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 민주신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대통령의 명의를 도용한 사건이 일어났다. 대통령의 명의가 도용된 것이 문제가 아니다. 대상이 누구라도 명의가 도용된 것 자체가 커다란 범법행위이다. 또 정동영 후보측 외에도 다른 후보측에서 명의를 도용한 일이 있다고 한다. 명의도용이 밝혀진 모든 사례에 대하여 수사를 해야할 것이다. 명의도용이라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예외없이 처벌을 받아야한다.
그런데 정동영 후보캠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되지 못하였다. 지지자들의 물리적 저지로 말미암은 것이다. 있어서는 안될 심각한 사태가 아닐 수 없다. 공권력이 정당한 법절차에 의하여 영장을 발부받고 시도된 압수수색이 지지자들의 물리력에 의하여 저지된 상황은 매우 엄중한 일이다.
정치인들에 대한 영장의 집행이 좌절된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화갑 전의원에 대한 영장의 집행이 지지자들에 의하여 무력화된 일이 있었다. 이인제 의원의 경우도 지지자들에 의하여 공권력이 행사될 수 없었던 일이 있다. 공권력이 지지자들의 물리력앞에 집행되지 못한 일이 일상처럼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사례들이 나름 비중있는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일어난 일이었지만 이번에는 좀 특별한 경우이다. 원내 제1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라는 점에서 그렇다. 이전의 사례에 비추어 그 중요성이 훨씬 크다. 원내 제1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가 지지자들을 동원해서 공권력을 무력화 하였다.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에 관련된 정치인이 대선후보가 된다면 참 암울한 일이다.
이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정치인들은 정치공작론을 설파한다. 마치 자신을 탄압받는 희생양이라도 되는 것처럼 주장하여 정치적 이익을 챙기려 한다. 대단히 비겁하고 부당한 일이다. 대한민국의 공권력이 아직도 그렇게 부당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주장을 한다면 국민에 대한 모독행위가 된다. 여전히 대한민국은 그렇게 저열한 공작이 판치는 나라라는 말인가?
대선에 출마하여 국민의 지지를 받으려는 사람은 적어도 자신의 혐의를 벗기 위하여 공권력을 모함해선 안돼는 것이다. 편향된 지지자들을 사주하여 공권력을 무력화시켜선 안될 일이다. 혐의가 없다면 더더욱 당당히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옳다. 그것도 가능한 빨리 수사의 결론이 도출돼야 유리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당당하다면 압수수색에 응해야한다. 자신의 캠프가 조직적으로 명의도용 사건을 벌이지 않았다면 압수수색이 두려울 게 뭔가? 잘못이 없는데 수사를 방해하고 지연시킬 이유가 무엇인가? 지금이라도 말도 안되는 정치공작론을 설파하지 말고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도리이다. 정권을 잡아 국민에게 봉사할 정치인이라면 금도가 있다. 지지자들을 방패삼아 공권력을 무력화시키는 짓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른 후보들도 그런 불법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그것이 압수수색을 물리적으로 막는 행위를 정당화할 명분은 안된다. 차라리 다른 후보들의 불법사례를 수집하여 사법당국에 고발하라. 그리고 수사를 촉구하라. 당당하게 경찰의 영장집행에 응하라. 무엇을 숨기기 위해서 물리적으로 막는 것인가?
대선후보가 공권력을 그렇게 무력화해선 법치주의에 기반한 반듯한 나라를 만들 수가 없을 것이다. 부당한 방법으로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하지 말라. 불리하면 음모론이나 정치공작설을 흘리지 마라. 증거가 없다면 함부러 주장하지도 말아야한다. 법질서를 지키는데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라. 그래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