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정치로, 기업을 정당으로, 제품을 정치인으로, 소비자를 대중으로 바꿔 보시면 재미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에서 아날로그 감성으로
기술만능의 시대를 이끄는 차디 찬 디지털
디지털을 떼어놓고 지금의 사회를 말할 수 있을까?
휴대폰메일, MP3플레이어, 디카, 바코드, PDA... 나이가 어릴 수록 이 디지털이라는 만능의 운영체계에 더욱 더 친숙하고 능숙하다. 친구와 만나고 놀이를 즐기고 안부를 묻고 업무를 처리하고 리포트를 작성하는 데에 있어서 현재 디지털 기술이 차지하고 있는 역할은 거의 전부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인간과 사회를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편리하고 호환 잘되는 이 기술이 인간을 편리하게 해 준만큼 행복하게도 해 줄 것인가? 이런 면에서 사실 디지털은 차디 찬 기술이다. 사람이 느끼는 행복감은 사실 꽤 똑떨어지는 정보의 단속과 전달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이 순간에도 꽃의 자연스런 향기를 추구하고 산에서 불어오는 아날로그 바람이 즐거우며 따뜻한 질감의 강아지 인형의 감촉을 그리고 있다.
디지털이 언감생심 흉내 낼 수 없는 약간은 덜 떨어진, 그래서 매력적인 감성을 디지털은 어떻게 판단할까?
디지털 때문에 되살아나는 아날로그
사실 어떤 놀랄만한 계기로 인해 아날로그적 코드가 부각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것보다는 사람들 간의 관계 유지와 서로에 대한 마음의 표현, 그리고 감성전달에 있어 사실은 디지털이 너무나 극명한 한계를 갖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
과거, PC통신이나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이미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과 채팅을 하고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이 익숙한 세대가 존재한다. ‘엄마’보다는 ‘친구’라는 존재가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는 나이에 있어, 모니터를 통해 친구의 소식을 듣는 것보다, 자신이 직접 고르거나 만든 카드에 자신의 손으로 직접 쓴 메시지를 손에서 손으로 옮겨 자신의 주머니에서 만지작거리며 내용을 궁금해 하는 그 순간을 한 번 만이라도 경험을 해 본다면 아날로그 감성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된다.
현재, 싸이월드라는 디지털 네트워크는 가히 폭발적이다. 시체말로 “싸이질”이라는 보통명사가 생겨날 정도로 그야말로 ‘모르면 간첩’이라는 소릴 듣게 되는 싸이월드. 피상적으로 보면 싸이월드는 인간관계를 더욱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 준다.
실제로 오랫동안 소식을 알 수 없던 사람과 연결시켜주기도 하고 보다 폭 넓은 인간관계 형성이 가능하고 여러 디지털 매체를 통해 자신의 선향과 특성 등을 드러내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조사 등을 통해 보다 심층적으로 이를 들여다보면 싸이월드는 ‘군중속의 고독’을 드러내고 있다.
진정한 인간관계보다는 관계의 숫자를 과시하는 형태로 왜곡되거나 폭넓은 관계에 비해 속깊은 관계로 발전하지 못하여 그저 표면상의 인간관계만이 존재할 뿐, 정작 진정한 한 사람의 친구가 아쉬울 때 싸이월드가 해 줄 수 있는 역할은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이다.
개인 홈피나 블러그 또한 마찬가지다. 공통의 관심사를 통해 맺어진 네트워킹은 서로 필요한 정보를 주고 받는데는 매우 유용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온라인의 가상세계에서의 인간관계로, 오프라인의 깊이 있고 화학적 결합을 가능케 해주는 관계형성은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
디지털에의 반발은 이미 진행중이다
스타일하면 알아주는 동네 압구정동에 포장마차가 하나 둘 늘어가고 있다. 기성의 물건을 사는 것보다 자신이 직접 만든 도자기 선물에 친구들은 감동받는다. 인터넷과 백화점 등에 포진하고 있는 유명브랜드를 외면하고 동대문으로 향한다.
예를 들어 Kosney라는 브랜드는 나이 불문하고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각종 캐릭터 인형이나 인테리어 소품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는 그들의 감성에 맞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다.
Kosney외에도 이러한 형태의 샵은 여성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애완동물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는 여성들은 강아지 옷을 비롯해 신발, 목걸이 등 마치 자신이 낳은 자식처럼 돌봐줄 수 있는 시스템을 찾아 나선다.
위의 특성을 보이는 세대는 주로 80년대에 태어난 이들로, 전문가들에 의하면 70년대나 그 이전에 태어난 사람들보다 80년대 생은 완전한 디지털 세대로서 오히려 감성적으로 밸런스가 맞는 세대라는 것이다.
즉, 테크놀로지와 내추럴리즘에 대해 동시에 이해하는 세대라서 물질적인 것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감수성 또한 발달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시슬리나 SK-II, 아베다와 같은 자연주의 화장품의 성공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이들은 자라오기를 외롭게 자라나서 조금 더 이기적일 수 있지만 부모가 겪은 시행착오를 알고 전체 안에서 나를 볼 수 있는 시각이 있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이 있다.
디지털 기술이 세상을 지배할 때 어린시절을 보낸 그들에게는 좀 더 따뜻한 감성과 추억이 본능적으로 필요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마도 그런 그들의 욕구가 더 따뜻하고 감성적이고 정신적인 만족을 주는 소비와 문화적 상징을 필요로 했을 것이다.
결론
기업에서도 수많은 정보처리와 전달은 디지털로 이루어지고 있다. 디지털 정보를 입력하고 디지털 검색을 통해 고객의 정보를 알아내고 손으로 돈을 만질 틈도 없이 대부분의 거래는 숫자로 오간다. 그야말로 디지털 세상이다. 그러기 때문에 기업 안에서 아날로그 감성을 맞닥뜨린다면 그 감동은 얼마나 힘을 갖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어느 분야에서 어떤 방법으로 고객들에게 아날로그 감동을 주어야 할지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하지만 고객들은 원하고 있고 기다리고 있다. 누가 먼저 시작하느냐의 문제만 남아있다.
당신의 회사와 일은 감동을 일으킬 준비가 되어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