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영화인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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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2006년 9월 8일 (금)
기만적인 스크린쿼터 축소,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지난 8월 21일, 우리는 노무현 정부가 국민과 영화인을 철저하게 기만하고 우롱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것은 국회 심상정 의원에 의해 공개된 두 개의 책임 있는 정부문건이었다. 그 하나는 대통령이나 경제부총리가 직접 주재하고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가하는 <제5차 대외경제위원회 안건자료>이고, 다른 하나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정책의 수립에 관해 대통령에게 자문하는 국민경제자문회의가 한국산업연구원에 의뢰한 연구용역보고서 <한미FTA 관련 시청각서비스 분야 개방의 영향분석>이다. 우리는 정부 자료에 의해 그동안의 정부 주장이 거짓이었음을 확인했다.
<영화인대책위>는 이 보도를 접하고 심상정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회람한 후, 지난 9월4일 17차 상임집행위원회 회의를 갖고 자료에 대한 검토와 앞으로의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정말이지 우리 영화인은 노무현 정부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그들은 스크린쿼터를 축소하기 위해 거짓말을 일삼으며 국민을 철저하게 기만했다. 그에 저항하는 영화인을 국가경제를 좀먹는 이기주의 세력으로 매도하며 여론을 호도했고, 수많은 영화인들의 가슴에 못질을 해대었다. 그것이 노무현 정부의 적반하장이었음을 확인하며 우리들이 다시금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2005년 11월 당시 재경부 차관 박병원은 스크린쿼터 축소 추진을 밝히면서, “한국영화의 경쟁력이 매우 높아졌고, 국산 영화가 몇 년째 스크린쿼터를 웃도는 점유율을 지속하고 있어 실익도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 1월 스크린쿼터 축소발표가 있기 직전의 재경부 차관이었던 권태신은 “집단이기주의는 스크린쿼터에도 있다며, 자기 것만 잃지 않으려 한다”고 영화계를 비난했다. 이어 권태신 차관은 2월에도 “스크린쿼터제도는 영화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한미FTA와 관계없이 점진적으로 축소해야 하며, 스크린쿼터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술 더 떴다. 눈 감고 귀 닫은 이 나라의 대통령은 영화계를 향해 “어른이 되었으니 독립하라”고 빈정거리고, 젊은 영화인을 향해 “그렇게 자신이 없느냐”며 윽박질렀다. 얼마 전 노무현 대통령의 특별회견은 이 정권에 눈곱만큼의 기대도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대통령은 “외화직배 때 극단적인 투쟁을 벌였지만, 지금 영화체인은 전부 한국사람이 갖고 있지 않느냐”며, “반대하는 사람들도 사실이 아닌 것은 바꾸는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 모든 발언들이 모두 국민과 영화인을 향한 거짓이었다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앞에 언급된 두 개의 책임있는 정부자료에 의하면 첫째, 대부분의 선진국도 자국 영화시장의 70% 정도를 미국영화산업에 내줄 정도로 미국영화산업이 절대적으로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연간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국내 상영시장에서 한국영화가 50%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 분석하고 있다. 한국영화가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주장은 허구에 불과함을 정부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둘째, 스크린쿼터제가 한국영화의 경쟁력을 향상시킨 핵심적인 요인이었음을 인정하고, 스크린쿼터를 20%로 축소할 경우 영화산업의 매출액은 최대 1,277억원, 고용은 2,439명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또한 스크린쿼터제를 유지하지 않은 나라들은 자국영화 시장 점유율이 거의 10%이하로 낮아졌고, 멕시코나 대만과 같이 스크린쿼터제를 폐지한 나라들은 폐지 이후 영화산업이 급속히 붕괴하였고, 그 자리를 미국영화들이 차지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나아가 스크린쿼터제가 영화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고는 편의주의적인 판단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스크린쿼터 축소가 한국영화의 심각한 위축을 불러올 것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노무현 정부는 한국영화를 희생양 삼아 미국과의 FTA를 추진한 것이다.
스크린쿼터를 비롯한 4대현안이 한미FTA의 선결조건이었다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도 자백하고, 이제 온 국민이 알고 있는 사실이기에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한마디만 덧붙이고자 한다. 지난 80년대말 치열한 반대투쟁에도 불구하고, 정부에 의해 영화상영을 제외한 제작 배급의 전분야가 개방되었다. 외화직배가 시작되고 프린트 벌수 제한도 풀려 할리우드 영화가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한국영화는 존폐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 직배 이후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은 수직강하하여 1993년에는 15%까지 추락했다. 그런데 그 이후 한국영화가 회생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배경은 바로 스크린쿼터제의 정착이었다. 정부기관 그 어느 곳도 관리감독하지 않던 스크린쿼터제를 영화인들이 민간기구를 만들어 93년부터 감시활동을 펴기 시작했다. 그에 힘입어 90년대 후반에는 정착단계에 접어들었고, 관객과 만날 수 있는 최소한의 상영기회를 보장받은 한국영화는 세계영화사에 유래 없는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한국영화의 발전이 개방의 효과가 아니라, 미국과 친미사대주의 경제관료의 끈질긴 압력에 맞서 치열하게 우리의 문화정책을 지켜온 덕분이라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앞으로라도 그 무엇이든 대통령 발언으로 공개할 요량이면, 사실관계 정도는 확인하고 발언할 것을 진지하게 충고한다.
한국영화는 지금 영화를 만드는 영화인이나 함께 호흡하는 관객들만의 것이 결코 아니다.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소중하게 지켜, 자손대대로 물려줘야 할 우리의 영상언어이다. 우리말과 글로 우리의 생활방식과 정서를 세계인과 소통하는 표현의 수단이다. 때문에 행정부의 고위관료나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한국영화, 영상언어의 운명을 결정할 권리는 가지고 있지 않다. 한국영화를 지켜 후대에 물려줘야할 일차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우리 영화인은 국익을 빙자해 국민을 기만하고, 한국영화의 운명을 미국의 이익 앞에 헌납하려는 노무현 대통령과 친미 사대주의 관료들을 용서할 수 없다.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며, 스크린쿼터를 지키기 위해 최후의 1인까지 투쟁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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