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여전히 유시민 지지자입니다. 그러다보니 생긴 버릇이 하나 있는습니다. 모든 정치인을 유시민을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지극히 유시민 중심적인 편협한 사고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은 유시민이 없는 12월 19일 떠올리며 내가 해야할 마지막 의무에 대해 생각해 본 글입니다.
경선이 끝나고 어느덧 일주일이 훌쩍 흘러가버렸습니다. 시간 참 빠르네요. 이제 패닉과 고통은 잠시 수그러든 것 같고 정똥에 대한 분풀이도 그 수위가 살짝 줄어든 것도 같습니다.
어쨌든 요즘 정똥이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를 복원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한편 가증스럽기도 하고 한편 안쓰럽기도 합니다. 이해찬 후보님도 기꺼이?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하셨더군요. 참~ 난감하다면, 인지상정일까요?
어쨌든 12월 19일 까지 우리의 처지라는 것은 참으로 딱하기가 이를데가 없다는 것은 여전히 현실입니다. MB와 정똥 사이에서 번민과 고뇌를 해야하는 이 현실이 정말이지 지독히도 징그럽고 수치스러운 것 또한 사실입니다.
주말 동안에 만나뵈었던 시민광장 회원분들과의 대화속에서도 이런 쓰라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생각해봅니다. 여전히 나의 기준이 유시민이라면 12월 19일 나의 선택은 무엇이어야 할지를.
대부분 동의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만 유시민과 정똥 사이에는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인간에 대해서 내릴 수 있는 다양한 판단기준들을 몽땅들이대어도 여전히 답은 같습니다.
그러나 12월 19일 대선투표 용지에는 유시민이 없습니다. 아마도 거기에는 정똥과 MB가 있을 것입니다. 문국현이나 이인제의 이름이 있을지는 현재로선 잘 모르겠군요.
그래서 같은 기준으로 유시민과 MB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라는 것은 과연 어떤 것일까라는 물음이 가능하겠습니다. 유시민과 정똥 사이에 하늘과 땅 만큼의 간극이 있다면 유시민과 MB사이에는 과연 얼마만큼의 차이가 있는 것일까?
직관적으로 얘기하자면, 유시민과 MB사이에는 저 광할한 우주만큼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 황당할 수도 있겠으나 굳이 비교하자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MB라고 불리는 그 사람은 한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예의도 갖추치 못한 갓으로 판단합니다. 지난 50년간 보아왔던 그 어떤 정치인도 이렇게 천박하거나 경박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MB에게서 정치, 경제, 사회를 논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이미 넌센스라는 생각입니다.
따라서 12월 19일 우리에게 남겨진 마지막 소박한 의무가 있다면, 그것은 MB같은 류의 인간이 위대한고 소중한 대한민국의 대통령 자리를 감히 넘보지 못하다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똥과 MB사이에서 고민한다는 것은 이를테면 어떤 쓰레기가 그나마 덜 냄새가 나는지 골라야 하는 것과 같은 불쾌함과 수치스러움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유시민 지지자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이기를 포기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상기하고자 합니다.
다만, 오해의 여지를 줄이기 위해서, 그러면 정똥을 찍으라는 것이냐며 항의하실 분들에게 대답을 드리자면... 그건 아니라고 말씀드립니다.
문국현이든 권영길이든 혹은 강운태든 그 누구라도 좋습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각자 판단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