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 돌담 길은 참 아름답다.
수천개의 돌들이 제 각각 다른 표정이다.
저마다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얼굴 붉히며 다투는 법이 없다.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균형과 조화.
그래서 아름다운가 보다.
오늘 사람들은 어디론가 떠나겠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새로운 생각 때문이다.
새로운 생각은 항상 새로운 풍경을 요구한다.
나는 기차 여행을 좋아한다.
속도 속에 내가 있을때 차창 밖 풍경은 사라지지만
차창 안에는 낯선 사람들의 스틸 사진들이 있다.
비슷하되 결코 같을 수 없는 표정을 훔쳐보는 재미.
그래서 난 항상 역방향에 자리 잡는다.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어디에서 왔을까?
이름은 무엇일까?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무엇을 안타까워할까?
무엇을 바랄까?
누구를 사랑할까?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삶은 논리로 증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흙 한 무더기에서 오렌지 나무가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면
오렌지 나무는 이 흙더미가 진리인 것이다.
쌩 텍쥐페리의 말이다.
삶은 동사다.
삶은 미래 진행형이다.
삶은 극과 극의 대립이 아니라 장(場)에서 이루어진다.
시민광장은 어떤 곳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