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일 시민광장에서 구름포로 기름방제 자원봉사를 떠난다기에 포털을 디져봤습니다. 구름포 후기들을 쭈욱 읽어보았는데 정말 참담하군요.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 자원봉사를 하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정말 크게 놀랐습니다. 그 중 몇 개 소개해드립니다. 다녀오신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언론보도와는 다르게 아직도 도움의 손길이 턱 없이 부족하다고들 하시네요.ㅡㅡ
구름포 자원봉사 후기1
26일 구름포 다녀왔습니다. (의항해수욕장)
2007.12.27 | surfjack
태안 기름유출사건이 터졌을 때 지역주민, 또 많은 사람들이 방제활동 및 봉사활동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 번 가야하는데'라는 맘은 항상 갖고 있었지만, 막상 가려니 쉽게 발이 옮겨지지가 않더군요...
시간을 따로 내려고 하다가는 아무래도 계속 늦어질 것 같아, 당직 서고 다음날 바로 쉬는 날이었기에 작업복과 갈아입을 옷만 준비해서 무작정 떠났습니다. 작업장비를 준비할까말까 하다가 먼저 다녀온 동료가 현장에서 다 주기 때문에 몸만 가면 된다고 하여 준비는 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이날 일정도 출발하기 4~5시간 전까지 고민의 고민..ㅎ;;) 단, 작업장비는 평일에는 수급이 원활하지만, 주말 등 휴일이 끼었을 때는 부족할 수도 있다고... (아마도 현장마다 다를 겁니다...)
대전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하여 공주-청양-해미-서산-태안, 현장 도착은 10시가 다 되었을 쯤에야 가능했습니다. 처음 예정했던 곳은 원래 '신진도'쪽을 계획했었지만, 네비가 없는 관계로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해 (지도를 출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만리포 쪽으로 직진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금 가다보니 군인들이 보이더군요. 또 지시에 따라 많은 버스와 다른 승용차들이 이동하는 것을 보고 저도 그쪽을 향했습니다. 그곳이 바로 구름포더군요.
도착하여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평일이다 보니 직장, 학교 등등을 다니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거의 전국 각지에서 온 버스들이 많더군요.
주차를 하고, 전 일행이 없었기에 아무래도 다른 분들하고 같이 작업을 해야겠다 싶었는데, 바로 옆에 차를 세운 인천 쪽에서 온 학생들하고 같이 행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학생들도 그렇고 저 또한 초행이였기에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무작정 물어물어 본부에 찾아가 작업자 등록을 하게 되었습니다.
등록을 하고나니, 인원수에 맞게 장비 지급을 받았습니다. 마스크, 작업복, 장갑... 장화는 이전에 봉사하러 오신 분들이 신었던 것들 중에 사이즈가 맞는 걸로 찾아 신었습니다. 생각보다 신을만한 것들이 꽤 많았습니다. 작업복 착용이 끝나고나니, 포대를 나눠주더군요. 작업에 쓰일 헌 옷가지를 골라 담았습니다. 가능한한 잘 빨릴만한 것으로.ㅎ;
작업준비가 다 끝나고, 현장지도를 하시는 분이 지정해주는 장소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작업을 어떻게 해라라는 작업지시사항은 없었지만, 여기저기서 줏어들은 내용을 기억은 하고 있었습니다.
해변을 가로 질러 끝자락의 돌들이 무성한 곳으로 향하다보니, 기름냄새가 좀 나더군요.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지나서 냄새가 많이 줄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 겉으로만 보기에는 TV 뉴스에서 방송되었던 것처럼 현장은 '막바지'라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습니다. 허나 자리를 잡고 돌을 하나씩 뒤집어 엎는 순간... 방송이 잘못되도 한참 잘못되었구나 싶었습니다. 말로만 듣다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되니...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찐덕찐덕한 원유가 그대로 묻어있는 돌. 그 아래 모래는 원유에 흠뻑 젖어 있었습니다. 원유냄새는 마스크가 필요한 이유였고, 또 헌 옷가지를 갖다 대기가 무섭게 기름걸레로 둔갑을 해버렸습니다. 모래는... 그대로 놔두면 안되겠기에 모래만 따로 파서 옷가지로 싸서 포대에 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모래나 돌덩이에 남은 기름기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특히 날카로운 돌들에 묻어있는 원유는 정말 닦아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먼저 다녀오신 분들이 '포크'니 '꼬챙이'니 말씀하셨던 것 같습니다.
작업이 다 끝났을 무렵 찍었던 사진입니다. 그나마 원유가 적게 묻어있는 최상급의 돌입니다. 사진 찍는 시간에 돌을 더 닦아야겠기에 좀 더 리얼한 사진은 찍지 못했네요...
오전에 1~2시간 점심먹고 오후에 2~3시간...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습니다. 밀물이 시작되니 사람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뜨고, 바닷물은 점점 해변으로 다가왔습니다. 오전 오후 통털어도 제 주위에서 2m 이상을 벗어나질 못했습니다. 멀쩡한 돌이나, 모래를 찾기다는 게 쉬운 게 아니었죠. 열심히 닦는다고 닦았지만, 제대로 닦이지도 않고, 그냥 겉에 묻어있는 원유를 닦아내는 정도의 수준이었습니다. 그나마 구름포는 어느 정도의 사람들이 좀 다녀갔기 때문에 그 정도였겠지만, 손길이 더 부족한 곳은 어느 정도일까 하고 한숨이 나왔습니다.
돌을 하나하나 들쳐 나갈 때마다 절망감마져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주위에서 같이 작업을 하고 계셨던 분들이나 계속 현장을 찾는 차량들을 바라볼 때면 희망이 보이더군요. 정말이지 쉽지만은 않았던 하루 일정이었지만 (온몸에 알이 배겼네요, 좀 오바좀 했더니.ㅎ;), 가슴이 뜨거워지고 보람으로 가득찬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좀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하여 복구가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말.
봉사도 좋지만, 쓰레기를 남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현장에 갓 버려진 쓰레기들이 상당히 많더군요. 특히 도시락의 포장지들이 작다보니 그대로 버리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그것 또한 자연을 훼손하는 일입니다. 주의하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