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하는 분들은 대부분 이런 경험들 가지고 계실겁니다.
"대리같은 부장"
"하청같은 원청"
자신의 맡은 바 역할 보다는 휴지 주우러 다니고, 기획서를 자신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수정시키거나, 시시콜콜 디테일한 사안까지 참견하며 나대는 고참사원.
일을 시켰으면 진득이 앉아 하청업체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얻어내고 협의를 통해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원청의 입장인데, 일을 맡겨놓고도 미심쩍어 들락날락 중간중간 지속적으로 지분거리는 바보같은 원청업체.
바로, 바보가 부지런하기까지 한 최악의 경우라 하겠습니다.
자리지키기. 이것이 톱니바퀴처럼 물려 돌아가는 유기체적 사회구조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는 한두해만 사회에서 움직여 봐도 금방 그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는 아주 기본적인 얘깁니다.
"새시대를 맞지 않고 구시대의 막을 내리겠다는 대통령"
"자신의 소속정당이 잘나가기 보다, 대한민국만 잘 살기 보다, 동북아와 세계안에서 힘의 균형을 이루고 평화를 지속시키기 위해 애쓰는 대통령"
무릇 나라의 대통령 자리는 바로 그런 자리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대단히 위대한 일일까요? 맞는 말이기도 하고 맞지 않는 말이기도 합니다.
지금껏 역대 대통령들의 행실로 보아서는 천지가 개벽할만큼 다른 차원의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선 위대하겠지만 상식선에서 얘기해보면 노무현 대통령의 행보는 자신의 자리를 제대로 찾아서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겁니다.
위에서 말했지만 설계의 큰 틀을 제시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역량을 모두 쏟아 부을 수 있도록 활동영역을 보장해 주는 것이 바로 윗사람, 큰 사람이 할 일이라는 겁니다.
시시콜콜 건물 앞 광장을 어떻게 꾸밀 것인지, 행사의 슬로건을 무엇으로 정할 것인지를 머리가 모두 꿰차고 '나 아니면 만족 못한다'는 식으로 머리가 할 일 손 발이 할 일 구분 못하고 자리지키지 못하는 사람은 이제 도태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농부는 땅의 미래를 보고 보다 땅이 기름질 수 있도록 기다릴 줄 도 알아야 하고, 갈아 엎을 줄 도 알아야 합니다.
시인은 냉철하게 인간과 사회의 관계에서 발전 가능성을 발견해 내고 인간애를 불지펴 내야 합니다.
군인은 사심없이 나라의 안위를 걱정해야 하고 교사는 이 땅의 미래를 가꾼다는 생각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보다 많은 가능성으로 아이들을 풀어주어야 합니다.
세상이 비뚤어지고, 비상식적으로 흐르는 이유가 바로 초등학생에게만 물어봐도 알 수 있는 상식을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죠.
한 탕 노리는 대통령, 사기꾼 마인드의 농부, 장사꾼 마인드의 시인, 뒷거래에 능숙한 군인과 아이들을 닭장의 닭들로 여기는 교사가 판을 치는 세상에선 더 이상 아름답고 행복한 미래를 내다 볼 수 없는 것입니다.
대통령의 지역구도 타파 의지.
그것이 통할지 통하지 않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통하기를 바라지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통하지 않는다고 해서 실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비로소 자신의 일을 하는 대통령을 만났기 때문이죠.
대통령이 보여주는 지극히 상식적인 자리의 모습은 시간이 더뎌도 점차점차 사회 전반으로 파급될 것입니다. 그래서 사장은 사장의 일을 하고 대리는 대리의 일을 하며, 농부는 농부의 일을 하고, 군인과 교사와 시인 또한 자신의 일을 해 나갈 것입니다.
그렇게 나의 아이들은 상식적인 사회에서 상식적인 행복을 꿈 꿀 것입니다.
그렇게 높은 사람 따로 없고, 낮은 사람 따로 없이 소중한 내가 있고 소중한 우리가 있을 것입니다.
우린 행복해도 되는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