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날 처가 댁 제사가 있어서 장인 어른 모시고 우리가족이 살았던 울산 동구에
갔습니다. 처가 제사드리는 집도 우리 살던 데도 같은 울산 동구입니다.
오랜만에 울산 간 김에 전에 다니던 작은 교회 사람에게 전화했더니 안 그래도 그 날
자기네 이사한 집들이 겸해서 온 교회사람들이 모이기로 했답니다.
그래봐야 10명 남짓이지만 기쁜 마음에 장인 어른만 친척집에 내려 놓고는
한걸음에 갔습니다.
어른들은 모두 8년 전 모습 그대로인데 아이들만 엄청 컸습니다. 3살 아랑이는 11살 되었고
2살 한슬이는 10살 그 아래로 새로 태어난 애들까지 해서 왁자지껄, 시끌벅적
즐거운 시간을 나누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교회는 만들어진 지는 한 20년 되는데 아직도 신자는 초지일관
10명 남짓입니다.
그런데 하는 일는 엄청 많습니다. 얼마전에는 사업주체를 분리하기는 했지만
무료한글학교,장애인 봉사,아이들 공부방,독거노인들 간식챙겨주기에 IMF 때는 쉼터까지
지역을 위해서 봉사하고 섬기는 참 교회 입니다.
저도 처음 한글학교 만들 때 1년 동안 선생을 한 것이 큰보람으로 남습니다.
모든 교인들이 신자 1명 전도하는 것은 못해도 사회에 봉사하는 데에는 열성입니다.
대부분의 남자 교인들은 술도 제법마시곤 합니다.
그러니 기성교단에서 볼 때는 문제아 교회겠지만 울산 동구의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빛의 역할을 하고 부패한 교회에는 소금 역할을 합니다.
1차로 사람들을 보내고 주인내외와 우리가족에 39살 동갑 노총각 두 명이 마주 앉아서
담소를 이어 갔습니다.
"참,이 번에 아랑이네는 누구 찍었어요? 나는 정동영이 찍었는데 "
이 말 한 사람은 울산 현대중공업 복직자로 노조간부부터 해복투까지 강성으로 일관했고
민주노총 초대위원장이며 전 울산 동구청장인 이갑용 전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과는
거의 같은 길을 가던 사람입니다.
아랑 엄마가 자기는 부재자 투표로 문국현 찍고 나서 차라리 정동영 찍어줄 걸 하고
후회했다며 나는 후보자 중 아무에게도 표를 주지 않았다고 내가 할 말까지 다하는 터라
나는 그저 "왜 요?"라고 물었습니다.
"민주노동당은 아주 참패를 해야한다.정신 못차렸다."
듣고 있던 낼 모레면 40인 노총각이 " 나는 허경영이 찍어서 내기 돈은 좀 벌었는데
허경영이 됐으면 장가가면 1억, 애 낳으면 3천만원 받는데..."하면서 공약을 줄줄 욉니다.
자기 친구하고 허경영이 2천표 못 따면 자기가 내고 그 보다 더 따면 자기가 먹기로
내기를 했었다네요.
다른 노총각은 투표를 안했던 모양입니다.
적어도 이날 만났던 사람들은 행하던 마음만이던 모두 민주,진보,통일에 적극
지지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들은 97년 대선 때는 아랑엄마만 김대중을 나머지는 권영길을 찍었습니다.
2002년 대선 때는 우리집은 노무현을 울산 사람들은 권영길을 찍었습니다.
2007년에는 노무현 1표, 정동영 2표,문국현 1표, 기권 1표가 나왔네요.
다음 대선에서는 우리 모두 유시민을 지지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