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행'이 승리할 것입니다.
위대했던 지난 여름의 끝자락을 적시는 비가 종일 내렸습니다.
15일, 제주 울산 경선결과 발표 직후 유시민 후보와 이해찬 후보는 뜨겁게 포옹했습니다.
유시민은 생활인들로 구성된 열혈지지자들의 열광적 후원에 힘입어 정치입문 5년 만에 컷오프를 당당히 통과하고 대선 예비후보로 진입하는 경이로운 초고속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우리 정치사에 일찍이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디지털정치의 실험이었습니다. 유시민은 그동안의 정치문화가 금과옥조로 여기는 조직도 돈도 없는 오직 변방의 아웃사이더였을 뿐입니다.
5년 만에 이루어낸 이 모든 성취는 오로지 후원금으로, 댓글로, 선거인단 참여 등으로 아낌없이 후원해 주신 여러분의 진정과 열의에 힘입은 결과입니다. 여러분의 '사무치는 마음'이 새로운 정치문화의 꽃을 피운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진정과 열의는 순결하고 매웠으되, 조직선거라는 현실의 높은 벽을 뛰어넘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를 너무 빠른 성취를 뒤돌아보고 실력을 길러 국민의 마음을 더 세심히 읽으라는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입니다. 서프라이즈, 시민광장을 비롯한 여러 공간에서 뜻과 마음을 함께 일구어내고 모아주셨던 여러분, 마음깊이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올립니다.
여러분이 이미 잘 알고 계시는 것처럼 저는 혈연으로는 유시민의 누나이고, 사회적 연대로는 이해찬 후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동지입니다. 이해찬 후보는 80년대의 어둡고 기인 터널을 어깨 겯고 함께 걸어온 가장 신뢰하고 존경하는, 그리고 무엇보다 그 빼어난 능력을 귀중히 여기는 저의 동지입니다.
88년에 이해찬 초선의원의 보좌관으로 유시민을 등 떠민 것이 저였습니다. 그리고 19년이 흐른 지금, 먼저 출마선언을 한 이해찬 후보의 캠프로 저의 등을 떠민 것은 유시민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왔으며, 이 우의와 신뢰는 우리가 생명이 있는 한 변함없을 것입니다.
유시민에게 뜨거운 지지와 후원을 쏟아부은 여러분. 너무 고맙습니다.
여러분의 순결하고 뜨거운 사랑을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지금 얼마나 상심이 크시겠습니까? 얼마나 유시민이 야속하고 밉겠습니까? 빛이 강하면 그림자 또한 짙듯이, 준봉이 험준하면 그 계곡이 또한 깊듯이, 사랑이 열렬하면 실망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여러분보다 오래 살아온 저는 깊이 이해합니다.
여러분께서 유시민에게 주신 사랑은 아무런 조건이 없는 무조건적 뜨거움이었습니다. 고난에 처한 인간에게 내리는 신의 자비, 자식에게 쏟는 어머니의 모성 등을 우리는 절대적 사랑, '아가페'라 부릅니다. 남녀 간에 주고받는 문명적 사랑인 '에로스'보다 절대 우위에 선 사랑의 가장 높은 단계입니다. 이런 사랑을 받고 있는 유시민은 비록 가난한 아웃사이더이지만 무척 행복한 사람입니다.
여러분은 행복제작소를 일구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유시민의 결단을 이해하시고 그리고 그의 선택이 역사적으로 올바른 것임이 현실에서 증명될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오. 구 정치문화를 청산하려 했던 그의 거침없는 언행으로 인해 그는 여러분 이외에는 아무 힘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여러분이 유시민의 힘의 원천이며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유시민과 이해찬 후보는 그 가치관, 역사의식, 지향과 철학이 같습니다.
그들은 영혼과 의식의 샴쌍둥이입니다.
유시민에 대한 사랑을 금방 이해찬에게로 바꿔달라는 저의 간절한 요청이 너무 염치없고 송구스러운 일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매우 엄중합니다.
이번 대선은 한나라당과 그의 선동부대인 무늬만 언론인 '수구족벌언론'연합군과의 일대 격전이 될 것입니다. 민족의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는 우리 진영과 낡고 부패한 냉전호전세력과의 대결입니다.
여러분의 참여와 뜨거운 사랑은 단순히 개인의 기호와 선택이 아니라 민족과 국가의 올바른 방향과 풍요를 개척해가는 등불이 될 것입니다. 작은 하나하나의 등불이 모여 평화와 번영을 환하게 밝혀 주리라 확신합니다.
유시민과 가장 오랫동안 살아온 제가 왜 마음이 아프지 않겠습니까? 그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제 소중한 아우입니다. 저는 그로 인해 많은 불면의 밤과 신새벽을 지새운 사랑 가득한 누나입니다.
그러나 그는 아직 젊습니다. 가능성 또한 열려 있습니다.
그의 선택을 지지하고 격려해 줍시다. 여러분의 정성과 사랑은 우리 대한민국 미래의 주춧돌이 될 것입니다.
식민지의 암울한 땅에서 헌걸 찬 민족기상과 인간정신의 승리를 역사에 기록한 만해 한용운의 시에 '당신을 보았습니다.'라는 시편이 있습니다. 만해는 거듭되는 탄압과 압제에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시로써 자신을 곧추세웠습니다.
만해는 말합니다. 고난과 압제가 옥죄어 올 때마다 그 고통의 한가운데서 '님'의 환영을 봅니다. '술을 마실까, 역사책에다 잉크칠을 해버릴까, 영원의 사랑을 받을까 망설일 때 당신을 보았습니다.'라고.
개인적 쾌락과 몰역사로의 도피, 그리고 냉소로는 그 어떤 작은 현실의 억압도 깨치고 나갈 수 없음을 그는 준열히 외친 것입니다. 우리 간난신고의 현대사에 명멸하는 창백한 지식인들을 향한 사자후입니다.
독일 저항운동의 상징인 철학자 한나 이렌트가 규정하는 개념어인 '내적 망명'을 만해 선사는 일찍이 시적 표현으로 완성했습니다.
우리도 만해 시인의 이 구절을 새기면 어떨까요? 가슴에 사랑을 품고 있는 이가, '님'을 애절히 갈구하는 뜨거운 마음이 있는 이가 그것을 포기한 이보다 훨씬 아름답다고 저는 믿습니다.
너무나 고마운 여러분.
상심을 거두고 다시 신발끈을 조여주십시오.
우리는 동지입니다.
유시민과 이해찬의 결연한 동지애가, 그리고 우리들의 아름다운 동행이 기필코 승리를 일구어낼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가을비 오시는 창가에서
유시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