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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많던 ‘아리랑 공연’ 실제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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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 체제인정·존중 차원…“기립박수는 손님으로서의 예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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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민감한 내용 수정·노 대통령 환호 장면 삽입 등 ‘배려’ |
아니나 다를까. 10월 4일자 조선일보 3면은 “노 대통령 기립박수 순간 ‘김일성 찬양’ 카드섹션” 제목의 기사와 함께, 노무현 대통령이 공연 시작전 관중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답례하는 사진과 공연도중 김일성 주석 카드섹션 장면을 교묘히 교차 편집해 내보냈다. 이 ‘연출된 편집’이 어떤 효과를 내는지는 뻔하다. 일부 보수언론들의 ‘냉전적 사고’가 여지없이 드러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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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4일자 조선일보 3면 “노 대통령 기립박수 순간 ‘김일성 찬양’ 카드섹션” 제목의 기사와 편집된 사진. | 그러나 지난 2일 밤 모습을 드러낸 ‘아리랑’은 이념적으로 문제될만한 장면은 ‘빼고’, 평양을 방문한 노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한껏 ‘살린’ 공연이었다.
노 대통령 내외는 3일 오후 8시께 대동강 능라도경기장(일명 5월1일 경기장)에서 1시간 30분 동안 아리랑 공연을 관람했다. 노 대통령이 입장하자 관중들은 ‘와~’ 하는 함성과 함께 기립 박수로 환영했으며, 노 대통령은 꽃다발을 높이 치켜들어 답례했다. 이날 공연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노 대통령과 나란히 주석단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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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노무현 대통령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대동강 능라도 5.1경기장에서 아리랑 공연이 시작되기 전 관중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 공연이 시작되자 김 상임위원장은 공연 팸플릿을 보여주며 간간이 노 대통령에게 공연 내용을 설명했고 노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를 경청했다. 차분히 공연을 관람하던 노 대통령은 8시44분쯤 김 상임위원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자 잠시 뒤 일어나 함께 박수를 치기도 했다.
이념 자극 장면 수정, 노 대통령 환영·태권도 장면 등 대체 삽입 북측은 애초 서장과 본장 1~4장, 종장으로 구성된 전체 공연 가운데 고 김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칭송하는 내용의 서장을 통째로 없앴다. 대신 공연 시작에 앞서 출연진들이 노 대통령을 향해 모란과 진달래 등의 종이꽃을 흔들며 환호하는 내용을 삽입하고, 일제 강점기 한민족의 수난사로 시작하는 ‘1장 아리랑 민족’ 공연으로 곧바로 들어갔다.
북측은 종장에서도 ‘영원히 번영하라 조선로동당’, ‘위대한 우리 당에 영광을’ 등 노동당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카드섹션 내용을 대부분 제외했다. 또 ‘제2장 선군아리랑’의 ‘6경 아리랑 민족의 기상’ 장면 중 북한 인민군의 위력을 과시하는 총검술 장면을 빼고, ‘태권도 민족의 슬기’라는 카드섹션을 배경으로 출연진이 태권도 시범을 보이는 장면을 새로 집어넣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직접적으로 형상화한 카드섹션은 등장시키지 않는 등 공연 내용을 순화한 것이다.
노 대통령 “기립박수는 손님으로서의 당연한 예의” 공연 막바지에는 출연진과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 노 대통령을 향해 환호하는 예의를 갖추기도 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출연자들과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권양숙 여사를 비롯, 동석했던 남측 공식수행원들과 특별수행원 전원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공교롭게도 이때 김 주석을 찬양하는 노래가 흘러나오면서 카드섹션에 ‘21세기 태양은 누리를 밝힌다. 아, 김일성 장군’이라는 구호가 나타났고, 이어 노 대통령이 박수를 치는 도중 ‘무궁번영하라 김일성 조선이여’라는 구호로 바뀌었는데 이를 일부 언론들이 문제삼은 것이다.
노 대통령은 공연이 끝난 후 공연 관람 도중 박수로 격려한 데 대해 “손님으로서 당연한 예의”라고 말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상호 체제인정·존중 차원서 접근할 때 됐다” 대승적 판단 정부가 이번 정상회담 기간 중 아리랑 공연 관람을 결정하게 된 데는 남북이 상호 체제를 인정·존중하는 차원에서 접근할 때가 됐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공연의 관람 여부 자체가 문제가 되는 시대는 지났다는 ‘대승적 판단’인 셈이다. 북한 문화예술 공연 대부분이 체제선전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를 금기시했을 때 남북관계, 특히 사회문화부문 교류에 있어 운신의 폭을 좁힐 수 있다는 현실론도 감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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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오후 대동강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아리랑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 아울러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2005)을 비롯한 1만여 명의 우리국민들과 블래터 FIFA회장(2002), 메가와티 인니 대통령(2005) 등 외국 정상급 인사들이 이미 공연을 관람한 바 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전 국무부 장관도 지난 2000년 아리랑 공연의 전신격인 ‘백전백승 조선노동당’을 관람했다.
2일 관람석은 10만여 명의 평양시민과 군인, 공무원들로 가득찼으며, 남측 특별수행원과 일반수행원들은 노 대통령과 같은 열에서 공연을 관람했다. 북측 관계자는 “인민군과 공무원들을 아리랑 공연에 동원, 각각 노 대통령 좌측과 우측 관람석에 앉힌 것은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러 온 노 대통령을 예우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아리랑은 지난 2002년 고 김 주석의 90회 생일을 기념해 처음 선보인 북한의 집단체조 및 예술 공연으로 2002년 4월29일~8월15일까지 공연됐다. 2005년 두 번째로 실시된 아리랑 공연은 노동당 창건 60주년(10월10일)과 6.15 공동선언 5주년 등을 기념해 기획된 것으로 8월~10월까지 공연된다.
음악, 전통무용, 기계체조는 물론 고난도의 서커스적 요소까지 가미된 아리랑은 1회 공연때마다 10만명이 출연한다. 특히 화려하고 웅장한 대집단체조(매스게임)과 2만명이 동시에 진행하는 카드섹션이 공연의 백미로 꼽힌다. 북한은 2002년 아리랑 공연 때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 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한 바 있으며, 이후에도 공연을 외국인 관광객 유치 상품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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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성원 (witgen21@korea.kr) | 등록일 : 2007.1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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