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를 넘어 개혁을 완성하는 광장
"우리의 잘못이고 그 고통은 언제나 우리 몫이다."
5년 후에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지금보다 더 큰 절망을 맛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마음이 내 머릿 속을 떠나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너무나 엄청난 일을 우리가 해보겠다고 나선 것이 아닌가? 그것도 아무런 준비도 없이 오직 정신과 꿈 하나로 사막 한가운데로 나섰던 것이다.
우리당이라는 마당을 버리고 사막과도 같은 대통합신당으로 발을 들여놓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다 우리의 잘못이다. 이것을 인정하지 않고 간다면 우리는 영원히 꿈을 이루지 못할지도 모른다. 나아가 그것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반성을 해야 하며 그 반성위에 새로운 길을 찾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유시민 의원이 통합신당의 당원으로써 의무를 다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일 것이다. 그렇게 만든 것은 다 우리의 잘못이다.
우리당을 사수하지 못한 것은 그가 지금 고통을 당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이다.
우리는 역량이 부족했다. 그 중요성을 진즉에 알고 있었던 사람들이 부족했고, 또한 그 의지가 부족했던 것이다. 대통령의 간곡한 부탁이 우리의 폐부를 찌르더라도 그것은 결코 포기하지 말아야 했었다.
유시민 의원은 정말로 간절히 우리당이 지켜지기를 원했을 것이다. 그것은 그가 정당개혁가로서가 아니라 그것이 무너지면 정말로 한나라당에게 정권을 넘겨 줄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 또한 그러했다. 우리당을 지키지 못한 것은 다른 누구의 잘못이 아니다. 우리의 역량이 부족해서 지키지 못한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잘못으로 지금 고통을 맛보고 있는 것이다. 분노를 느낄 틈도 없이 그저 절망을 맛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깨끗이 패배했다. 그것은 우리당이 무너짐과 동시에 패배한 것이다. 이번 실패는 그 패배를 한 번 더 확인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나는 지금 담담하다. 미리 예견하고 있었던 이유도 있지만, 이미 나는 기간당원제가 폐지됐을 때 이보다 더 큰 절망을 맛보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다음 5년을 기다린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것이다.
기간당원제의 실패가 주는 교훈을 알아야한다.
정당은 그 정당이 가지고 있는 정신이 살아있을 때 가치가 있는 것이다. 정치꾼들의 장난질에 아무리 거대한 정당을 만든다 해도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대통합신당은 그나마 정체성도 없다. 오직 반한나라당과 중도개혁의 허구만이 있을 뿐이다.
3김시대에 여야의 국회의원 숫자는 언제나 균형을 이뤘다. 그것은 독재 시대의 산물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이 통하지 않을 것이다. 민주화의 수해는 노무현 시대에서 막을 내렸다. 개혁진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지지를 받는 시대는 지난 것이다. 내년 총선의 결과가 이것을 말해줄 것이다.
한나라당은 변하지 않았다. 그 지지율 그대로 간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국민에게 배신을 했다. 과반을 몰아준 국민에게 배신을 한 것이다. 이것이 이번 총선의 민심으로 나타날 것이다. 지역주의가 살아있는 호남을 빼고 거의 전멸할 수밖에 없는 흐름을 가지고 가는 것이다.
이제는 얼마나 국민을 설득하고 감동을 줄 수 있느냐에 달린 것이다.
새로운 정당의 필요성이 대두 될 것이고 필연적으로 새로운 정당이 나타나야 한다. 정당의 정체성이 확실하고 그 원칙을 지키고 국민에게 감동을 주어야만 존립할 수 있는 정당이 나타나야 한다.
바로 이런 정당이라야 저 거대한 수구정당을 이길 수 있다. 여기에 우리의 고민이 있는 것이다. 과연 대통합신당을 어르고 달래서 제대로 된 정당을 만들 수가 있냐는 것이다. 한 마디로 없다. 지난날 교훈을 잊지 말자! 대통합신당의 대부분은 기득권을 원하는 정치꾼들이다.
새로운 정당의 출연은 당장 현실화될 수는 없다. 인간은 경험칙의 동물이기 때문에 내년 총선이 끝나봐야 안다. 지금까지 늘 그랬듯이 어쩔 수가 없다. 그때까지 유시민 의원이 뭘 하든 우리는 상관 않고 가자! 소신껏 하게 놔둬야 한다.
"유시민 의원을 살리는 길?"
유시민 의원을 살리는 길이 과연 어떤 것일까? 나는 많은 고민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인위적으로 될 수가 없다. 지금의 시민광장으로는 살릴 수가 없다. 유시민이라는 한 정치인을 우리가 살리고 죽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우리가 유시민에 열광하는 것은 그가 우리의 열망과 같이하고 그 열망을 이뤄줄 수 있는 믿음이 있는 정치인이라서 선택받은 것이다.
그를 살리는 길은 오직 그를 선택하는 사람이 보다 더 많아야 한다. 많으면 많을수록 유시민을 살리는 길이다. 이것이 바로 시민광장이 해야 할 일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시민광장은 단지 참여를 넘어 개혁을 완성하는 조직으로 변모시켜야 한다. 그 기본프로젝트를 다시 말한다.
첫째, 국민과 함께하는 조직
국민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정체성을 확고히 해야 한다. 어느 누구에게 말해도 타당하고 부끄럽지 않는, 시대가 요구하는 정신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결의하고 그 정체성을 지키고 실현하기위한 노력과 다짐이 있어야 한다. (지금의 시민광장은 정체성이 없다. 거의 포탈의 수준밖에 안 된다.)
둘째, 우리의 정체성을 실현할 정치인을 길러내는 조직
유시민 혼자서는 다 할 수 없다. 보았지 않는가? 노무현 대통령도 혼자서 다 할 수 없다. 우리가 지금까지 소홀했던 측면이 있다. 이제부터 바꾸자. 지금까지는 각 지역마다 정치인이 조직했다면, 이제는 우리가 각 지역마다 조직해서 정치인을 길러내야 한다. 우리의 정체성을 실현할 정치인이 있다면,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면 가능하지 않겠는가?
셋째, 우리의 정체성을 실현할 마당을 만들어가는 조직
유시민이라는 정치인이 뛰어놀 마당이 왜 중요한지는 언급하지 않겠다. 이번 실패의 한 원인이 이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정당을 조직하지 않는 한, 정당에 참여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참여해야 바꿀 수 있다. 싸우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적어도 시민광장의 회원이라면 앞으로 들어올 회원까지도 모두가 정당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넷째, 더욱 강하고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자발적인 조직
그 전제조건이 있다.
1. 정치인이 이끌어가는 조직이 아니라 회원 스스로 이끌어가는 조직이어야 한다. 일꾼 중에는 어떤 정치적인 지위를 가진 사람이 있으면 안 된다.
2. 앞으로 시민광장을 이끌어가는 핵심일꾼은 이 일을 전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마디로 생활에 곤란을 겪지 않도록 한다. 회비를 더 내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해야 한다.
3. 각 지역조직을 체계적으로 조직해야 한다. 중앙은 지역이 활성화되면 저절로 커진다. 2번 항목에 준하여 조직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다섯째, 5년이 아니라 영원히 지속될 자발적 정치적인 조직
만약 유시민 8년 대통령을 하면 우리나라 정치가 확 바뀐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꿈을 깨라고 말하고 싶다. 장장 50년이라는 두꺼운 벽에 막혀있는 이 나라 정치를 허물려면 우리가 지속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길게 보고 가야 한다.
시민광장이 왜 존재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추구하는지 보여줘야 한다. 절망했던 유티즌들에게 미래의 비전과 희망 그리고 목표를 보여줘야 한다.
시민광장이 새로운 정치조직으로 거듭나기를 소망한다. 11월 3일 대번개에 그 결의를 보여주기 바란다. 가깝게는 총선이 있으며, 멀게는 이 나라의 정치발전을 위한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유시민 의원의 입장이 있고 우리가 할 일이 따로 있다. 결코 유시민의 입장을 돌아보는 것이 유시민을 살리는 길이 아니다.
시민광장은 꿈과 비전이 있는 조직으로 새로 태어나 그 꿈을 함께 할 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여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바로 유시민을 살리는 길이고 우리의 열망을 실현시킬 가장 빠른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