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저녁,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엘 갔었다. 임채정국회의장 주최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5부요인 초청만찬 때문이었다. 물론 5부요인 부부들도 함께 나왔다.
보통은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는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맡는 것이 당근인데 국회의장 주최 만찬이니 국회 출입기자들이 맡게 되었으니 청와대 기자들은 안 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어, 그럼 우리가 가야잖아?
언제부터선가 국회에 대통령이 방문 할 때, 국회의장 접견 같은 일도 국회 출입기자들이 끼어들기 시작했다. 늘 수행하는 청와대 출입기자들한테 맡겨 버리면 오죽이나 편할 텐데도 뭔가 끼어들지 않으면 소외된다는 생각들인지 그야 말로 ‘씰데 없는’ 짓들을 하고 있다. 도대체 누가 하면 어떤가?
씰데 없는 짓이라고 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일이 번거롭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이라고 반가운 척 하며 그냥 달랑 달랑 갈수가 없는 일이고 보면 반드시 귀찮은 일이 덧붙여진다. 며칠 전에 미리 공보실에 이름을 통보해 줘야 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장의 몸수색도 당해야 하고 비표도 달아야 하고... 그러니 괜히 사서 하는 짓이라는 것이다.
국회에서 출발 전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왕 하는 일, 피할 수 없는 일은 즐겁게 하자는 주의가 기쁨자의 생각이다. 인상 쓰고 궁시렁 거려 봤자 보는 사람까지도 불편하다. 처음엔 후배한테 시키려다 저녁 약속이 있는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한참 취재 중인 후배한테 핸폰 치기도 거시기해 이름을 올렸었던 것이다.

만찬 시간이야 6시 반이지만 국회에서 떠나는 버스는 5시 5분. 공관까지 갈 때 까지만 차량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남의일 봐 줄 바에야 3년 상까지 보아주라고 했거늘^^. 비도 내리고 길도 어리 버리해 처음엔 국회에서 제공한 미니버스로 가려다 취재 끝난 뒤 여러 사람 귀찮게 할 것 같아 직접 몰았다. 다행히 길은 잘 찾았다.
한남동 공관 입구. 미리 공보실에서 통보했던 차량 넘버를 확인한 근무자들이 바로 위쪽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를 하란다. 공관에 들여보내 줄 것도 아니면서 웬 차량 넘버를 통보하라고 했지? 하긴 차량에 폭탄이라도 싣고 있다 무선 조종으로 폭파 해버리면,,,,으음 일리가 있긴 있다.
기쁨자, 새끼 기자 때 부터 청와대 출입은 하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호감이 간다고 다 출입 할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그 안티 청와대 이유가 엉뚱하게 경호원들 때문에 형성되었던 것이다. 전두환 시절 출입 기자들도 경호원들한테 봉변을 당했다는 소문과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이 간혹 대통령 외부행사 취재 시 그 무례하게 설치는 꼴을 직접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그저 조용히 신분 체크하고 검색만 하면 될 일이지 거칠게 설치는게 못 마땅했다. 그 말하는 투나 거만스런 몸짓,,,천박하기 짝이 없다. 그럴 때마다 사마천이 사기에 기록한, 재상의 수레를 끌면서도 똥 폼 잡고 우쭐대다가 그 경박함때문에 마눌님한테 이혼요구까지 당한 후 개과천선했다는 일화가 떠오를 뿐이었다.
아직도 유교의 피가 흐르는 대~한민국에서, 책깨나 읽은 선비가 무식하고 거칠게 구는 무신들한테 당할 수야 없지 않겠는가? 그저 피하는 게 상책이요 멀리 하는 게 마땅하다. 도대체 왜들 저러는가?

나만 그런 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지금 청와대 춘추관장으로 있는 김현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노무현 당선자가 국회에서 대통령으로 취임을 할 때 대언론 창구 역할을 맡았던 그녀 역시 경호원들한테 식식거렸었다.
그런데 그날 저녁 국회의장 공관에서의 청와대 경호원들은 달라 있었다. 공관입구 신분 체크에서부터 저 안쪽으로 들어가시라는 손짓까지 정중하고 상냥했다. 신사가 따로 없다. 그리고 본관 검색대의 경호원 역시 예전에 경험했던 태도와는 말투부터 판이하게 다르다. 이희열님이세요? 장비와 노트북을 세세히 체크하고 다시 한 번 신분을 확인하고 난 뒤에는 근접취재 완장까지 직접 채워준다. 무슨 은행 서비스 맨 같다. 이거 청와대 경호원 맞아?
현관에서 대통령을 기다릴 때나 취재하면서도 경호원이 전혀 의식이 되지 않는다. 그 옛날의 눈의 휘 번득거림도 없었고 괜히 왔다 갔다 어정쩡 거림도 없었다. 취재 후 나가라는 문의 방향만 살며시 일러줄 뿐이다.
누가 이렇게 변하게 했을까? 저 한쪽에 서있는 경호실장이 그랬을까? 아님 대통령지시일까? 그야 모를 일이지만 순간 대통령까지 다르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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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과 예의바름은 굳었던 마음까지 말랑 말랑하게 만드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