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과 친노 세력의 몰락, "또 캠프가 망했어요" 이번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서 정동영 후보의 승승장구와 극명하게 대비되며 눈길을 끌고 있는 대목이 바로 친노 대표 주자인 이해찬 후보의 '끝모를 추락'이다.
노 대통령 명의도용 사건으로 정 후보의 캠프 사무실이 경찰로부터 압수수색 시도를 당하는 등 정 후보가 큰 곤욕을 치르는 과정에서 이 후보와 그를 둘러싼 친노 세력은 정 후보의 '사퇴'를 줄기차게 요구하는 등 사실상 '정동영 끌어내리기'에 가까운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과 실제 경선 결과들은 '정동영 승승장구-이해찬 꼴찌'라는 정반대의 결과들이 계속되고 있어, 이 후보는 물론 친노 세력도 사실상 '정치적 퇴출'에 가까운 역풍을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구체적인 사례로 이 후보는 지난 9월 17일자 동아일보-코리아리서치센터 조사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지지자들로부터 경선 후보 중 정동영에 이어 2위를 기록했으나, 경찰의 정 후보 캠프 압수수색 시도가 있었던 10월 6일자 같은 조사에서는 무려 11.9%나 급락하며 손 후보에도 크게 뒤지는 3위로 급추락했다. 반면 정 후보는 11.2%나 오르며 53.8%의 지지율로 1위를 질주했다.
특히 10월 6일자 동아일보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범여권의 단일 후보가 될 경우, 한나라당 이명박, 민노당 권영길 후보와의 3자 대결에서 이 후보는 민노당 권 후보에게도 밀려나 3위로 추락하는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줬다.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후보가 범여권 단일 후보로 나설 경우 민노당 후보에게도 밀려나는 수치가 나온 건 이 후보가 처음이었다. 이 후보의 경쟁력이 급전직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심지어 이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범여권의 단일 후보로 나설 경우 민주당은 물론 대통합민주신당 지지자들조차 이 후보보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더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돼, 범여권 지지층으로부터 이해찬 등 친노 세력에 대한 반감이 얼마나 심각한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또한 10일자 중앙일보-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는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파행 사태의 책임이 세 후보 모두에게 있다는 응답이 35.4%, 당 지도부 18.9%, 정동영 13.5%, 이해찬 2.4%, 손학규 1.9%순으로 나타났다.
또 10일자 한겨레-리서치플러스 조사에 따르면,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파행(갈등)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느냐'란 물음에 국민들은 정동영 37.1%, 이해찬 31.8%, 손학규 17.9%순으로 답해, 정 후보 책임론이 더 컸지만 이 후보의 책임을 묻는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이 조사에서 호남과 충청권에서는 이해찬 후보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응답이 각각 48.1%, 37.8%로 1위로 나타나, 이들 지역에서 이 후보의 정 후보 공격에 대한 역풍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호남에서는 정 후보의 책임이 크다는 응답이 손 후보(34.1%)보다 크게 낮은 13.2%에 불과했다.
또한 경선 진행 과정에서 세 후보에 대한 생각이 이전보다 더 나빠졌다는 응답이 좋아졌다는 응답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결국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세 후보 모두 경선 파행 과정에서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은 것이다.
설성가상으로, 젊은층이 많이 참여할 거라는 이유로 자신들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잔뜩 기대하며 이 후보 진영은 물론 친노 인터넷 사이트까지 총동원돼 전력을 기울였던 '모바일 투표'마저 두 번의 개표 결과 모두 이해찬를 여지없이 외면했다. 1위는커녕 또 꼴찌의 연속이었다.
아직도 20~30대가 또는 개혁·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이 친노 세력을 개혁·진보 세력으로 또는 우군으로 인식하고 있을 것이란 '커다란 착각'이 낳은 결과였다. 이미 젊은 유권자들은 노무현, 이해찬, 유시민 등 친노 세력이나 손학규나, 정동영이나, 이명박이나 서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정책적 노선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걸 깨달은 지 오래됐다는 사실을 그들만 정녕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국민의 수준을 얕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결국 마지막 희망을 걸었던 모바일 투표에서마저 예상을 깨고 손 후보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이 후보는 또 다시 연거푸 꼴찌를 기록, 한미디로 '죽 쒀서 개 준 격'이 됐다.
유시민에 이어 이해찬 후보도 "캠프가 망했어요."를 선언해야 할 판이다.
친노 세력의 '정동영 끌어내리기' 역풍, '충격과 공포'의 연속사실 친노 진영은 친노 후보 중 한 명이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서 승리하면 '한방에(원샷으로)' 범여권의 주도권을 거머쥘 수 있다는 기대 속에 일부 지지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열린우리당 사수를 포기하며 '기찻길 따라' 대통합민주신당행 막차를 탔다.
예비 경선에서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 등 세 명의 친노 후보가 모두 컷오프를 통과할 때만 해도 '친노 단일화 쇼'로 단박에 대통합민주신당의 선두 주자로 부상하리란 희망에 부풀기도 했다.
그러나 유시민 후보의 "첫 경선지부터 거뜬히 1위를 해보이겠다."는 장담부터 꼴찌를 기록하면서 친노 후보들의 '허풍 레이스'가 시작되더니, 광주·전남 경선과 모바일 투표 등 친노 돌풍의 진앙지가 될거라며 잔뜩 기대했던 곳마다 여지없이 꼴찌를 기록하며 '대허풍의 파노라마'를 쓰고 있다. 심지어 친노 세력의 중심지라는 부산·경남에서마저 정 후보에게 1위를 내주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경선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언론에 여론조사 결과가 보도될 때마다' 친노 세력에겐 가히 '충격과 공포'의 연속이 아닐 수 없었다.
사실 정동영, 손학규 후보 중 누가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되든 친노 진영에겐 최악의 상황이었다. 손 후보는 누구보다 노무현 대통령과 친노 세력에 부정적이었다. 손 후보는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을 문닫게 한 장본인이다.", "노 대통령이 끼면 낄수록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올라가고 범여권 표만 떨어진다. 제발 좀 비켜 있어라."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사실상 반노(反盧)에 가깝다. 손 후보의 반노 노선은 범여권에 거부감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쏠쏠한 재미를 보기도 했다. 정 후보는 비노(非盧)에 가깝지만, 친노 세력과의 인간적·감정적인 앙금이 이미 회복 불능 상태로 접어들었다.
그렇다고 친노 세력이 자신들의 모든 것을 걸고 대통합민주신당의 '원샷 경선'에 뛰어들어 '도박'을 한 이상, 이제 와서 밑천 다 털렸다고 깽판치고 뛰쳐나갈 명분도 없다. 설사 뛰쳐나간다 해도 도박으로 집 날린 사람들을 곱게 봐줄 사람은 거의 없다. 친노 세력이 열린우리당 사수를 포기하고 대통합민주신당행을 택한 것 자체가 이미 죽기 살기로 뛰어든 정치적 도박이었기 때문이다.따지고 보면, 애초부터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 룰 자체가 이미 동원 경선을 하도록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것이 정녕 문제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면 사전에 룰를 바꾸도록 하든지, 그게 받아들여지지 았았다면 처음부터 그런 경선에는 참여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
축구 선수가 경기 도중에 자기 팀이 골을 먹기 시작하자, 룰이 문제라며 상대 팀 선수와 축구협회만 욕하면서 '뻥축구'로 일관하는 모습에 박수칠 관중은 없을 것이다.
이에 따라 친노 세력을 대표해 단일 주자로 나선 이해찬 후보의 추락은 향후 친노 세력의 정치적 운신을 극도로 제한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친노 진영 내에서도 이번 경선에서의 참패를 계파로서 존폐의 문제로까지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팽배해 있다. 바로 그런 위기감이 '정동영 끌어내리기 공세'에 더욱 올인하는 모습으로 표출된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 후보와 친노 세력은 이번 경선에서 자신들이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해' 나온 건지, '대통령 후보를 끌어내리기 위해' 나온 건지 분간이 안 갈 정도였다. 경선 기간 내내 상대 후보를 상대로 고소·고발장만 쓰다 끝났다.
일각에선 친노 세력이 오늘 대통합민주신당의 후보가 확정된 이후엔, 일부가 이탈해 패잔병들끼리 '영남친노신당'을 만들거나 문국현 신당에 가세할 것이라는 관측이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그동안 친노 세력의 정치 행태로 보아 무슨 핑계거리를 만들어서라도 '2002년 후단협'과 같은 길을 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경우이든 그것은 곧 그들의 '무덤'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들을 받아들인 사람들까지 '죽음의 키스'가 될 공산 또한 크다. 국민들은 아무리 그럴듯한 명분을 갖다붙여도, 일단 경쟁에 뛰어든 이상 '경선 불복'하고 뛰쳐나간 세력에게는 매우 냉혹했다. 억울하기로 치면 불과 1.5% 차이로 진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만큼 땅을 칠 사람도 없겠지만, 그가 깨끗하게 승복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경선 불복자'에 대한 엄중한 민심을 극복하기 힘든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하물며 경선 내내 꼴찌만 하던 패잔병들의 경선 불복을 양해해줄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낙장불입(落張不入), 진퇴양난(進退兩難), 사면초가(四面楚歌). 친노 세력의 앞날이 이래저래 꽤 '고단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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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의 이삭 줍기, '아직은 희망사항일 뿐'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의 난맥상 때문에 장외의 문국현 후보가 '이삭 줍기'를 통해 '범여권의 대안'으로 급부상할 것이란 관측은 아직까지는 '희망 사항'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9~10일자 'CBS-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정동영(대통합민주신당), 이인제(민주당), 문국현(독자세력) 후보 3인이 각 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될 경우를 가정한, 범여권의 후보 단일화 시 가상대결에서 '정동영 36.1% : 문국현 19.1% : 이인제 15.0%'로 정 후보가 다른 후보들을 17% 이상의 큰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10일자 '한겨레-리서치플러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향후 범여권 후보 단일화 시 '어느 정치세력을 중심으로 후보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란 물음에 국민들은 대통합민주신당 39.6%, 민주당 14.1%, 문국현 신당 8.9%순으로 답해 범여권의 단일화 과정에서 대통합민주신당이 주도권을 쥐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정동영 후보의 지지기반이 범여권의 다른 후보들보다 여러 면에 가장 탄탄한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어, 최소한 범여권 후보 중에서는 가장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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