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시작 전이라며 맘 놓고 술 마시던 금요일 저녁 문자 하나가 들어왔습니다.
'22일 유시민님과 함께 아차산 산행!'
산 오르려면 컨디션 좋아야 하니까 얼른 마시던 술잔 놓고 집으로 왔습니다.
가슴이 두근두근.... 새벽까지 잠이 안 오고, 맞춰 놓은 알람보다 먼저 벌떡 일어났습니다.
'무뇌 유빠' 운운하는 소리에 꽤나 발끈했었고,
'유뇌 유빠'라고 자처했었지만 제 반응을 보면 무뇌라고 해도 할 말 없습니다. ^^
사람 좋아하는 것은 가슴이 시키는 일이지, 머리가 시키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나 가슴이 시키는 일을 머리가 받쳐 주지 않으면 그 사랑은 무책임해져 버린다는 것을
지난 몇년 간의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슴의 소통과 머리의 각성이 결국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도
유시민님을 통해 더욱 절절히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의 유명해 3종 세트. 추석 이후에는 특별 추가 구성으로 신기남 보너스도 있답니다. ^^
이런 분들 우리나라 정치판에서 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지난 세월 살아온 보람을 느낍니다.

찍고 보니 그림이 좋아서 올립니다. 오른쪽 분은 보좌관이신가요?
다른 분도 '스토커' 운운하셨는데 사실 저도 스토커 오해 받을까 봐 바로 들이대지는 못하겠더라구요.
유티즌들 중에 아직 유시민님 한번도 뵙지 못한 분들도 계실 텐데 저는 악수도 '자그마치 2번'이나 해 보고, 오늘은 마침내 사진도 함께 찍었는데 너무 좋다 보니 잔뜩 긴장해서 사진 속의 제 모습은 제가 봐도 민망한 모습이군요. ㅠ.ㅠ
아무래도 저는 스토커하기엔 글러 버린 성격입니다. ㅡ..ㅡ

유시민님 누님이신 유시춘님입니다. 사실 유시민님이 80년대 말, <거꾸로 읽는 세계사>로 유명해지기 전, 소설가 유시춘님의 이름이 저에겐 훨씬 익숙해서 나중 두 사람이 남매였다는 사실을 알고, "그 집안 사람들은 무얼 먹길래 그리도 글발이 좋단 말이냐!"하고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동생 유시주님도 살짝 글을 쓰신 걸로 압니다. 제가 일하던 직장에서 글 부탁했을 때 한번 뵈었는데 그 때도 유시민의 여동생이 아닌, 유시춘의 동생으로 소개받는 게 더 이해가 빨랐답니다.
유시춘님이 동생 때문에 민가협 활동도 한 거 알고 계시나요?

의외의 인물인 숙명여대 권성우 교수도 오셨습니다. 이 분이 교수가 된 줄을 몰랐네요. 유명한 문학 평론가이십니다. 전 이분을 50대로 생각했는데 대학 시절에 이미 등단했던 까닭에 제가 그 이름을 들은지 그리 오래된 것이더군요.
독재 타도와 민주 실현이라는 목소리가 뚜렷했던 80년대가 지나고, 90년대와 2000년대를 지나며 한국 지식인 사회는 회색빛 보수와 애매한 진보 사이에서 구심점이 없는 상태로 새로운 편짜기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냉철한 이성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사회 과학계 인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 투쟁의 대상이 사라진 문학계에서는 아예 '주의'란 게 있나 의심스러웠는데 이 권성우님은 '놀랍게도' 자기 목소리로 유시민을 지지하시는군요.
요즘 저 바닥이란 게 누구 지지한다고 카밍아웃하기도 조심스럽지만, 유시민처럼 지식인들의 '밥그릇' 위협할 만한 상대는 '질투의 대상'이라서 강준만이나 진중권류의 '까고 씹어대기'가 오히려 더 자기들 사이에서는 '속시원하다'는 반응이거든요.
순수 그 자체를 내세우지만 속내는 치열함 없이 겉멋 들린 문학동네, 문단계의 끼리끼리 싸고 돌기로 또다른 권력이 되어 버린 창비 등과 몇년 전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더니 유시민을 이해하는 것을 보아 당연히 그렇겠다 싶습니다. 혹시 이 분도 그 동네에서 '싸가지 없다'는 소릴 듣고 계신 것은 아닌지? ^^
문학 평론이라는 대단히 어려운 장르의 글을 쓰시는 분이지만 유시민님의 '소통 능력'의 진가를 알고 계시는군요.
내년 조세희님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30주년 기념 편집도 맡으셨답니다. 시간 되시면 한번 권성우님의 평론 한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80년대는 문학 평론도 정치를 이해하는 좋은 틀이었는데 지금은 아쉽군요.....

지난 몇년 사이 더 마르고, 얼굴이 더 상한 것 같아서 맘이 많이 아픕니다. <캠프가 망했어요>에서 그 앞머리,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저만 그랬나요?), 게다가 그 깜찍한 새싹 모양 손 벌리기!
선대 위원장 하시면 이젠 올빽 포기하시고, 앞머리 내려 주세요.

유벗들과 함께....
요즘 20대들이 이 유벗 같기만 하다면야 얼마나 좋겠습니까?
무뇌가 차라리 낫지, 한나라당 타령하고 다니는 학생들 보면 섬뜩하기조차 합니다.
어쨌든 우리의 모임이 유시민이라는 한 정치인의 팬클럽으로만 끝난다면
유시민님 본인이 누구보다도 가장 섭섭할 것입니다.
오늘 당부하셨듯이 5년 후, 주변의 백명에게 투표 권유를 해도 먹힐 만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리 같은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랑을 한다면 책임을 져야죠.
그 책임을 제대로 된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바로 유시민님이 우리에게 바라는 게 아닐까요?
그는 팬이 아니라 더 좋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 나갈
팀을 원하는 것입니다.
유시민님과 그 가족분들, 유티즌 분들 모두 추석 잘 보내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