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수조사, 우리는 야바위꾼들의 야바위짓에 당한 겁니다.
사람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의 사고전환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화 ARS가 사전 설명에 적어도 10초 이상은 투입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경험입니다.
"여기는 어디어디입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사오니 바쁘시더라도 응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 발음이 명확해야 하고 알아들을 수 있도록 천천히 발음해야 합니다.
발음의 차이로 오해의 여지가 있으면 표현을 바꾸는 것이 조사의 신뢰성이 높이는 방법일 것입니다.
"신청한 적이 있으면"과 "신청한 적이 없으면"의 차이는 '있'과 '없'뿐이죠. 녹음상태가 좋지 않거나 듣는 사람의 집중도가 낮은 상태에서는 구분이 안됩니다. 이런 때는 "신청을 하셨으면"과 "신청을 하지 않으셨으면" 정도로 표현하면 혼동을 일으키지 않을 겁니다.
당연히 ARS의 응답방법은 단순해야 하고, 사회에서 보편화된 표현방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o 와 x, 1과 2, 찬과 반...
진정으로 신뢰성 있는 조사가 목적이라면 이 범주를 벗어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일부러 벗어난다면 의도가 다른 곳에 있다고 봐야죠.
주로 야바위꾼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이런 경우죠.
새벽 1시에 자는 집에 전화(ARS)를 걸어,
"저희는 야바위 제품을 만들고 있는 주식회사 야바위입니다.
이 물건을 안사실 분은 7694번을 누르시고, 사실 분은 그냥 끊으세요."
지금 민주신당에서 실시하고 있는 전수조사의 ARS질문 원본을 구할 수 있을 겁니다. 자는 사람 깨워서 묻는 ARS, 번갯불에 콩튀기는 질문시간, 상식의 허를 찌르는 선택방법...
이번 전수조사는 동원된 선거인단이나 명의도용된 선거인단을 가려내자는 목적이 아닌, 오히려 적극적 참여의지를 가진 사람이 걸러지는 목적이 전도된 여론조사입니다. 거기다 1번을 잘못 누른 사람의 구제조치까지 따른다면 아예 목적이 없는 여론조사가 되는 거죠.
이번 전수조사의 결과에서 1번을 누른 사람중 몇명을 샘플링하여 전화면접으로 확인해 보면 이 전수조사의 신뢰성이 얼마나 엉망인지 금방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신뢰성있는 여론조사 기관이라면 이 따위 방법을 제안하지는 않았을 것이니 결국 의뢰자의 요구가 있었다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수조사는 야바위꾼들의 야바위짓과 다름없습니다.
이런 인간들이 민주세력이고, 이 나라의 정권을 담당하겠다고 설치는 현실이 기가 막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