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을 선호하는 심리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겁니다.
그중에서 한가지만 말해 보려구요.
얼마전 저희 집이 이사를 했습니다.
묵은 살림살이를 정리하다보니 반찬같은 것을 담아두는 밀폐용기가
엄청나게 나오더군요. 대부분 사은품으로 받은 것이었을 겁니다. 기타등등 사은품이었을 듯한 오만 잡동사니가 구석구석에서 나오더군요. 집안에 두어개만 있어도 되는 것들, 지금은 세월이 너무 지나서 쓸모없는 것들...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모습을 보면 사은품을 주는 곳이 확실히
손심이 많습니다. 그게 나에게 쓸모가 있는지, 집에 가져가야 짐만
되는지, 가져가는 나에겐 별 쓸모도 없지만 주는 입장에선 지출이 되
는지는 대부분 손님들에겐 별로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식당에서 밥을 기다리는 동안 옆에 놓인 조중동을 읽을 때가 많습니
다. 심심하잖아요.
정치, 사회면은 대략 제목만 훑고 지나지만 나머지면은 읽을 게 역시
많습니다. 밥을 다 먹을 때까지 읽어도 다 못 읽고 나옵니다.
어느 정도 정치적 의식이 깨어있는 국민이 아니라면 조중동의 그 두
께와 다양한 읽을 거리에 대한 유혹을 버리기 어렵다고 봅니다.
조중동이 두껍다는 인식, 푸짐하다는 인식은 그 두께가 나에게 필요
한지, 그중 얼마나 평소 내가 읽는지를 고려하기 이전의 대부분 사람
들의 욕심의 발로입니다.
중앙일보 창간 당시의 독자확보를 위한 판촉전략을 기억하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두툼한 뭉치를 몇달씩 공짜, 사은품에, 끊어도 그냥 공짜...
그 물량공세가 오늘 날의 2위의 시장점유를 가져왔습니다. 그 뒤에는
도덕성과는 좀 거리가 먼 재벌 삼성이 있었구요.
아무리 수구언론에 대한 문제점을 외쳐도 이 두께와 읽을거리에 대한
유혹을 떨치고, 두번씩이나 전화번호부를 찾아 신문을 바꾸는 귀찮음을 감수토록 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투표는 반한나라당에 해도 신문은 조중동을 보는 가구가 얼마나 많은지, 호남에도 조중동 독자가 얼마나 많은지, 그 이유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나마라도 자꾸 외칠 수 밖에 없는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투표는 반한나라당에 하면서도 참여정부에 대한 극도의 냉소적 분위기, 감정적 대응등 표로 나타나지 않는 부작용도 조중동의 폐해입니다.
재벌과 진보와는 역시 어울리지 않나 봅니다.
진보언론을 지향하는 신문사를 운영해 보겠다는 기업이 있으면 좋을
텐데...
민주세력들이 이런 소비자 심리에도 맞설 수 있는 언론에 대한 합의를 이룰 수 있으면 더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