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선거가 끝났다. 역시 보수당인 국민당의 압승이다.
한국과 대만은 여러모로 유사한면이 많이있다.
분단국가였으며, 대만의 종신총통제를 모방한 박정희대통령의 유신체제, 한국이 6 29선언이후 대만의 계엄령해제, 비슷한 시기에 정권교체, 비주류 정치인인 노무현과 천수이벤, 보수당으로 정권교체, 경제상황도 얼추 비슷하다.
4년전에 대만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대만에 가면 누구나 들른다는 타이뻬이 한복판에 있는 중경기념관을 둘러봤는데,
그 넓은 기념관에 관람객이 별로 없었다.
왜 그럴까 싶었는데, 장개석이라는 인물에 대한 대만사람에 대한 복잡미묘한 감정때문이다.
특이한 것은 중경기념관에 장개석과 박정희가 같이 촬영한 사진이 여러장 전시되었다는 것이다.
장개석과 박정희는 서로 항일지도자와 친일장교 출신이라는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서로를 존경하는 사이였다고 한다.
그런데 4년전에 대만 현지인들은 민진당의 천수이벤 지지자와 보수당인 국민당 지지자로 확연히 갈라져있었다. 보수당인 국민당지지자들은 천수이벤을 자신의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았고, 꼬투리만 잡히면 늑달같이 달려들어서 헐뜯기에 바빳다.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않고 온갖 저주로 헐뜯기에 몰두하고 있던
한국보수층과 정말 닮았다.
천수이벤은 노무현처럼 서민출신의 변호사로 비주류출신이었고 천신만고끝에 대통령이 되었다.
천수이벤은 대만의 독립을 강력히 추진했으나, 중국대륙 이민자들인 보수지배층의 저항과 반발은 강력했고, 계속된 정치적 대립으로 무당파 중도층은 점점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고, 중국경제의 확장과 대만경제의 침체로 위기감을 느낀 대만사회는 천수이벤이 정치에만 몰입하고 경제를 돌보지 않는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그 결과 야당인 국민당의 총선거에서 압승했다. 총통도 국민당후보가 될 공산이 절대적이다.
한국의 노무현정부의 실패와 닮았다.
노무현대통령은 논쟁을 극대화하면서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자신의 지지층을 결속시키곤 했다. 그 결과 지지층이 한 두번 뭉치기는 하지만 반복될수록 결속력은 약화되고, 반대층은 더욱 확장되었으며, 중간층에겐 피로감만 누적시켰다. 국민대중들은 경제를 최우선과제로 판단하고 있는데 노무현대통령은 경제이슈가 아닌 정치적 이슈만을 국민들에게 제기했다. 그러니 대통령과 국민들이 소통이 안되고, 대통령은 국민이 무엇을 간절히 원하는지 파악도 못하고 헛발질만 했다.
이명박대통령시대가 열렸다.
국민의 승리이다. 경제문제를 해결해줄지는 미지수이지만, 확실히 경제문제에 몰두할 준비와 열의가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 정치개혁이 어느 수준이상으로 올라온 국가에서 다음 단계는 경제일 수 밖에 없다. 이명박대통령의 정책이 부유층과 서민 모두를 만족시킬 정도의 성과를 얻지 못한다면 모자란 점을 채워주고 다른 방향으로 해결책을 제시할 지도자를 원할 것이다.
아무리 명분이 옳고 장기적으로는 필요한 이슈라 할지라도
정치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행동은 국민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정치적 유연성과 발상의 전환이 없으면 한나라당의 장기집권을 각오해야된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지지율 1위는 고건이었다.
국민들은 탈이념의 비정치적인 색깔의 지도자를 원하고있었다.
이명박도 정통 보수이념과는 거리가 있는 인물이므로 국민적 선호의 연속선상에 있다.
앞으로 한국의 지도자 역시 탈정치적이고 친실용주의적 안정적인 이미지의 정치인이 될 것이다.
한국사회에 진보 또는 보수라는 사람들은 극단적인 하나의 방향에서 벗어나면 변절 내지는 기회주의로 치부하는데 그런 사고는 매우 위험하다.
독재시대가 끝났고, 냉전시대도 마무리되고있다. 민주주의는 아직 완성되진 못했지만 그렇다고 반대세력을 타도 내지는 제거의 대상으로 몰아가는 발상은 구태적이다.
이제는 반대세력을 인정하고 설득하고 양보를 얻어낼 수 있는 정치력의 지도자가 나와야 될 시기이다.
이상과 명분을 위해서
갈등과 반목을 불사하고 한쪽만을 묶어서 집권할 수 있는 힘도 없거니와
그런식의 정치는 외면받을 수 밖에 없다.
김대중도 김종필의 도움으로 집권했고, 노무현도 정몽준과의 단일화로 집권하지 않았나.
개혁진보진영은 다수인적도 없고, 앞으로도 몇십년간은 다수일수 없는 한계가있다.
유시민의원이 차기 지도자가 되려고 한다면
보수층의 동의 내지는 반감을 없애지 않고는 절대 불가능하다.
또한 경제이슈에 대한 명확한 비젼과 준비와 신뢰감을 갖춰야한다.
그리고 분열주의 리더쉽이 아닌 통합적인 리더쉽이 없으면
열성팬클럽을 보유한 유명인에서 벗어나기 힘들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