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선대위원장 이해찬.... 탓 할 일이 아닌 듯 합니다. 욕은 더더욱 아닌 것도 같습니다.
아주 좁게는 당내에서 유시민 바람막이의 의미도 찾을 수 있어 보이고, 가장 넓게는 정당민주주의의 생존에 자신의 남은 정치인생을 걸어야만 하는 숙명을 받아들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좌절할 것이 아니라 배워야 한다. 가치는 역사에서 배우고 방법은 현실에서 찾아야 한다. 현실이 아무리 지리멸렬해 보여도 길은 그 속에 있다. 새로운 정당, 새로운 리더십은 지금 형성 중에 있다. 열린우리당에서 겪은 도전과 좌절의 모든 경험은 우리가 꿈꾸는 정당,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리더십을 창출하기 위해 우리가 치러야 할 역사적 비용이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실패가 아니라 거기서 마땅히 배워야 할 것을 배우지 못하는 것이다.
나는 정책으로 승부하는 민주적인 정당을 모색해 가는 길에 나의 경험과 지혜를 아낌없이 내놓을 것이다. 새로운 세대의 당원들이 20년 정당 경력자인 나의 경험을 현실을 분석하고 파악하는 자료로 100퍼센트 활용하기를, 그리하여 그 속에서 함께 가치를 실현할 방법을 찾아내길 바란다."
[청양 이면장댁 셋째아들 이해찬 中, p.108]
대통령님의 "외통수"라는 강력한 경고와 안타까움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올 수 밖에 없었던 많은 사연들이 있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해봅니다. 어떠한 결과를 낳을 것인지를 뻔히 알면서도 여기까지 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예상을 말합니다. 그리고 "외통수"의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가기전에 있었던 유시민의 마지막 저항. "승자가 당권과 공천권의 모든 전권을 행사 하도록 하자"라는 원샷 경선이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기회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유시민이 졌고, 이해찬이 무너졌습니다. 이제 우리는 정말 제대로 외통에 걸린 것 같습니다. 굴복과 불복사이의 마지막 선택만이 주어진 상황. 이해찬의 정동영 선대위원장 수락으로 불복을 면할 수 있게 되었고, 반면에 굴복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도록 되어 버렸습니다.
DJ식의 '배후정치, 지역연합정치, 집권만능주의 정치'가 우리 정치문화에 얼마나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는지를 느껴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주먹을 움켜쥐게 되는 분노도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분노와 뜨거운 가슴만으로는 영원한 약자이고 패자일 수 밖에 없는 우리의 나약한 현실도 받아들이게 됩니다.
유시민과 이해찬은 정동영과 싸운것이 아닌 듯 합니다. 우리 정치의 전반에 자리잡고 있는 원시적 정치문화의 뿌리깊은 악습들과 전면에서 한판승부를 벌인것으로 이해합니다. 정치판에 존재하는 구태라는 유령정치와의 한판 승부. 그리고 처절한 패배.
어쩔 수 없을 듯 합니다. 이제 두분은 진실마저도 침묵하게끔 하는 요괴가 판을 치는 그곳에 남을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그리고 이해찬의 남은 정치인생의 모든것은 당내정치에 쏟아 붇게 될 것이라 여겨지고, 그것은 우리가 용기와 신념만으로는 극복 할 수 없었던 많은 부분을 채워 줄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유시민은 정당민주주주의 정책정당의 토대를 다지는데 있어서 완벽한 설계와 기술적 뒷받침을 감당하게 될것도 같습니다.
이번 경선을 통해서 너무도 큰 자산을 얻은것도 같습니다. 이해찬이라는 정치인이 '정책으로 승부하는 민주정당'에 대한 새로운 꿈을 발견했다는 것과, 그의 새로운 꿈은 그동안 우리가 추구했던 정당민주주의를 현실화 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매우 높여 놓는 계기가 된것이라 여깁니다. 그리고 그것이 이번 경선을 통해 얻은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또한 이러한 자산을 바탕으로 이해찬과 유시민 두분이, 그리고 우리가 함께 '대통합민주신당'이라는 유령정치의 사생정당을 옳곧은 모습으로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과 기대를 가져보게도 됩니다.
글을 쓰다보니 말이 되는 듯도, 안되는 듯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여전히 많은 고민과 이해 할 수 없음이 존재하고 있다는 말일 수도)
확신과 기대라고 표현을 하긴 했지만, 이런 정당엔 발을 담그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쳐다보고 미련갖지도 않을 것입니다. 비록 이해찬의 큰 그릇과 유시민의 긴 안목에 동의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그러함에도 결코 함께 소속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배울것이 많은 어떤분이 "상정하신(上鄭下新)" (위는 정동영으로 하부는 새로운 모색을)이라는 표현을 했었습니다. 그것이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함포를 통한 위력행사는 우리가, 유령정당(대통합신당)의 종심 침투와 섬멸은 두분이.
위혁행사는 적극적으로, 종심침투와 섬멸은 은밀히.
서로의 눈빛과 글빛만으로도 통할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