 지지층과 겹친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듯이 퇴임을 하셨으면 열린우리당이 없어졌을 수도 없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 대통령을 지지했거나, 그와 유사한 중도진보성향을 가진 정치인 들이다.
물밖에 나온 물고기 신세이다. 물고기가 있어도 물을 만나야 무엇이든 되는데, 지금 창당하면 지극히 불리한 상황이고 여기서 시도했다가 또 실패하게 되면 다시 시작하기 어렵고, 축구로 치면 공을 아끼는 것이다. 급하다고 해서 공중 볼을 차서 뻥 축구를 하게 되면 시간만 다 가버리게 된다. 그래서 잠시 작전타임을 갖는 기분으로 조금 시간을 보면서 총선은 무소속으로 임하고, 다음 지방선거까지 2년간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차분히 정책도 준비하고, 조직도 준비하고, 또 출마자도 준비하고 해서 차근차근 아래에서부터 당을 만들어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런 판단 때문에 조금 천천히 출발하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한다. 조금은 불가피하다. 국민의 지지나 관심을 갖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당을 창당하기가 어렵다.
◈ 투표할 정당이 없다는 많은 분들을 결집하기 위해서라도 정당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은데 여기에 대한 생각은?
그것도 어느 정도 세력이 모일 수 있으면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큰 프로젝트에 동참할 사람이 별로 없다. 자칫하면 총선 전에 만들었다가 새 모양이 나오기 전에 국민 심판에 들어가서 시도 자체가 싹이 잘릴 위험성이 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한번쯤 쉬어가도 대한민국에 큰일은 안 생긴다.
"뚜렷한 정치적 이슈로 해볼 만한 선거가 될 것"
◈ 대구 수성(을) 지역의 현안은 어떤 것이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풀어나가기 위한 대책과 방안은?
선거이슈는 국가적인 이슈가 있고, 넓은 의미에서 대구시 전체가 관련 있는 권역이슈가 있고, 수성 을구라는 해당선거구의 지역적 이슈가 있고 참 다양하다. 국회의원은 도의원이나 시의원, 시장이 아니고 법 만드는 사람을 뽑는 것이다. 국회의원이 하는 것은 국가적인 것이 기본적인 것이다.
공약이나 현안이 국가적인 것, 대구경북에 관한 것, 그런 수성구에 관한 것 등 이런 세 차원의 쟁점들이 있다.
작은 것을 보면 수성 을구에 교통문제가 있다. 유료도로라든가 순환도로에 관한 주민 피해에 관한 것, 인접도로 병목 문제 같은 것이 있다.
관내 수성 공립고등학교가 하나 있다. 그 학교가 신생학교라 경쟁력이 부족해서 그 지역에 부담을 주고 있는 측면이 있다. 그 학교를 어떻게 좋은 공립학교로 만들 것이냐 생각하고 있다. 대구 시민 전체의 휴식공간인 수성로와 식당이 밀집해 있는 거리를 어떻게 고품격의 문화거리, 휴식공간으로 만들 것이냐는 그런 지역과 특별히 관련된 이슈들이 있는데 그것에 대한 방안을 제시하고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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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이 구분이 되는 정치적 이슈를 가지고 선거에 임하면 지지율 상승도 이룰 수 있고 한번 해볼 만한 선거가 될 거"라는 유시민 의원 ⓒ 서프라이즈 |
대구, 경북지역은 어떻게 살릴 것이냐, 지역경제를 어떻게 번영으로 돌려세울 것인가가 제일 큰 이슈다. 이것과 관련해서는 주민투표를 통해 대구, 경북을 통합해서 하나의 전략단위로써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구, 경북 경제자유구역 이번에 지정된 것을 다른 지역과 경쟁해서 우위를 확보하려면 부품소재산업 클러스터를 만들 필요가 있고 그런 점에서 독일의 바덴비르튼베르크나 바이런주에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부품소재산업 기업들을 연대한 방식을 통해서 거기에 새로운 산업 클러스트를 만들자 이런 것들이 대구, 경북지역 전체의 경제적 부흥을 위한 이런 공약들이 있고, 그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국가적인 면에서는 역시 경부대운하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것이다. 특별법 같은 것을 할 경우 찬반의 문제가 된다. 그밖에도 다른 국가적인 이슈들이 있다. 예컨대 지금 이명박 정부가 서울 수도권 정권이 아닌가 한다. 지금은 참여정부가 끈질기게 추진했던 지역균형발전, 지방 살리기 이런 것들은 이명박 정부가 참여정부에서 단 한 가지만이라도 계승해서 갈 것이 있다면 제1번이 지역균형발전이다. 이것은 수도권의 규제, 공장총량제를 비롯한 여러 규제들을 대책 없이 푼다면 그것은 다시 대한민국을 수도권중심의 나라로 가게 만들고 이명박 정권은 서울 수도권 정권이 되어버리고 만다. 이런 것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한 쟁점으로 되어 있고, 그런 것에 있어서 뚜렷이 구분이 되는 정치적 이슈를 가지고 선거에 임하면 지지율 상승도 이룰 수 있고 한번 해볼 만한 선거가 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지난 10년, 정치적인 면에서 가장 실패했다."
◈ 지난 10년, 민주개혁진영 어떤 점이 성공했는지, 미흡했다면 무엇인지?
이명박 정권을 찍었을 때 바랬던 것과 실제 이명박 정부가 할 수 있는 그 사이에 굉장히 큰 간극이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내각인사에서부터 돈 많은 것이 죄인가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돈 많은 것이 죄라고 국민들이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돈이 많은 사람들이 내각에, 청와대에 많이 있을 때, 대통령도 돈이 굉장히 많은 사람, 그 밑에 수석과 장관도 굉장히 돈 많은 사람들이다.
이렇게 되면 살기 힘들어서 경제 살려달라고, 서민생활 챙겨달라고 지지를 했는데 과연 우리같이 돈 없고, 힘없고, 빽 없는 사람들을 누가 챙겨줄 것인가 하는 걱정이 있는 것이다. 간극이 벌써 나타나는 것이다. 이것 때문에 초기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고, 이명박 정부가 초기부터 잘못 헤아리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지난 10년간 민주정부, 또는 민주개혁정부는 많은 일을 했다. 10년 전과 비교할 때 대한민국은 훨씬 자유로운 나라가 됐고 훨씬 더 평화로운 나라가 됐다. 또 훨씬 더 문화적으로 다양한 나라가 되었고, 경제적으로도 10년 전 IMF 이후에 굉장히 풍요로운 나라가 된 것이 사실이다. 과학기술 쪽에서도 굉장히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등의 이런 면에서 상당히 많은 진전을 이룩했다. 그런 모든 면에서 대한민국이 많이 발전했다. 그런 것들이 10년의 진보개혁정권이 남긴 업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미흡했던 점은 역시 IMF이후에 양극화가 시장에서 확대되어서 나타나고, 경제성장의 동력들이 약화되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긴 안목으로 과학기술 시대의 국가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R&D라던가 이런 곳에 많은 노력을 했지만 단기적으로 국민들이 체감할 정도로 경기를 일으키진 못했다. 그리고 양극화 문제에 대해서 대응을 하긴 했지만 양극화 현상을 상쇄할만한 충분한 정치적 수단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체감 빈부격차가 커지는 것이 데이터 상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새 정부가 그러한 점에서 좀 더 잘해주기를 바란다. 이걸 잘하는 과정에서 다른 것을 훼손하는 것은 곤란하겠지만, 그것은 새 정부가 발휘할 능력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달린 것이고, 앞으로 가면서 평가할 대상이 될 것이다.
정치적인 면에서 진보개혁 세력이 가장 큰 실책을 저질렀다.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퇴장 이후에 절차적인 민주주의를 성숙시킴으로써 인물중심의 정치세력에서 세력중심의 절차상의 정당성, 정통성을 확보한 믿을 수 있는 정치세력으로 만들어 냈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의 민주당은 옛날 당으로 가버렸고, 열린우리당에서 시도했던 그 모든 노력들은 수포로 돌아가 버렸고, 신뢰받을 수 있는 정치집단으로 존재하지 않는 그런 상황이 되어버렸다.
지난 대통령 선거의 참패도 알고 보면 정동영 후보 개인의 실패로 보기보다는 정동영 후보를 내세웠던 그 정치적 실패, 국민들로부터 최소한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내부절차의 정당성이라던가 이러한 지속성, 안정성, 리더쉽 이러한 것들을 10년 동안 집권하면서도 전혀 확보하지 못한 그런 정치적 무능에 대한 심판이 함께 들어있다고 나는 그렇게 본다. 제일 큰 실책은 정치적인 면에서 했다고 본다.
"서프는 정치적 의견을 나누는 마당 같은 곳"
◈ 유 의원께서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서프라이즈를 보는 화면이 자주 기자들 카메라에 잡히는데.. 서프라이즈는 자주 보나? 서프라이즈의 장점과 단점을 꼽는다면?
서프라이즈는 매일 안 들어가면 안 될 정도다. 장단점 이전에 비슷한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의견을 나누는 그런 마당 같은 곳이다. 80년대로 치면 거리집회가 열려있는데 그 집회장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할 때 거기서 그분들 말을 청취하거나, 거기서 좋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받아서 활용하는 것을 많이 했다. 민심이 이렇게 가는구나, 좋은 의견이 있구나 했는데, 서프에서도 그런 효과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가끔은 끼어들어서 한마디 할 수도 있고 그렇다.
나나 다른 사람이 내가 뭐라고 한마디 한 걸 올리면, 갑론을박 이야기의 진행이 되니 내가 보면서 이런 것이 사람들에게 이렇게 비칠 수 있겠구나 하는 그런 곳이다. 장점은 역시 모든 인터넷 사이트들이 그런 것처럼 굉장히 신속하고 또 창의적인 것이 많다. 그러다 보니 정당의 대변인도 참고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나오는 그런 점이 장점이다. 좋은 액션칼럼도 많이 올라오는 점도 그렇다.
단점이라면 조금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분들이 참여해서 시각의 편차가 지금보다 더 높아진다면 서로 간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인터넷 사이트의 특성상 세력들끼리 밀어낸다. 조회 수, 점수 이런 것을 가지고 우열을 가리는 그런 메커니즘이 있기 때문에 소수파들이 끈질기게 달라붙어서 하기엔 어려운 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의 스펙트럼이 좁아지는 점이 있다. 그곳에서 다 해결을 못 하고 다른 다양한 사이트들을 옮겨 다녀야 여론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는 그런 한계라는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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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서프라이즈를 눈팅한다는 유시민 의원이 서프라이즈의 장·단점을 말하고 있다. ⓒ 서프라이즈 |
◈ 서프앙에게 한마디 ?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 공짜로 저작권법 안 걸리니까 말이다. 눈팅하면서 많이 배워가고 그런 점이 많이 고맙다. 내가 가르침을 얻을 때가 많다. 가끔씩은 서팡들과 불화를 일으킬 때도 있었다. 이해찬 의원을 원내대표로 하자 지지한다고 했다가 비판을 많이 받았었다. 가끔 불화가 일어날 때가 있는데 그래도 괜찮다. 나중에 지나고 보면 그게 그런 것이었구나 라는 것도 생기는 그런 점에서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대담 인터뷰 = 독고탁 (서프라이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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