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1박2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저는 살고 있는 수원만 벗어나면 다 '여행'이라고 부릅니다. '여행'이라 부르면 일단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며느리들 싫어하는 시금치, 시루떡의 '시' 字 들어가는 곳을 가더라도 '여행'을 간다 생각하면 좀 더 가볍게 다닐 수 있다지요 아마.^^
토요일 저녁에 남편 친구의 모임이 대구에서 있었습니다. 하여 썩 내키진 않았지만 애들과 함께 가족 여행을 가게 된 것이었죠. 즐거운 저녁 식사, 對 일본 축구전, 화기애애한 가벼운 술자리... .
그러다 '당연스럽게' 2mb를 찍었던 사람 입에서 2mb의 말실수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서, 어쩌다 노대통령님 얘기까지 나오게 되었죠. 다들 성토하는 분위기는 '봉하마을' 조성에 4백 몇 억 세금 들여 짓는다에 이르렀죠.
저 혼자 열심히 반론을 제기했지만 확실하게 무릎 꿇릴 자료를 갖고 있지 못했습니다. 아, 열불납니다. 그 때 KBS1TV를 보고만 있었어도 다들 입이 쏙 들어갔을텐데. 어제 <미디어 포커스>에서 이걸 방송했다지 않습니까?
http://news.kbs.co.kr/article/politics/200802/20080224/1515011.html
그저 "노무현 대통령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 얼마나 원칙주의자인데!" 이 말로 마무리 하고 만 것이 못내 아쉬워, 오늘 이 뉴스를 본 이후 곧장 메일로 이 내용을 보냈답니다. 어제 모임을 주관한 친구라 감사 메일을 쓰는 김에 뒤에 달았죠. 우스개로 들어도 좋은데, 조중동문 보수언론을 곧이 곧대로 믿었다간 바보되기 십상이라고 하면서요. (이제 좀 개운함.) 역시나 대구는 아직 멀었구나 절감했습니다. (그 친구 부인이 교사인데 붉그락푸르락했었죠.)
밤늦게 시댁에 가서 잠을 자고, 다음날(일요일, 그러니까 오늘) 점심 무렵에 유의원님 선거 사무소를 찾았습니다. 가기 전에 수행비서관인 테리아님에게 전화를 했었지요. 유의원님께서 어제 김태경님 선거 사무소 개소식에 가셨는데 오늘은 어디에 계신지, 선거 사무소에는 누가 있는지 궁금했으니까요.
오늘 따라 거의 전멸(?)이라더군요. 젊은 친구(반전할까요님) 하나 있을 거란 말에 적잖이 실망을 했지만, 선거 사무소가 궁금하니 가보기로 했습니다. 소개시킬 지인도 모시고 갔지요. 일단 사무소 위치를 알아 놓고, 나중에 시간 되면 찾아가서 유의원님께도 인사드리라고 할 참이었죠.
한 사람은 학교 후배도 되는 셈이어서(대륜중이 아니라 대륜고를 졸업. 대륜은 중고등이 함께 동문회를 한다나요?) 지난 가을 동문회 체육회 때 뵙기도 했다더군요. 하는 일 중, 수성구의 아줌마들을 상대로 하는 게 있어서 그 아줌마들 모아 놓고 유의원님 모셔와 인사시킬 수가 있으니 괜찮겠죠?
그리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시는 우리 시모친, 같이 가자 말씀 드리지 않았다면 삐칠 뻔 하지 않았을지!
"니들 보다야 내가 낫지. 내가 수성구에 아무리 못해도 백표는 만든다!" (갑인지 을인지는 모르는 상태)
오랜 부녀회 활동 경력이 있으시지요. 다른 구이긴 하지만 구 부녀회장도 하셨었으니까요. 최근 몇 년을 쉬셨다는 것이 쪼매 자발성을 떨어뜨리긴 하셨지만, 유의원님만큼은 최선을 다해 돕겠노라 말씀하셨죠.
선거 사무소는 눈에 잘 띄지 않았습니다. 건물 외벽을 따라 세로로 걸어 놓은 현수막을 겨우 발견하고서야 도착한 줄 알았는데, 그 현수막도 강렬한 색상이 들어가 있지 않아 금방 와닿지 않았습니다. 세로 현수막보다는 건물 전면으로 가로 현수막을 거는 것이 나을 것 같은데, 걸 공간이 마땅찮았나보죠? 다니다 보면, 어떤 이는 창문도 가리면서 사방을 누구 누구 선거 사무소라고 진한 색깔로 도배하기도 하던데요.
1, 2층 아닌 3층에 있는 것도 단점이긴 했는데 엘리베이터가 있으니 크게 불편하진 않은 것 같았습니다. 사무소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조용했습니다. 역시나 사람이 없나보다 했죠. '여기 누구 없소?' 불러봤더니 세 사람이 나오더군요. 마침 식사 중이었던 겁니다. 아마도 자장면을 먹고 있었던 듯... . 수성광장 대표인 돌쇠님이 나오셔서 점심을 사주셨다나봐요. 그람시님과 반전할까요님이 사무소를 지키고 있었던 것이고요.
언젠가 반전할까요님이 해당화님 댓글에 답 달았던 내용이 언뜻 뇌리를 스쳐지나갔습니다.
<......보고싶다고 말씀만 하지 말고 사무실에 놀러오시죠? 오셔서 일용할 양식을 하사해 주시어요.>
정말 '일용할 양식'도 걱정하는 형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