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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지지층은 과연 얼마나 결집할까. 전례가 없는 범여권 후보의 ‘3분할’이 가져오는 관심사다. 실제 참여정부에 대한 실망, 후보 난립 등으로 등을 돌렸던 지지층은 ‘BBK 동영상’ 파문 이후 재결집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선거법상 공표는 금지됐지만, 17~18일 이뤄진 각종 비공개 여론조사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의 지지율은 동반 상승했다. 일부 조사에선 두 후보 지지율의 합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지지율을 오차범위 이내로 추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BBK 동영상 파문이 범여권 지지층의 결집동기를 부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무현 대통령을 찍었으나, 지금의 범여권에 등을 돌렸던 수도권 30, 40대가 대표적이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상당수 흡수됐던 이들의 절반이 범여권 진영으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개혁성향이지만 기존 정당을 불신했던 이른바 ‘진보 냉담층’에서도 ‘최악의 후보는 피하자’는 흐름이 형성되면서 결국 범여권 후보에 투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범여권 후보들의 ‘선전’도 점쳐진다. 여론조사 공표가 허용됐던 12일까지 각종 조사의 판별분석을 해보면 이명박 후보의 과반 득표가 가능했지만, ‘BBK 동영상’이란 변수가 터지면서 판세 변화가 감지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참여정부 심판’이나 ‘정권교체’라는 구호의 호소력이 떨어지고, ‘부패가 무능보다 낫다’는 가치전도 현상도 희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컨설턴트인 폴컴 윤경주 대표는 “일방적인 게임이 아닐 것으로 본다”고 했다.
문제는 범여권 성향의 표심이 과연 한 후보에게 쏠리느냐의 여부다.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 상승폭이 가장 크다는 점에서 일단 정후보가 1차 수혜자가 될 공산이 있다. ‘사표 심리’도 그 같은 흐름을 부추길 수 있다. 실제 17~18일 몇몇 여론조사에서 신당 정동영 후보가 5~6%,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3~4% 안팎으로 상승했다.
두 사람 지지율의 합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바짝 추격하는 흐름이 감지되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윤경주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범여권 지지층의) 패배주의적 관점이 지지율 상승의 걸림돌이었다. 막판에라도 합치면 해볼 만하다는 확신을 주는 게 (단일화의) 엄청난 시너지 효과”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신당과 정동영 후보 측은 심야까지 문국현 후보와의 단일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심리전도 병행했다. 정동영 후보는 백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단일화하면 확실하게 이긴다”면서 “엄중한 역사적 책임감으로 국민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사실상 민주평화개혁진영의 대표후보로 출마하고 있음을 선언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자신이 ‘단일 후보’라는 메시지다.
반면 문후보가 기자회견에서 “저를 중심으로 단일화해달라”면서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신당 내부에선 여러 채널을 통해 단일화를 타진하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무위에 그쳤다. 지난 17일 밤엔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문국현 후보를 찾아, 후보 단일화를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이용욱·김종목기자 woody@kyunghyang.com〉
http://news.khan.co.kr/kh_daesun/khan_arts_view.html?artid=200712190214012&code=910112&art_typ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