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색과 전망> 무엇을 할 것인가?
1. 상향식민주정당의 가능성에 대한 고찰
그동안 쌓였던 한풀이와 독설은 저번 글로 다 풀어냈으니 이제 차분하게 앞으로의 행동을 모색하고 전망해보려 합니다.
DRY하게 쓴 이번 선거결과에 대한 고찰과 이후 거취에 대한 입장(바로가기)
감자호크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서 과거 개혁당과 같은, 또는 열린우리당에서 우리가 이루려고 했던 당원이 주인되는 상향식민주정당에 대한 바램과 가능성들을 타진하고 계십니다. 일단 그 부분에 대해서 제 의견을 피력해 봅니다.
1. 상향식민주정당을 단지 만들기만 하는 것에 가치를 두어선 안됩니다. "정치적으로 의미있는 상향식민주정당, 나아가 교섭단체 구성과 집권의 가능성이 있는 상향식민주정당"이어야만 합니다.
저는 상향식민주정당 문제에 있어서 반드시 이 전제를 깔고 논의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 부분이 과거 개혁당을 해산하고 열린우리당에 합류한 결정적인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위와 같은 전제를 충족시키는 상향식민주정당은 현실 정치인의 참여없이 개미들만의 힘으로 건설될 수 없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과거 개혁당의 성공조건을 간단하게나마 분석해 봅니다.
개혁당의 창당이 성공했던 이유
(1) 노무현을 흔드는 반노세력들에 대한 대중적 분노
(2) (1)에 기름을 뿌린 유시민의 절필선언과 창당선언
(3) 문성근, 이창동 등 참신한 시민사회내 개혁세력들의 대거 합류
(4) 개혁당 창당과정을 호의적으로, 대폭적으로 중계한 오마이뉴스의 지원
(5) 스스로 당비를 내는 1만명 가량의 기간당원과 3만명 가량의 온라인 가입당원
(6) 1번과 5번의 기반이 된 <노사모>라는 풀의 존재
(7) 정통성과 경쟁력을 갖춘 대통령 후보 노무현이라는 정신적 지주의 존재
(8) 막 꽃을 피우던 인터넷 민주주의 실험과 기간당원제의 참신함
대략 이상의 여덟 개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위의 기준에 맞추어 지금의 상황을 대입시켜 볼까요?
2002년과 비교한 현재의 상황
(1) 대통합민주신당과 정동영에 대한 친노네티즌들의 분노가 존재하나 2002년의 분노보단 그 수가 많지 않고 또한 그 깊이도 얕음
(2) 유시민은 탈당불가. 경선 승복할 수 밖에 없어.
(3) 시민사회내 개혁세력들은 2002년을 통해 대거 현실정치에 편입되었을 뿐더러 그나마 존재하던 세력들도 일부는 대통합민주신당에, 일부는 문국현신당에 수혈되어있는 형편
(4) 과거 개혁당홍보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오마이뉴스는 문국현에게 올인중. 서프라이즈와 데일리서프라이즈의 매체 파급력은 2002년 오마이뉴스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형편
(5) 현재로썬 (1)~(4)의 이유로 1만명은 커녕 1천명의 자발적 당비납부 당원도 모집하기 힘든 상황 (시민광장 전체회원과 CMS회원이 몇명인지 파악해보면 답 나옵니다)
(6) 2007년 시민광장은 2002년 노사모보다 현재로썬 양적으로 부족한 상황
(7) 유시민, 이해찬, 한명숙 등의 경선참여,패배로 인한 정신적지주가 될 대선후보결여(김혁규,강운태,김원웅등은 2002년 노무현과 비교조차 되지못함)
(8) 개혁당의 해산, 열린우리당의 실패로 인터넷 민주주의와 기간당원제에 대한 참신함과 대중적 공감이 현저하게 떨어진 상황
한 마디로 이야기해서, 지금은 2002년 개혁당 근처라도 가는 상향식민주정당 만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겁니다. 물론 상향식민주정당을 만드는 것 자체를 할 수는 있겠지요. 이리저리 애쓰고 노력하면 정당 창립조건은 성립시켜서 가까스로 창당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2008년 총선에서 일정 정도의 득표를 하지 못하고 당선자를 내지 못하면, 정당법에 의거해 자동으로 소멸될 운명에 처합니다. 소수의 개미들이 모여 실패로 귀결될 것이 뻔한 작은 정치적 실험을 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2. 그렇다면 "정치적으로 의미를 가지는 상향식민주정당"의 가능성은 어디에 있을까요?
현재 가능성은 두 곳에 존재한다고 봅니다. 하나는 대통합민주신당이고 하나는 문국현신당입니다.
(1) 대통합민주신당의 상향식민주정당으로의 진화 가능성
가. 정동영이 범민주단일후보가 되고, 대선에서 승리 내지는 선전할 경우
이 경우 대통합민주신당은 정동영의 사당이 될것입니다. 당헌상으로 당권, 대권 분리가 안 되어 있는 정당이기에 정동영은 과거 김대중, 김영삼보다는 못할지라도 과거 당 총재 수준의 당 장악력과 공천권을 휘두를 것입니다. 내년 총선 후보공천의 3분의 2는 정동영맨들로 채워질 것이고 사지인 영남지역을 제외한 수도권과 충청, 호남지역의 친노세력들은 생존 자체가 위협받습니다. 까놓고 얘기해서 이광철, 김태년 의원님이 다음 총선 때 공천받을지 못받을지조차 불투명하단 말입니다.
나. 정동영이 문국현이나 이인제에게 지거나 대선에서 이명박에게 참패할 경우
이 경우 대통합신당에서의 정동영의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대선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 경우에도 일반당원들이 대통합신당에서의 정당개혁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아주 미미합니다. 철저하게 이해찬을 필두로 한 친노정치인들의 정치력에 의해 판가름날 겁니다. 이해찬 전 총리가 "이제 정치를 직업으로 생각하겠다"라고까지 말하며 당 개혁에 팔을 걷어부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으니 우리는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을 수 밖에요.
다. 대통합민주신당이 깨지는 경우
이 경우는 별로 실현가능성이 없습니다만, 정동영이 선거과정에서 측근을 중용하고, 이해찬, 손학규 세력을 소외시키고 문국현의 지지율이 크게 상승해서 신당내 친이, 친손세력이 문국현신당으로 대거 이탈하거나 독자신당을 창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2) 문국현신당이 기간당원제를 채택할 가능성
현재 문국현신당이 겉으로는 시민참여정당을 표방하고있으나 정확한 당 운영방침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과거 개혁당 수준의 상향식 정당체제를 내걸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11월초 문국현신당이 실체를 드러내면 알게 되겠죠. 당분간 주의깊게 살펴 볼 생각입니다.
(3) 참여정부평가포럼 등이 중심이 된 신당 창당 가능성
대통합민주신당과 문국현신당에서의 가능성 말고 하나의 가능성이 더 있습니다. 그건 바로 참여정부평가포럼과 최근 (총선출마를 위해) 사직한 청와대 비서관들, 김혁규, 김원웅, 강운태 등이 중심이 된 신당 창당입니다.
참여정부평가포럼은 전국에 걸친 친노조직가, 활동가들과 이병완, 안희정 등의 차기총선 출마예정자들의 결집체입니다. 이병완, 안희정 등은 대통합민주신당에 어떠한 지분이나 기반이 전무하기 때문에 신당 창당하는 쪽이 그들로써도 이익입니다. 추후에 대통합민주신당 공천을 받기 위해서라도 신당 창당을 해서 정치적 실체를 인정받고 대통합민주신당과 합당과정을 거치는 것이 유리하죠.
개인적인 견해로도 김원웅이 되었건 김혁규가 되었건 강운태가 되었건 이병완이 되었건 이번 대선에서 화끈하게 "참여정부가 이만큼 잘했다"라고 소리지르고 다닐 대선후보 하나쯤은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후보가 무소속이 아니라 친노무현, 친참여정부를 명확히 하는 정당의 후보였으면 좋겠구요.
조만간 참평포럼에서 전국순회 운영위원회간담회를 가진다는데 그때는 저도 참평포럼 운영위원의 한사람으로써 참평포럼이 중심이 된 신당창당을 강력하게 주장해 볼 생각입니다. 혹시 있을 수 있는 대통합민주신당 내부에서의 격변과 내년 총선을 대비한 참평포럼 중심의 친노신당 창당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써놓고보니 이게 현 단계로썬 가장 유력하고 빠른 신당 창당의 가능성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하지만 결론은, 어차피 신당 창당은 지지자, 써포터즈들이 중심이 되서 동뜨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것도 현 시점에서는요. 그러니 당분간은 혹시 있을지 모르는 신당창당에 대비해서 자체 역량을 강화하자는 결론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유티즌 배가운동이 가장 효과적인 신당당원 배가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정치적으로 의미있는 상향식민주정당"의 가능성은 11월초에서 단일화가 마무리될 11월말쯤 사이에 윤곽을 드러낼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현실정치판에서 기간당원제와 상향식민주주의에 대해 투철한 철학과 신념을 가진 영향력있는 정치인은 오직 유시민 뿐이라는 것입니다. 유시민이 정치적으로 클수록, 유시민이 현실정치판에서 성공할수록, 상향식민주정당의 꿈 또한 가까워진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제안합니다. 당분간 현실화 가능성이 없는 상향식민주정당 건설에 포커스를 맞추지 말고, 상향식민주정당의 토대가 될 시민광장과 유티즌 확대운동에 대해 고민합시다.
유시민 의원님이 중심이 될 상향식민주정당에 누가 당원으로 참여할까요? 답은 오직 유티즌 뿐입니다. 소위 말하는 친노써포터들중 유티즌들이 압도적인 양과 질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경선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현실정치판에서 상향식민주정당의 토양이 형성되었을 때, 그 흙에 아낌없이 뿌릴 씨앗들을 모읍시다. 그 씨앗들이 잘 자랄 수 있게 도와줄 물과 햇볕들을 준비합시다. 지금은 추운 겨울입니다. 씨를 뿌려도 싹이 나지 않는 겨울입니다. 다가올 봄을 기다리며 농사꾼의 마음으로 이 보릿고개를 함께 견뎌내야 합니다.
다음 글에선 내년 총선까지 시민광장의 방향과 진로에 대한 의견을 적도록 하겠습니다.
독수공방행 각오하고 쓴소리 합니다. 지금 신당창당 주장하는 분들께.
제 글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놈(판세분석인가 뭔가 하는)과 제 글을 잘못 이해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 한번 더 정리를 합니다. 정치는 이상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이고 그 과정 또한 이상과 현실간의 조화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이것은 비단 정치뿐만 아니라 인간사 모든 일에 통용되는 단순한 진리입니다.
개미정당 창당의 이상적인 모델을 과거 2002년 개혁당으로 상정할 때, 현재의 조건이 2002년 개혁당의 10분의 1이라도 따라가는 개미정당을 만들기에는 여러모로 역부족이라는 것을 지난 글을 통해서 밝혔습니다.
판세분석이라는 자가 제가 참평포럼 신당에 유티즌들 몸빵해야 된다고 했다는 말도 안되는 왜곡을 저지르고, 또 그 글의 추천수가 50에 육박하던데 먼저 이 부분을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겠습니다. 저는 지난 글에서 "개혁당처럼 좋은 개미정당은 지금 개미들 힘으로 못만든다"라는 전제를 깔고, 그 전제하에 "개미들이 중심이 되지는 않지만 개미들이 참여는 할만한 신당창당의 가능성 세가지"를 제시했습니다. 그것이 대통합민주신당에서 이해찬이 중심이 된 친노세력의 득세로 인한 당 개혁, 문국현신당이 기간당원제를 채택할 경우, 참평포럼이 중심이 된 신당창당할 경우들입니다.
이상의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우리가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정당은 오직 유시민의 현실정치에서의 성장과 승리에 의해서만 궁극적으로 가능하다는 결론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지금 인터넷정당 말씀하시는 분들께 여쭙습니다. 만약 창당하기로 하시면 주변에 지인 몇분이나 그 당의 창당발기인 또는 창당당원으로 끌어들이실 수 있습니까? 지금 서프 눈팅이랑 시민광장 오프동력, 참평 활동가조직, 기타 친노단체 온오프동력 합쳐서 몇명이나 되는지 계산해 보셨습니까? 인터넷정당 창당하면 시민광장 회원 7000명중 몇명이나 그 당에 입당할까요? 서프눈팅 중 그 당에 입당해서 매달마다 당비 오천원에서 만원씩 낼 사람이 몇명이나 있을까요? 시민광장과 서프라이즈 CMS회원에서 중복되는 숫자 걸러내면 몇명이나 될까요? 인터넷정당 창당하면 과거 2002년처럼 일반시민들이 폭발적으로 반응해서 알아서 입당하리라고 생각하십니까? 나이브해도 너무 나이브들 하십니다.
유시민 의원이 대통합민주신당에서 탈당해서 입당할 당을 만들어야 한다구요? 차라리 탈당해서 시민광장 회원 하시고 시민광장에서 정치활동 하시라고 하는 게 더 현실적입니다. 최소한 시민광장 회원 7000명 중에 이탈세력은 없을테니까요.
일반시민의 정치참여 수준이라는 게 있습니다. 정당활동은 그것의 최상위 수준이구요. 정당활동 하는 이들은 써포터즈도, 눈팅도 할 수 있습니다만 써포터즈와 눈팅에서 정당의 당원으로 진화하는 데는 진입장벽이 있습니다. 국민경선에 일회성으로 지인들 참여시키는 것과 시민광장에 가입시키는 것, 나아가 당에 입당시키는 것, 본인이 지인들에게 각각 세가지를 물어 본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어느 편이 더 많고 적은지.
호시우행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은 씨앗을 뿌릴 때도 아니고 싹을 틔울 때도 아니고 수확을 거둘 시기도 아닙니다. 이를 악물고 견뎌내야 할 춥고 먹을 것 없는 겨울 보릿고개이고, 봄이 오면 뿌릴 씨앗들을 모아내야 할 시기입니다. 봄이 되면 뿌릴 씨앗을 모으는 일은 시민광장의 외연을 확대하고 내실을 다지는 일입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을 지적하겠습니다. 저 또한 이해찬 측근들과 안희정, 이광재, 한명숙, 참평포럼 등 자칭타칭 친노세력들이 맘에 들지않습니다. 지난번 글로 이놈저놈 여기저기 가릴 것 없이 다 씹어돌린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가슴 아프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은 당분간 유시민 의원님은 그들과 운명공동체라는 점입니다. 대통합민주신당에서 친노세력이 몰락하는데 그 방주에 같이 탄 유시민 의원님이 성할리 없습니다. 참평포럼 궤멸하고 청와대 비서관 출신들 다음번 총선에서 다 낙선해서 친노세력의 노자도 안 남는 상황이 되면 유시민 의원님 지난 5년보다 훨씬 더 외로운 처지에 처합니다.
자칭타칭 친노세력 안에서 유시민 의원님과 우리가 헤게모니를 잡게하기 위해선 일단은 친노세력 전체의 파이가 커져야한다는 말씀입니다. 비판은 하되 그들과 결별하거나 인정하지 않거나 이런 건 불가능합니다. 친노세력은 같이 살기 짜증나고 답답하고 속터지는 존재이나 헤어지면 혼자서 보따리 싸들고 추운 겨울에 밖에서 노숙해야 하기에 어쩔 수 없이 같이 살아야하는 가족같은 존재입니다.
참평포럼이 중심이 된 신당 창당에 반대할 이유 없습니다. 대통합민주신당에서 혹여 친노세력이 축출되거나 탈당하게되면 비빌 언덕이 거기밖에 없습니다. 그런 사태에 대비한 노아의 방주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대통합민주신당에서 이해찬이 중심이 된 친노세력의 싸움을 응원해야 합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당권과 공천권을 그들이 잡아야 유시민도 살고 이광철도 살고 김태년도 삽니다.
문국현신당의 성공도 바라는 게 좋습니다. 문국현의 "사람중심경제"는 유시민의"사회투자국가론"과 아주 비슷한 개념입니다. 개혁을 바라지만 노무현이나 유시민에게는 올 수 없고, 한나라당과 이명박에는 반대하는 많은 시민들을 그 당을 통해 조직해내고 각성시킬 수 있습니다. 사람중심경제에 대해 지지를 하는 이들은 잠재적으로 유시민의 지지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이들입니다.
위의 세 주체에 우리가 참여하느냐, 안하느냐는 별개로 하고 말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차원으로 위의 세가지 흐름 중 한곳에 동참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우리가 가장 고민하고 열을 올려야 할 부분은 내년 총선까지 어떻게 시민광장을 활성화시켜 유시민 의원님을 대구에서 살아돌아오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총선 지나면 해산될 것이 뻔한 아마츄어 정당 만드는데 힘 쏟느니 이미 만들어져 있는 시민광장 이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마지막으로 노무현 대통령님의 지난 6월 참평포럼 강연중 일부를 발췌해서 올리며 글을 맺습니다. 지금의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말씀들인 것 같습니다.
노대통령님의 참평포럼 강연중 "지도자론"과 "시민민주주의론"중 발췌
무엇을 어떻게 하는가 - 시민이 지도자가 되자
무엇을 어떻게 하는가. 주권자로서 책임을 다합시다. 옛날에는 왕이 똑똑해야 나라가 편했습니다. 지금은 주권자가 똑똑해야 나라가 편하지 않겠습니까? (일동 박수) 추종하는 시민에서 참여하는 시민으로 스스로의 위상을 바꿉시다. 그리고 시민은 선택합니다. 선택을 잘하는 시민, 그래서 지도자를 만들고 지도자를 이끌고 가는 시민이 되어야 합니다. 지도자와 시민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크고 작은 단위에서 많은 지도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지도자가 됩시다.
지도자의 조건과 자질 - 정치력과 통솔력
지도자가 되기 위한 조건, 지도자의 자질을 잠시 한번 훑어보겠습니다. 우선 제일 나쁜 정치인이라도 정치인이 되는 조건, 그것은 정치력이 있어야 합니다. 말재주가 있어서 연설, 대담, 토론, 선전, 선동에 설득력이 있어야 합니다.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잘하면 됩니다. (일동 웃음) 조직력이 있어야 하지요. 사람을 모으고 조직하고 이해관계를 나누기도 하고 대의를 나누기도 하고 조직하고 통솔해야 합니다. 두 사람이 모여도 한 사람이 통솔을 해야 하거든요. 세 사람이 모여도 통솔해야 하고 네 사람이 모여도 통솔자가 있어야 합니다. 통솔해야 합니다.
통솔자의 조건은 뭐냐. 보스형, 장악력, 이런 얘기들을 하는데 이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잘 아는 사람입니다. 이것만 있으면 일단 지도자인 척 하고, 지도자 자리에 갈 수 있습니다.
지도자의 조건과 자질-전략적 사고와 통찰력
그런데 지도자 중에 사람을 죽이는 지도자도 있고 사람을 살리는 지도자도 있습니다. 지도자 잘못 따라가면 낭패 보는 수가 있습니다. (일동 박수) 그래서 판단력이 있는 지도자를 만나야 합니다. 여러분이 지도자가 될 때 판단력 있는 지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판단력 있는 지도자는 작은 지식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지혜도 발전해야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해박한 지식과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그 지혜를 가지고 관념적으로 앉아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현실에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전략적으로 사고할 줄 아는 소위 전략적 사고력이 있어야 합니다. 통찰력이 있어야 합니다. 사물의 이치에 대한 사고를 통해 자기 가치를 뚜렷이 할 수 있고, 역사와 세기의 흐름을 읽고 전략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 이것을 저는 통찰력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때때로 예언의 능력으로 나타나서 민족을 구원하는 경우도 있지요. 판단력이 가장 높은 수준은 예언자적 능력을 가져야 되는 것입니다.
지도자의 조건과 자질 - 성격, 소신과 신념
강한 소신과 신념을 갖춘 확신형 인간이라야 됩니다. 물론 절대주의는 안 됩니다. 지각없이 확신을 가지면 안 되고 통찰력 있는 확신, 타인의 위협이나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 마음 속으로부터 솟구쳐 나오는 유혹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적시에 결단할 줄 아는 결단력이 있어야 합니다. 결단만 하면 뭐합니까? 행동해야지요. 금방 결단했다 해놓고 그 다음날 ‘아이고, 안 할랍니다’ 그러면 안 됩니다.
성실해야 합니다. 정직하고 부지런한 것을 보통 우리가 성실하다고 얘기합니다. 정직한 사람도 성실하다고 말하고 부지런한 사람도 성실하다고 말합니다.
지도자의 조건과 자질 - 공정과 신뢰, 헌신과 절제
정치인에게, 지도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공정입니다, 옛날에 성공한 지휘자는 노획물을, 전리품을 공정하게 나눌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아무리 성질이 좋아도 공정하지 못하면 지도자로서 성공할 수 없습니다. 절대로 많은 추종자를 아우를 수가 없습니다.
헌신해야 합니다. 헌신적인 품성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물론 절제해야 됩니다. 왜냐하면 자루 속에 칼을 쥐고 있기 때문에 절제해야 됩니다. 뭔가 좀 챙길 수 있는 기회도 있기 때문에 절제해야 되는 것이지요.
신뢰성이 있어야 됩니다. 남을 신뢰할 줄도 알고 또 남으로부터 신뢰받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신망이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사람을 딱 쳐다보면 믿음이 가는 사람이 있고 안 가는 사람이 있는데, 잔머리를 복잡하게 굴리는 사람이 신뢰성이 아주 해롭습니다. 얼굴 표정에 나타나거든요. 신뢰성, 책임성이 있어야 합니다. 끝까지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저처럼…. (일동 웃음 및 박수) 지금 제가 언론개혁 끝까지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일동 웃음 및 박수)
바보가 되자, 그리고 사람이 되자
이런 품성으로 다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말을 한마디로 묶어서, ‘사람이 되어야 됩니다’. (일동 박수)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나하고 가까운 우리에게만 따뜻한 사람이 아니라 넓은 우리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근데 이 점에서 저는 자신이 없습니다. 제 스스로가 사람으로서 얼마만큼 느낌으로 사람답다는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옛날에 변호사할 때는 돈 계산 부지런히 하고, 사람 딱 만나면 이 사람 착수금 얼마 줄 거냐…. (일동 웃음 및 박수) 사람이 되자는 것은 정말 어려운데, 저는 그런 노력을 하는 자세라도, 때때로 되돌아 보는 자세라도 우리가 가지고 자신을 다듬어 나가면 그래도 많은 사람을 모을 수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따뜻한 사람은 분노가 있는 사람이지요. (일동 박수)
‘사람이 되자’에 앞서서, 바보가 됩시다. 제가 바보 전략으로 완전히 성공한 사람 아닙니까? (일동 웃음 및 박수) 하여튼 여기 성공의 증명이 있으니까요. 누가 바보냐, 이해관계를 셈할 줄 모르는 사람을 우리가 보통 바보라고 하는 것이거든요. 말귀는 잘 알아듣는데, 손해나는 일을 부득부득 하는 사람, 이게 바보지요. 그래서 눈앞에 당장 가까이 보면 이익이 따로 있고 대의가 따로 있습니다. 근데 멀리 보면 대의가 이익입니다. (일동 박수) 그래서 눈앞의 이익을 볼 줄 모르는 바보가 되자, 앞으로 우리는 손해나는 일만 계속합시다. (일동 웃음 및 박수) 그렇게 사람을 모아 봅시다. 함께 토론도 하고 공부도 합시다. 그리고 스스로 지도자가 되려고 노력합시다.
전략적 사고로 대의와 대세, 민심과 여론 판단해야
전략적 사고가 필요합니다. 대의와 대세, 대세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닙니다. 대의로 대세를 이룰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이익이 대세를 이루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대의와 대세가 서로 충돌할 때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 하는 것이 전략적 판단의 핵심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어떤 때에는 대세를 거부하고 대의의 깃발을 외롭게 들어 관철하고, 어떤 때는 대세를 수용하고 따라가는 것입니다. 이 판단은 민심이 합니다.
민심과 여론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데 민심은 두 가지입니다. 가까이 보는 민심, 이익을 따지는 영악한 민심이 있고, 역사와 대의를 수용하는 멀리 보는 민심이 있습니다. 용어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서 가까이 있는 것은 여론이라고 하고 멀리 있는 것은 민심이라고 하면 좋을 것입니다. 여론 중에는 장래에 있어서 합당하다고 말할 수 있는 여론이 있고 지금은 나쁘지만 앞으로는 좋아지는 여론도 있습니다.
그래서 뚝심이 필요한 것이지요. 그저 뚝심이 아니라 소위 통찰력을 가진 전략적 사고의 능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고 민심의 해석을 잘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민주주의 훈련을 잘해야 됩니다.
타협할 수 없는 원칙과 타협할 수 있는 전략
무엇이 원칙이고 무엇이 전략인가, 원칙은 타협할 수 없는 것이고 전략은 타협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이론은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이라는 것은 가치 그 자체를 말하는 것입니다. 적어도 민주주의 정도의 수준을 갖춘 가치 그 자체가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인 것이고 나머지 타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당 내에서 FTA 같은 경우는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라크 파병까지 그렇게 봤습니다. 여러 가지 선택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타협하지 못할 원칙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우리가 반독재 투쟁할 때 독재와 타협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본가치의 문제, 민주주의 가치에 관한 문제니까요, 인권탄압, 고문, 이런 건 타협할 수 없는 것입니다.
사람이 된다는 것… 엘리트주의를 버려야
엘리트주의를 반드시 버려야 합니다. 여러분에게 저는 아무 것도 불안하지 않습니다. 딱 한 가지 제가 옛날에 경험했던 엘리트주의를 여러분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지요. 제가 초선 국회의원하던 시절에 추호도 타협하지 않는 그런 원칙을 가지고 있었고 모든 사람을 좀 우습게 보는 그런 자만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려움을 무릅쓰고 손해 보면서, 바보노릇 하면서 원칙을 관철하는 사람의 눈에 보통 사람들은 좀 우습게 보이지 않겠습니까? 맞습니다. 그것을 넘어서는 것이 사람이 된다는 것 같습니다. (일동박수)
전략과 원칙 뛰어넘어 사람을 끌어안을 수 있어야
저도 사실은 그동안 그런 수련을 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말하자면, 그런 역량을 발휘할 기회도 없었고 그런 수련을 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도 갸우뚱 갸우뚱 하면서 저울질 하던 그런 사람들이 주변에 왜 없었겠습니까? 그런 사람들에 대한 불쾌감이나 불신, 이런 것들을 다 뛰어넘어야 합니다.
시민에 의한, 시민주권사회 실현을 위하여
남의 기회주의는 용납합시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는 절대 기회주의에 빠지지 맙시다. 오로지 소신과 원칙을 가지고, 그러나 사람을 널리 포용하면서 걸어갑시다.
제 아이가 초등학교 다닐 때 남에게는 관대하고 자신에게는 엄격한 사람이 되라고 했었는데, 저도 실천 못하는 사람이지요. 저도 집에 가서 아내하고 싸우고 그러는데요. 그렇기는 하지만 꾸준히 그런 의식을 가지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능동적이고 창조적인 시민에 의한, 시민주권사회 실현을 위한 참여운동을 가열차게 펼쳐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