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9일 전국시도지사협의회는 ‘지방분권형 국가정립을 위한 대국민공동선언’을 발표하고, “지방정부가 자율권의 제약과 재원부족에 시달리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참여정부의 지방분권정책을 비판했다. 이들은 “참여정부 들어서도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아직 8:2를 유지하는 등 개선된 면모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국세의 지방세 이전을 요구하기도 했다. 누구보다 자치와 분권에 대한 참여정부의 의지와 성과를 잘 알고 있는 전국시도지사들이 이같은 선언문을 발표한 것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참여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한 지방분권형 선진 국가 건설을 주요 국정지표로 삼고, 지방분권특별법을 제정하는 한편 7대 분야 47개 로드맵 과제를 선정하는 등 체계적으로 지방분권정책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주민소송·소환·투표제 도입 등 37개 과제(78.7%)를 추진 완료하는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비록 아직 추진되지 못한 로드맵 과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정책추진에 대한 의지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이해관계의 충돌로 추진이 어려운 사안이거나 국회에서 계류 중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참여정부의 분권 노력과 성과를 공동선언문에서 언급한 사항들을 중심으로 사실을 밝히고자 한다.
국세의 지방세 이양은 부익부 빈익빈 심화, 균형발전 저해
첫째, 시도지사협의회는 선언문에서 국세와 지방세의 합리적 조정을 통한 지방재정 확충을 주장하며, 국세의 지방이양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소비세·소득세 신설 등 국세의 지방 이양은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일정부분 높일 수 있으나 모든 지방의 재정확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치단체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켜 지역간 균형발전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처럼 서울 등 수도권에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 주요 국세 세원의 약 70%가 편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국세를 그대로 지방에 이양할 경우, 수도권과 비수도권, 도시와 농촌지역간의 재정격차는 크게 확대될 수밖에 없고, 재정여건이 어려운 자치단체 주민의 삶의 질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종합부동산세를 지방세로 전환할 경우를 보자. 현재 종합부동산세는 자치단체의 재산세·거래세 감소분을 우선적으로 보전하고 남는 재원은 재정이 어려운 자치단체에 균형발전재원으로 배분하고 있다. 이러한 종합부동산세를 지방세로 바꿀 경우 부동산 가격이 높은 수도권과 그렇지 않은 비수도권의 재정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대다수 자치단체는 심각한 재정손실을 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서울시가 재산세 공동과세·조정교부금 등 재정조정을 통해 강남북간 균형발전을 추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가 전체적으로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경제력 격차가 어느 정도 완화되기 전까지는 지방교부세 등 조정재원을 통해 지방재정을 확충해 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으로는 균형발전을 주장하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국세의 지방이양만을 단편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지방자치 발전과 국가의 균형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국세의 지방이양을 통한 지방재정 확충은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할 바람직한 방향이나, 균형발전과 지방자치발전을 위해서 시간을 가지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할 사안이다.
지방교부세율 획기적 인상… 지방이 조세수입의 약 60% 사용
참여정부는 적극적 재정분권을 통해 지방이 사용하는 재정을 지속적으로 확충하여 왔다. 자치단체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지방교부세율을 획기적으로 인상하고,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신설, 지방세 과표 현실화 등 다각적인 지방재원 확충 노력을 추진해 왔다. 특히,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종합부동산세 전액을 부동산교부세로 자치단체에 지원함으로써 지역균형 발전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해 오고 있다.
* 지방교부세율 : (‘00년) 내국세 총액의 15% → (’05년) 19.13% → (‘06년) 19.24%
* 부동산교부세 규모 : (‘05년) 5,814억원 → (’06년) 1조 3,422억원
이러한 노력으로 총 조세수입 중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8:2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지방교부세 등을 통해 지방으로 이전되는 재원을 포함하는 경우 지방이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몫은 조세수입의 약 60%로 증가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지방세 비중은 20.5%로 OECD 평균 22%와 비슷하나, 지방의 사용가능 재원 비중 약 60%는 OECD 평균 42%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참여정부는 지방이 재정을 운영하는 과정상의 자율성을 대폭 강화했다. 중앙정부가 사용목적을 지정하던 지방양여금과 일부 국고보조 사업의 교부세 전환 등을 통해 자치단체 총 재원 중에서 중앙정부의 간섭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자율재원 비율이 크게 신장됐다. 즉, 2002년도에 75.1%이던 재정자주도가 2006년도에는 80.2%로 신장됐다.

지방의원 유급제 도입 등 자치입법권 기반 강화
둘째, 시도지사협의회가 주장한 ‘지방정부의 자율권 확대를 위한 자치입법권의 범위 확대’와 관련, 참여정부는 최초로 지방의원 유급제를 도입하는 등 자치입법권 기반 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자치입법권 확대를 위해 2004년 6월부터 학계 전문가와 관련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자치입법 제도개선 연구단’을 구성하여 심층적인 논의를 해왔다. 그러나 헌법해석에 관한 관련 전문가간의 의견 불일치 등으로 개선방안 마련이 곤란한 실정이다.
셋째, ‘중앙정부 기능개편과 특별행정기관의 지방정부 이관’ 문제도 시도지사협의회는 참여정부가 이를 위해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처럼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특별지방행정기관의 기능이관은 참여정부 출범 후 가장 역점을 들인 분권과제 중 하나다. 2003년 지방분권로드맵의 주요과제로 선정된 후 관련 전문가와 자치단체 공무원으로 별도의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여 중앙행정기관·자치단체 및 관련 기관 등과 100여 차례의 회의를 개최하는 등 장기간에 걸쳐 끈질기게 기능조정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전문가, 부처, 지방자치단체, 관련 이해당사자간 특별지방행정기관 기능이관에 대한 의견이 대립되어 전면적인 추진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참여정부는 전면적인 특별행정기관 기능이양 이전에 2006년 7월 출범한 제주특별자치도에서 특별지방행정기관의 기능을 시범운영하기로 했다. 특별지방행정기관이 제주특별자치도로 이양된 후, 중소기업청과 같은 자금지원기관은 중앙과 지자체의 중복지원도 바람직하다는 의견과 함께 국토관리청의 도 이관으로 국도의 간선기능이 약화될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 따라서, 제주특별자치도의 기관운영 실태 및 발생되는 성과와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하여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기능을 지방에 이양하는 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
교육자치제도 개선, 주민이 직접 교육감·교육위원 선출
넷째, ‘교육, 경찰, 국토 및 도시계획체제의 분권형제도로의 혁신’도 참여정부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던 사안들이다.
선언문에서는 마치 교육자치제도가 개선되지 않은 것처럼 언급하고 있으나 이미 2006년 12월에 교육자치법이 개정됐다. 시·도의회 교육관련 상임위와 시·도교육위원회를 통합하여 교육행정과 지방행정 일원화로 교육역량이 극대화 될 수 있도록 했고, 주민이 직접 교육감과 교육위원을 선출하도록 함으로써 지방교육의 책임성을 제고했다. 이에 따라 올해 2월 부산광역시에서 처음으로 주민이 직접 교육감을 선출하기도 했다.
자치경찰제의 경우는 국회내 법률안 심의과정에서 도입단위(기초/광역)를 둘러싼 국회내 의견 불일치 및 정치권의 관심 결여로 현재 국회행자위에 계류 중에 있는 사안이다. 참여정부는 주민생활 중심의 자치경찰상을 구현하기 위해 기초자치단체를 단위로 하는 자치경찰제 법안을 2005년 11월 국회에 제출한 이후 법안통과를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 오히려 광역자치단체장들이 지금이라도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위하여 협력과 지지를 해 줄 것을 당부한다.
기초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하는 분권형 도시계획 구축은 지방분권 취지에는 바람직하나 기초자치단체로 권한을 이양할 경우 국토의 난개발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있고, 지방의 자율성과 책임성 강화를 위해 지방의회에 도시계획 결정에 대한 동의권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광역자치단체도 반대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분권형 도시계획체계 구축은 국토의 난개발 방지를 위해 우발이익 조정 등 선계획-후개발 정착을 위한 제도개선방안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마련하는 등 이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