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2007년 8월 8일부터 오늘까지 30여일간의 유시민선거사무소 추억을 되살리며
감히 시민광장 동지들에게 '유빠이유서'를 제출합니다.
본론에 앞서 먼저 저는 흔히 말씀하시는 '선수'도 아니며, 유시민의원님을 모시기에 앞서 그 어떤 정치적 지향점도, 또한 아무런 의식조차 갖지 못했던 우매한 '자연인'이었음을 부끄럽게 밝힙니다. 다만 욕심이 있다면 저의 글이 선배 유빠님들의 사무친 마음에 작은 희망의 파장이라도 전해드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처음 그분을 알았던 때는 대학교에 입학하던 8,9년 전이었습니다. 제 또래 학번들이 쉽게 접하기 힘들었던 소위 '운동권' RP들은 유시민의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을 꼭 추천했었습니다.
특히 100분 토론에서 명쾌한 논리와 이글아이 신공을 펼치시며 구태스러운 수구주적들에게 통쾌한 촌철살인급의 멘트를 날리실 때마다 통쾌해했던 머나먼 기억들도 갖고 있었습니다.
그후로 대학졸업과 함께 군대에 입대해 장병들을 정치훈련(?) 해야한다는 보직을 명받아 바로 4년 가까이 보수집단에서 있으면서 정치적관심이나 20대초에 누구나 가져봤음직한 치열한 의식들은 하나둘씩 잊혀져 갔었습니다.
물론, 그 사이 대한민국에 거주하면서 한국정치상황을 전혀 몰랐던 것은 아니었으나 여기 계신 분들과 달리 노풍이 불땐 정치학을 배웠다는 어설픈 깜냥으로 노사모를 질투하고, 탄핵사태 때는 군에서 휴가가 반려될지 모른다는 걱정만 하던 부끄러운 과거였습니다.
그랬던 제게 다행이도 기회가 내려 우리나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정치적 책무를 다하고 무엇인가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바로 '유시민'을 유심히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우리의 힘은 유시민 개인이 아니라 유시민을 지지하는 이들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선거에서는 졌지만 40여명도 채 안되는 미니캠프를 조직해서 누구보다 치열한 노력으로 나비효과와 같은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신 분들 또한 우리의 과정을 빛나게 해주셨습니다.
주말도 없이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하루의 2/3 가까이를 함께하면서 큰 소리 한번 내지않으면서 웃으면서 즐겁게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하나하나가 힘차게 날갯짓을 해서 유시민의원을 띄울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으니까요.
물론 그 자연인 '유시민'의 매력과 가능성이 없었다면 우리가 '힘찬 날개'를 가졌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겠죠. 30여일 동안 그는 충분히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냈고, 멧돼지를 비롯 서울대학부폐지, 모병제도입 등 그의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주셨습니다. 다만 아쉬운 건 황헌앵커와 같이 저널리즘 석사를 갖고도 언론의 중립성을 이해못하는 무늬만 저널리스트, 또는 몇 몇 찌라시 언론사에 의해 편파보도 또는 배제논리 때문에 국민들이 유시민을 유심히 들여다보는데 많은 장애가 있어 이번 선거에서와 같이 아쉬운 결과가 나타났던 것이죠.
하지만 유시민은 끝까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선거운동을 하시는 동안에는 아침메뉴로 700원짜리 사발면을 먹고도 하루에 수차례 아침 라디오 방송에 나오셔서 환산할 수 없이 값진 말씀을 국민들과 나누셨고, 나폴레옹보다도 짧은 수면을 하시면서 그보다 더한 기지를 보이셨습니다. 그리고 끝에는 수많은 열혈지지자와 수천만의 예비지지자를 배경을 두고도 깨끗하고 참된 정치,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적 결단으로 그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져주었습니다.
민주개혁세력이기 이전에 깨끗한 정치, 정치를 더럽히지 않는 정도로 승부하겠다는 굳은 의지로 후보단일화를 이루고, 명패만 올려 두는 것이 아니라 넥타이도 벗고 단추도 푸르고 머리까지 산발하며 '의리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니까요.
과정만으로도 우리는 승리했습니다. 그리고 희망을 꺼뜨리지 않았습니다.
지금 이순간 한순간의 슬픔이 묻힐만큼 희망으로 가슴이 사무칩니다. 저 또한 그랬듯이 대한민국정치에서 우리 국민들이 오늘은 패배했지만 내일은 승리하리라 굳게 믿습니다. 오늘을 이후로 유심히 '유시민'을 볼테니까요.
선배 유빠님들이 유시민에 대해서 수많은 시간을 고민하며 합리적 선택을 내렸듯이, 저 또한 늦은 결정이지만 불러주시든 부름이 없으시든 '무조건' 달려가기를 희망합니다. 산더미 같은 설겆이감이 쌓여있지만 이미 우리 두손엔 고무장갑이 껴있고, 풍성한 비누거품이 나고 있으니까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5년후에도 그리고 9년후에도 무조건 달려가겠습니다.
PS. 제목에 부끄럽게도 지극히 감정적인 글이었습니다. 요약하면 옷을 고를 때면 핑크색 옷을 왠지 사야할 것같은 그런 부담감, 하루에 한번씩은 검색창에 '유시민'을 쳐야 손가락이 움직이는 그런 징크스, 이제는 정치인을 싸잡아 욕하지 않는 대신 똑바로 못하는 정치인을 보면 부모죽인 원수한테나 하는 쌍욕이 입에서 베어나오는 그런 습관들... 이에 신고합니다. '유빠'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