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전쯤 일입니다. 어떻게 그걸 기억하냐고요? 국민연금이 1988년부터 시행되어 최초 노령연금 수급자가 1993년에 발생했기 때문에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지요...
하루는 초로의 신사분이 방문하셨습니다. 국민연금을 탈퇴하시겠다고요. 그 분은 회사에서 4년쯤 연금을 납부하다가 퇴사하신 후 임의계속가입을 하셔서 보험료를 납부하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특례노령연금에 해당되므로 60개월만 납부를 하면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분이었습니다. 찾아오셨을 때는 정확히 59개월을 납부하셨을 때였습니다. 즉 1달만 더 납부하면 연금을 바로 받게 되시죠. 그런데 탈퇴하겠다니요! 저는 바로 어제 00일보의 국민연금기금 고갈 보도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바로 설득에 들어갔습니다. 아마 제 기억으로 약 30여분간 대화를 나누었던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마지막으로 하신 말이 지금도 제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난 당신을 이해한다. 당신은 공단직원이므로 그렇게 말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면 신문에서 없는 말을 지어냈단 말이냐? 난 공단직원인 당신보다 언론을 믿을 수 밖에 없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30여분을 설득하였으나 끝내 그분의 마음을 돌이키지 못했습니다. 그분은 탈퇴를 하신 후 반환일시금을 받으셨습니다. 아마 지금 생존해 계시면 70대 후반이시겠죠. 연금과 반환일시금은 수익이 하늘과 땅차이입니다. 지금도 수익률이 높지만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초기 연금가입자는 거의 복권맞은거라고 보셔도 됬습니다. 지금 연금이 고갈됬습니까?(하긴 여론조사 해보면 고갈됬다고 답하는 분이 절반도 넘을 것입니다) 연금 고갈은 지금부터 약 40년뒤의 일입니다. 어떤 유명한 외국의 학자가 한국은 대단하다고 했다죠. 수십년뒤에 있을 기금 고갈에 대해 벌써부터 준비한다고 말입니다.
어떻습니까? 저는 언론을 믿지 않습니다. 국민연금에 관한 보도때문에 다른 보도도 잘 믿지 않습니다. 언론에서 정확하게 사실보도만 했다면 지금 국민연금이 이렇게 비난받지는 않을 지도 모릅니다. 언론은 시청율과 판매부수에 목메고 있습니다. 기사제목과 내용이 전혀 다른 것도 많습니다. 제목은 쇼킹하게 띄웁니다. 그러나 내용은 그렇지 않습니다. 바쁜 국민들은 기사 제목만 보고 국민연금을 욕합니다. 심지어 주식투자 수익률 보도를 하면서 서로 다른 해의 통계를 사용한 것도 보았습니다. 제 기억으로 공단에서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던 적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가장 큰 걱정은 앞의 사례처럼 국민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직장인들이야 급여에서 연금을 떼므로 덜하겠지만 개인가입자의 경우 소득이 있음에도 신고를 안하던가, 연금을 납부할 능력이 있음에도 미납하는 경우가 있고 이에 따라 연금을 받을 수 있음에도 못받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연금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아마 앞으로 국민연금 제도는 현재보다 혜택이 줄어들 것입니다. 이는 현재 너무 적게 받고 너무 많이 주기 때문입니다. 예금이나 대출이자율 0.몇%에 은행을 바꾸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수익률 0.몇%가 아니라 100%, 200% 높은 국민연금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