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매우 긴 글을 쓰게 될 것 같습니다.)-다 쓰고 나니 정말 기네요. 2부로 나누어 올리겠습니다.
1. 들어가며
이번 주는 저에게 매우 강행군이었던 주였습니다. 약 3일 연속 잠을 4시간도 못 잤었고, 금요일은 업무 후 무슨 교육을 00:30까지 받고 퇴근을 새벽1시에 해서 잠은 또 4시간 정도, 토요일은 업무 마치자마자 뛰어 기차를 타서 대구 총회에 늦지 않기 위해 대전에서 내려 KTX를 갈아타 총회에 갔고, 일요일은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KTX를 타고 12시까지 일산 KINTEX에 가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했습니다. 킨텍스에서 큰 모임이 있었는데 거기서 대선 후보 5명(정-이-이-문-이)을 봤네요. 행사가 끝나고 집에 오니 20:30 정도 되었더군요.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 것 같은,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은 극심한 피로였는데 그래도 집이 좋더군요. 따뜻한 물로 씻고 나니 피로의 반은 덜어진 것 같았고, 노인네 한테 김장도 맡기고 다녀와선 차려주시는 저녁으로 돼지 수육에 갓 해놓은 김장김치로 보쌈을 아주 맛나게 먹었더니 피로가 다 풀린 것 같았습니다.
동안의 게시판 분위기가 어떤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누워 자려고 했는데, 누가 그러더군요. 시민광장 게시판 난리났으니 한 번 보라고. 속으로 '난리날 일이 뭐야, 다 끝났는데!' 했지요.
2. 반성
저는 공개적으로, 누구보다도 앞서, 당당히 1번 박무님을 지지했었습니다. 제 판단기준에서는 박무님이 모든 면에서 나은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상대팀에서 몇 가지를 들고 나와 공격을 했습니다만, 선거전에서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었기에 논리적인 반박을 하고자 애썼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을 그대로 인정하고 이해를 구하고자 했습니다. 검정닉의 한 마디, '염치없다'는 부분은 박무님에겐 해당되지 않았으나 야인님에게는 해당되는 말이었고, 실제로 야인님에 대해서 많은 비난과 함께 던져진 말이었습니다.
박무-야인님 지지자로서 죄송합니다. 사실 참 염치없는 일이 맞았습니다. 너무 난감하고 낭패스러웠습니다. 박무 후보님이 아무리 훌륭해도 야인님의 부재는 덮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패착이 맞습니다. 아무리 기본 마인드로 돌아가, 왜 그런 일이 생기게 되었는지를 해부해서 설득을 하려 해도 상대편에겐 공감을 못 얻고(변명과 자기합리화일 뿐) 오히려 이쪽 사람들을 설득시킬 뿐이었습니다. (참고;박무-야인님에 대한 오해를 해부해봅니다http://usimin.co.kr/2030/bbs/tb.php/ANT_T200/141580)
그리고, 1번 지지하는 사람들은 최선을 다하지 않았습니다. 만약에 박무 후보님이 패자가 된 것에 대해 억울하다거나 불만이 있다면(물론 그런 감정 아예 갖지 말라는 건 아닙니다) 그 이전에 '반성'을 먼저 하고 나서 하시기 바랍니다. 그럼에도 저는 박무님과 1번 지지자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그 분들의 인식자체가 '우리끼리 죽기 살기로 싸울 필욘 없지 않느냐? 너무나 이상하고 웃기는 선거였지만 같이 싸우고 싶지 않았다.'라는 것이었으니까요. 그 분들, '싸움'이라면 이골이 나도록 해온 분들입니다. 싸워야 할 때 겁나는 것 없는 분들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타파해야할 비민주, 무원칙, 몰상식, 제도를 위해 혹은 지켜야할 소중한 가치를 위해 싸워왔던 것이지 아무 때나 떼거리로 다니며 물어 뜯는 싸움은 아니었습니다. 이번 싸움은 과연 어떤 싸움이었을까요?
그렇더라도 제 자신은 1번 지지자로서 유권자 여러분께 죄송했습니다. 후보 중 한 분도 난감한 상황에다 선거운동을 하는지 안하는지, 2번이 워낙 열심히 했기에 상대적으로 1번은 손놓고 있는 듯한 느낌... 이것은 유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상대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우리는 우리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야 했었는데 그러질 못했음을 반성합니다.
3. 칭찬
따지기 시작하면 문제가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선거란 그런 것이다'라고 모두 합리화시킬 수 있다는 전제로 기호 2번팀을 평가하면, 절박감이 없었던 기호1번팀에 비해 2번팀은 매우 훌륭했습니다. 제가 기호1번의 가장 눈에 띄는 지지자로서 그런 글을 쓰니 비아냥거린 걸로 오해하는 분들이 계신 것 같던데, 저는 정말 감탄했으며 마음에서 우러난 칭찬을 했던 것입니다. (참고;넋두리... 바람은 어데 가고 조직만 남았을까? http://usimin.co.kr/2030/bbs/tb.php/ANT_T200/144695)
선거에 지기 위해 나오는 사람은 없고, 이왕 나왔으면 최선의 전략을 세워 이겨야만 합니다. 그런 관점으로 보면 기호2팀은 정말 훌륭했습니다. 이번 선거에 임해 열정적으로 한 활동을 보며 정말 믿음직스러웠습니다. 같은 유티즌으로서 자랑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이거 비아냥 아닙니다. 1번 지지자인 어떤 분에게 진심으로 한 말이기도 했습니다. 증거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올렸던 새벽편지님의 '선거통신' 글에 고생하셨다며 이런 내용의 댓글을 달다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것 같아서 말았었습니다. 왜냐하면, 새벽편지님의 글 자체가 이미 2번 지지자들에게 위기의식을 고취시키고 결집을 유도하고 있었으며, 2번 지지자들에겐 근거없는 낙관론에 빠지게 하는 글이었는데 제가 이런 댓글을 달면 중간에서 망설이던 분들은 당연히 2번 후보를 찍게 될 테니까요. 1번 지지자도 인정하는 2번팀의 능력이라면 2번이 대표되더라도 믿음직스러울 것이니까요.
잠시 잘난 체하며 '농담성' 자화자찬을 하겠습니다. 저는 여러번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내가 너무 똑똑한가봐...ㅠㅠ' 아무 것도 모르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으면 할 말이 없을텐데 저에겐 너무나 많은 것이 보이고 너무 오랫동안 알아왔던게 화근이라면 화근이었습니다. 진지 시절부터 게시판의 모든 댓글까지 너무 세세하게 봐왔던 저는 언제, 누가 어떤 말을 했었는데 지금은 어떤 말을 하고 있고, 누구는 이런 말을 할 사람이 아닌데 이런 말을 하는구나, 이 사람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이런 속내가 있겠구나...등등. 물론 제가 다 맞는 것은 아닙니다만 저로선 유쾌하지 못한 모습이 많았고, 그럼에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었습니다. 단 하나, '승리!'를 위한 임전무퇴의 정신무장으로 선거에 임했다는 것을 인정하면 모든 것이 이해되었습니다.
그래도 하나만 부탁드리자면, 다음부터는 남의 글 편집을 시작했으면 꼭 끝내주시고 이왕이면 대문에도 하나 걸어주시와요. 하다가 중단하니 아니함만 못하잖아요. 더 이상은 노코멘트.
4. 첫 선거의 평가(주관적임)
시민광장 대표를 뽑는 직선제 투표를 처음 했습니다. 잡음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큰 진흙 묻히지 않고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총평가로서 저는 매우 '긍정적'으로 봅니다.
전임 집행부의 신임 여부를 묻는 선거와 같이 되었었는데, 어떤 분이 만든 구도로 본다면 '정권재창출'을 했으니 1기 집행부가 재신임을 받은 것입니다. 1기를 잘 이끌어 왔으며 따라서 2기를 맡겨도 잘 할 것을 믿는다는 결과이지요. 다만 2기는 1기보다는 좀 더 업그레이드되어야 할 것임을 2기 집행부도 충분히 인지하셨을 줄로 믿습니다. 변화를 바라는 회원도 무시못할 정도라는 것, 그리고 선거 과정에 불쑥불쑥 튀어나온 몇 가지 문제 제기들에 대해서도 귀기울였을테니까요.
선거 과정에 오히려 평시에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진정한 의미의 '소통(疎通)'이 많이 이루어졌던 것 같습니다. 게시판에 글 많이 쓴다고 소통이 되는 건 아니지요. 현재 게시판은 '소통' 보다는 '자기주장'만 넘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이번 총회에서 처음 만난 회원님 한 분이 그러셨죠. "소통의 기본은 '경청'이다!" 라고. 맞는 말씀입니다. 각자의 주장만 많이 오간다고 소통이 되는 건 아닙니다. 타인의 말을 먼저 들어주고, 존중하고, 그의 주장으로 인정해주고 나서 내 생각을 말해야 합니다. 우리는 나와 다른 주장을 하는 타인에게 이런 식으로 얘기할 때가 많습니다. "너는 틀렸어. 그러니까 너는 여기에 맞지 않아. 네가 원하는 곳으로 가!" 이런 식으로는 말하는 사람은 절대로 '외연확대'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도 말아야 합니다. 기존에 안에 있었던/있는 사람, 혹은 관심이 있어서 여길 찾아온 사람을 몰아내면서 무슨 외연확대를 하겠다는 것일까요? (물론 알바글 제외.)
저는 오히려 선거 과정 중에 상대에 대해 더 애정을 갖게 되었고 '거꾸로 생각하기'와 '상대 입장에서 생각하기'를 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너무나 이해하기 어렵고 인정할 수 없었던 것들을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중반쯤에 들어서서는 마음을 비울 수가 있었습니다. 정말 '누가 되면 어떤가? 우린 어차피 유시민을 바라보며 같이 같 사람인데!'라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물론 제가 지지하는 후보가 계시니까 그 분이 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은 변함없었지만요.^^ 누가 되어선 안되는 선거가 아니라 누가 되어도 좋은데, 이왕이면 내 기준에서 조금 더 점수를 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몸과 마음이 가벼웠고 진심으로 제가 예전에 불편하게 지냈던 분들과 직간접적으로 화해를 청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음에 거리낄 게 하나도 없습니다.
(2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