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0년대 영국은 이머징마켓 붐을 맞게 됩니다. 특히 남미 광산에 대한 투자가 주를 이루게 되는데 결과는 자산가치의 하락과 경제공황이었습니다.
경제공황을 맞고도 영국자본주의는 정신을 차리지 못합니다. 그것이 자본의 속성이기도 합니다만.. 또다시 남미광산에다가 투자를 하진 않지요. 새로운 아이템이어야 사람들이 몰려들거든요.
철도가 처음 등장했을때 어떤 사람은 '광속으로 달린다'는 표현을 했다는데 당시 철도는 그만큼 사람들에게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왔나 봅니다.
순환출자는 1840년대 역시 영국의 철도버블에서 나타납니다. 당시 철도왕이라 불리던 조지 허드슨이라는 인물은 여러개의 철도회사를 서로 출자관계로 엮어 놓습니다. 지금의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처럼 정교한 구조는 아니지만 이미 160년전에 초보적인 형태의 순환출자가 등장합니다.
물론 이 조지 허드슨이라는 인물이 잘 나가는 회사를 두고도 다른 회사에 투자를 한 것은 '돈을 빼돌리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김현종 연구원은 순환출자규제를 반대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캐나다의 히스그룹, 남아공화국의 앵글로 아메리칸 그룹, 독일의 도이체방크그룹을 예로 들어 건전한 순환출자(?)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의 보고서를 읽어보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것은 '월급이 무섭긴 무섭구나'였습니다.
아니 대한민국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적한 39개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있습니다. 아직까지 순환출자를 규제하진 않으니 더 많은 기업집단이 순환출자의 형태를 띄고 있다고 봐야겠죠.
그럼.. 그중에 김현종연구원이 내세울만한 기업집단은 한개도 없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즉, 알아먹지도 못하고 듣도보도 못한 외국의 사례를 들면서 '이렇게 될 수 있다'고 주장을 하나 대한민국에서는 한개의 건전사례도 제시 못하고 겨우
'삼성의 에버랜드 불법증여'
사례가 남아 있지요.
다시 제목으로 돌아가서..
지금 엘지카드의 주가는 5만9천원입니다. 이것이 최초 상장시에는 1700만원으로 계산이 됩니다.
카드대란을 억지로 틀어막은 결과입니다.
노정부는 카드사의 유동성위기가 발생하자 카드사가 무너지는 것을 방관하지 않았습니다. 일단 감자를 단행합니다. 감자는 왜 하냐..주인을 바꾸기 위해서죠.
정부와 엘지그룹은 이렇게 타협을 봅니다.
'엘지는 손을 뗀다. 대신 오너로서의 책임은 거기까지로 한다.'
즉 순환출자의 구조상 엘지카드의 주인이 바뀌면 엘지그룹 전체가 흔들흔들거려야 하는데 정부가 구원투수로 나선거죠. 엘지는 그룹을 살리는 댓가로 카드사를 포기하고 정부는 경제를 살리는 댓가로 엘지그룹을 살려준거죠.
그 와중에 이런일이 벌어졌습니다.
엘지카드직원들이 자사주를 샀습니다. 상장하기전에.. 대출받아서..
근데 그것이 감자가 되면서 휴지가 됐단 말이죠. 아.. 감자가 뭔지 모르신다구요. 감자는 어제까지 hts(증권사 거래프로그램)에 1만주라고 표시되어있던 내 주식이 오늘보니 100주로 표시되어 있는게 감자입니다. 아엠에프때는 이런일이 비일비재했죠. 예를 들어 해태제과..
게다가 회사가 망했으니 정리해고해야죠. 그러니 퇴직금받아서 자사주대출받은거 갚아도 빚지고 회사를 떠나야하는 직원이 발생한거죠. 얼마전 고등법원에서 '해고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는데..
그런데 제목대로 채권단은 감자된 엘지카드에 주주로 입성합니다. 그 대표가 산업은행인데요.. 23퍼센트로 최대주주죠. 기타 농협 하나은행 등등해서 몇퍼센트씩 가지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번 엘지카드 매각협상대상자중 주주채권단(채권단은 뺄까요?)이 포함되어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지들 주식을 지들이 더 사겠다고 하는데 전형적인 머니게임입니다.
그림한장을 두고 서로 값을 높여 부르는 두 바보 얘기가 증권가에서는 흔합니다만..
세상에서는 이걸 '부르는게 값'이라고도 하죠.
이것이 우리나라 기업집단의 순환출자와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만.. 머니게임이라는 면에서 보면 더하면 더했지 못할거 하나 없다는 겁니다.
산업은행이 매각공동주간사로서 증권거래법조차도 제대로 파악못한걸 보면 두 바보보다 별로 나아보이지도 않습니다.
엘지카드 매각가격이 주당 7만원내외가 될거 같다는데요.. 그걸 보고서
'결국 잘된거 아닌가'
하는 국민이 있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