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담이 될 수도 있고 본심이 될 수도 있겠네요. 중앙과 지역 이런 나누는 얘기 나올 때 마다 가슴이 철렁합니다.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각각 필요한 역할과 조직의 효율성을 위해 존립하는 것일텐데, 단순한 역할나눔 이상의 '무언'가 그 안에 스며드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기 때문입니다.
사실 행사한번 치루려면 보이지 않는 작은 것부터 세심하게 준비하는 대다수 일꾼님들에 비하면 편하게 지내온 날림 일꾼으로서 중앙일꾼들에 대한 미안한 입장과 지역에서도 더 열심히 못하는 미안함 양쪽에 치여 지낸 저로서는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 자체가 부담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모두 정말 열심히 하는데 부족한 것 아닐까 하는 늘 미안함.
그나마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다행이랄까요.^^
중앙일꾼을 하든 지역일꾼을 하든 시민광장 사람들은 그것을 고통이나 짐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 자체를 즐기며 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개개인 맘속으로 다 들어갔다 나온 것은 아니니까 일반화 시켜 말하는 건 비약일지 모르지만, 특히 중앙일꾼들의 단순함과 명료함 또 진취적 낙관성은 '즐기는 정치'에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이 사람들 정말 단순해요. '이렇게 해야하는 거 아냐. 좋아 하자'. 누군가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에 회의는 늘 단순하게 진행되었고, 그것이 짧은 기간동안에 시민광장이 여러가지 큰 행사와 경선까지 치룰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솔직히 '누군가의 반짝이는'에 누군가는 몇사람 정해져 있어요. 그 반짝이는 아이디어에 늘 매료되었죠.^^
회의하면서 '그게 될까. 어떻게 해'. 이런게 없었죠. 박수치고 밀어부치는 추진력은 이명박도 울면서 배우고 가야 할 경지였습니다. 일꾼들간에 이견이 거의 없고 쉽게 합의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시민광장이 무엇을 보고 가며, 무엇을 실현시키는 과정에 있어서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빨리 캐치하고 일치시킨 점이라고 할 수 있었죠. 내부에서 잡음이 전혀 없었던(있었나?)1기 집행부의 가장 큰 미덕이었다고 자평합니다.
단 1주일만에, 단 며칠만에 거대한 행사를 뚝딱 만들어 내고 진행시키는 순발력과 일처리엔 다 이런 이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일들을 진행시키는 것을 보곤 '뭐 이런 괴물들이 다 있어' 싶은 적도 있었으니까요.
1기 집행부에 대한 미덕을 스스로 털어 놓으려니 무안한 맘이 듭니다만 제가 말하고 싶은 요점은 이것입니다. 표가 나거나 안나거나 그저 자기가 맡은 일에 대해서 무조건 즐겁게 했을 뿐이다. 그래서 그 사람들이 고맙다라고......
행사기획과 준비는 중앙에서 했지만 그 행사를 화려하게 채워 주는 역할은 누가 했느냐 당연히 지역광장과 회원님들의 참여와 성원없이는 아무 일도 해 내지 못했겠죠. 중앙과 지역 서로 손뼉을 맞춰 여기까지 달려온 것입니다.
중앙과 지역은 동전의 양면, 손바닥의 앞뒷면, 밤하늘의 해와 달처럼 가까이에서 한쪽이 다 못하는 일을 서로 채워주는 관계였죠. 지역에서 회원들을 챙기고 움직이느라 불철주야 뛰었던 일꾼님들의 노고가 전체행사를 이끌어 가는 중앙일꾼들의 그것과 무에 다르겠어요. 높낮이가 어딨겠어요. 저울추가 어디로 기울겠어요. 완전한 수평이고 협력관계였죠.
이렇듯 항시 수평을 고집했건만 경선이란 대사를 치루어 내는 과정에서 이런 저런 소통의 불통문제가 있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러나 모두가 잘해보려고 한 것인데 대단히 효과적이지 않았다 해서 한쪽을 비판하거나 책임을 몰아 가는 것에 대해선 약간의 당황함도 느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피부로 느껴지는 중앙과 지역이란 이름의 묘한 알력이 느껴지기 시작했다면 과장일까요. 시민광장에서만큼은 정말로 보고 싶지 않은 모습입니다. 작은 틈이 균열을 만들고 그 조직을 허물어 뜨릴 수도 있습니다. 서로에 대한 예의와 배려 지켜졌으면 좋겠습니다.
이글을 쓰는 제가 현재 중앙일꾼이 아니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하면서, 중앙에서 일하든 지역을 맡고 있든, n분의 일만 맡고 있든 유티즌은 하나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기는 것, 마음에 균열이 가는 것, 그것보다 두렵고 슬픈 일이 있을까요.
1기 집행부의 부족했던 점은 제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여러분들이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마져 채우기엔 우리가 달려온 길이 너무 바빴노라고, 열악했노라고, 짧았노라고 또한 여러분들이 이해를 해 주고 계신 것이지요.
오늘 게시판을 통해 할 말 다 끝내시고 내일 총회에서는 훌훌 털어내고 웃으면서 악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만큼 오기 까지 모두 한마음으로 고생했잖아요. 누가 더, 덜이 어딨어요. 유티즌 우리는 분열하지 말고 끝까지 하나로 가야 합니다.
ps)그리고 말한 김에 오해를 줄이고자 규약 개정에 대한 찬반 입장이 현 집행부에 유리할지 불리할지 그런 거 따지시지 말기 바랍니다. 차기 집행부는 유티즌의 투표에 의해서 선출되니까요. 1기 집행일꾼으로서 말씀드리자면 차기 집행부에 부담을 주는 개정에 찬성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말하고 보니 누구와 비슷하네요. 차기 정부에 부담 주는 정책은 쓰고 싶지 않았노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