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경기부양은 경제에 주름살을 지게 한다."는 한 줄을 좀 길게 써본 것입니다. ^^*
0. 기업의 투자
"자본파업"
이 말은 참여정부가 한참이던 시절 거시경제지표는 좋은데도 불구하고 내수가 살아나지 않는 현상에 대해 기업들을 비판하는 용어였다. 한마디로 잘나가는 기업들이 돈은 많이 벌면서도 단지 현 정부를 골탕먹이기 위해서 쓰질 않는다는 것이었는데 좀 의구심이 들었다.
기업은 이윤을 목표로 움직이는 집단이다. 리스크와 이윤에 견주어 유리하다고 판단하면 전쟁터라도 달려가는게 기업이다. 따라서 경영자가 골때리는 인간이 아닌바에야 단지 정권에 대한 혐오증 만으로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치에 타당치 않다.
결국 자본 전반이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위험을 감수할 만큼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축적된 자본은 매력적인 투자대상 요즘말로 신성장동력이 수면위로 떠오르거나 경제 전반의 분위기가 호전될 때를 대비한 힘의 비축이라고 봐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하지 않았다는 말은 기업과 국가의 창고를 털어 치적을 세우지 않는다는 말과도 같다. 후대를 위한 힘의 비축이다. 이러한 축적이 없다면 정작 기회가 찾아왔을 때는 손가락만 빨아야 하고, 위기상황 이라면 바닥으로 추락하는 길 뿐이다.
1. 민자유치
지금껏 문제제기된 사안들을 검토해보면 환경재앙을 배제하고 보더라도 돈 안되는 사업이라고 판단한다. 흡수할 수 있는 운송량은 적고, 시간은 많이 걸리며, 유지비용에 비해 그만큼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거기다 환경재앙에 따르는 미래비용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당선자는 후보시절부터 대운하의 민자유치 가능성을 주장했고, 얼마전 인수위에서는 대운하 경부선에 이어 호남선 까지도 민자유치 계획을 발표했다.
인수위가 허언을 했을 리는 없고 어느 누군가는 민자로 투자하겠다는 기업이 있다는 얘긴데 기업의 기본생리에 비춰볼 때 답은 두가지 중 하나일 것이다. 사업에 참여할 때의 이윤이 참여할 때의 리스크보다 큰 경우와, 사업에 참여하지 않을 때의 리스크가 참여하지 않을 때의 이윤 보다 작은 경우이다.
전자의 경우는 그간 민자유치 국책사업에서의 예와 같이 국가가 확실한 이윤을 보장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라면 마다할 기업은 없다. 문제는 국가가 이윤의 공백을 메꿔줘야 하며 그만큼 국가는 다른 분야로 써야 할 돈이 모자란다.
공연한 빌미를 만들어 기업에게 세금을 나눠준 셈이 되는데 그런 식으로 통화를 증발하는 행위는 옳고 그름을 떠나서 성장추구의 당선자 성향에 비춰 보더라도 아둔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현재의 재화를 적재-적소-적시에 배치하는 것이 성장의 요체이기 때문이다.
후자의 경우라면 어떤 이유에 의해 기업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손해를 감수하는 경우인데 혹여 민자에 삼성이 참여하지는 않는지 지켜볼 일이다. 어쨌거나 기업은 나중의 수입을 차치하고라도 최소한 5년간 수입 없이 투자를 해야 한다. 그간 비축해 둔 돈을 써야 할 것이고 그 기간에 매력적인 신성장 동력이 탄생하거나 세계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들기라도 하면 혹독한 댓가를 치뤄야 할 것이다.
참여정부 5년동안의 곳감이 항아리 몇개가 통째로 날아가는건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2. 배후지
예로부터 길은 성장의 기본 조건이었다. 대운하 또한 일종의 교통망인 만큼 주변 연계도시가 발달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대운하 주변에 거론되는 배후지역들은 땅값 성장의 급물살을 탈 것이다. 아니 이미 타고 있던가? 여기서 주의깊게 봐야 할 점은 대운하 공사금액 보다 배후지의 지가 상승폭이 훨씬 커진다는 점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가 된다. 그만큼 주름이 깊다.
어떤 정책에 의해 토지의 이용가치가 높아지면 가격이 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참에 투기꾼도 꼬이고 가게라도 하나 열어보려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설혹 다소의 투기가 있더라도 토지가 제 값을 하고 그마만한 생산과 소득을 담보한다면 최소한 막차탄 사람이라도 먹고 살 수는 있게 마련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대운하의 수익조차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서 낙관적인 전망 만으로 투기가 횡행하면 가격은 제값 이상으로 부풀게 된다. 물론 그 와중엔 몇 번의 손바뀜이 있을 것이고 막차 탄 사람들은 노회한 투기꾼이 먹튀로 떠넘긴 물량을 받게 될 것이다. 그만큼 돈이 묶인다는 얘기가 된다. 그중엔 지역경제를 견인해야 할 자본들도 꽤나 참여할 것이고 투자한 만큼의 수익을 창출하지 않으면 지역경제를 위축시킨다. 한마디로 지역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만다.
대운하 주변의 지역민 이라면 물동량과 수익이 배후지를 형성할 만큼의 값어치가 있는지 따져볼 일이다. 나는 한탕 먹고 빠지겠다고? 그런 생각은 누구나 한다.
3. 책임
대운하 프로젝트 1차분은 이명박정부 임기말에 끝난다. 수익성이 있는지 없는지 물증으로 드러나는 것은 임기 이후의 일이고 그 전에는 합리적이냐 왜곡이냐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 각각의 주장이다. 경험하지 않았으므로 주장을 곧추세우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면 논쟁이 다람쥐 쳇바퀴를 돌 뿐이다. 이점이 반대의견은 수렴하되 추진은 한다는 발언의 배경이 아닐까 싶다. 정론직필하는 언론과 양심적 지식인이 절실한 대목이다.
임기 4년차 거의 완공을 앞둔 싯점에서 대통령 임기단축을 포함한 개헌논의가 촉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적 저항이 거세다면 모를까 부시가 이라크전으로 재임에 성공한 것 처럼 어물쩍 넘어가지 않을까 모르겠다. 게다가 4년차에는 국회의원 선거까지 있다. 대운하 배후지를 중심으로 지역기반을 다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벌써부터 한나라당내 대운하 반대론자의 목소리가 없어지지 않았는가?
임기말에 완공되면 청계천이 그랬던 것 처럼 대운하의 위용이 신문과 방송을 타고 흐를 것이다. 현실적 타당성 검증은 뒤로한 채 앞으로 더 해야 할 것들을 선전하는 와중에 대선이 치뤄질 테지만 아직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4. 뱀발
이명박당선자가 약속한 재산 사회환원을 왜 안하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헌데 나는 수재의연금을 내거나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같은거로 쓴다면 모르되 그냥 없던 일로 하고 넘어갔으면 싶다.
사회환원 한답시고 재단 씩이나 만든다면...
건설임기 5년 후에 일해재단으로 거듭나지 말라는 법이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