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까지는.....

누가 나에게 물었다.

"대선후보로 누구를 지지하십니까?"

나는 그 질문에 답을 할 수 없었다.

대한민국에서 정치의 최고봉이라면 단연 대통령이고, 대통령을 지지하고 선출한다는 것은 그 시대 정치의 응어리를 응축한다는 것이다. 헌데 아직까지 정치를 이야기하는 후보를 보지 못했기 때문다.

도대체 정치가 무엇인가?

정치가 말 그대로의 다스림이라면, 본질은 권력이다. 인간사회를 윤택하게 하기 위해 위임받은 권력을 사용한다는 얘기 일 수도 있고, 인간사회의 권력관계를 재규정한다는 것일 수도 있다.

바람도 불지 않고 비도 오지 않는 태평성세에는 주어진 권력을 잘 관리하는 행정가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사회와 역사의 변화가 과거의 제도와 권력구조를 버거워할 때는 권력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 질적인 변신이 필요할 때 변화하지 않으면 나락으로 떨어진다.

종교혁명이 교계제도의 기득권을 민중에 이양했듯이,

프랑스 혁명이 절대왕정의 권력을 민중에 이양했듯이,

조광조의 개혁이 훈구파의 권력을 신진 사대부에 이양했듯이..

역사의 변곡점에서는 권력의 이동을 수반한다.

그럼 이 시대는 태평성세인가? 아니면 대한민국의 질적 도약이 필요한 시기인가?

오늘날의 대한민국에

친일기득권세력을 제대로 척결했다면,

국민을 학살한 군부독재세력이 보수의 탈을 쓰지않는다면,

정치가 증오의 지역주의와 저급한 인신공격으로 점철되지 않는다면,

정치 언론이 여론을 재단하지 않는다면,

정경유착으로 성장한 자본권력이 사회를 지배하지 않는다면,

교육자의 권위가 학제 권력이 아닌 가르침에서 나온다면,

종교의 가르침이 사람의 입이 아닌 진리에서 나온다면,

외부의 상황이 어려울 지라도 대한민국은 태평성세일 것이다.

당면한 모든 문제는 "수구 기득권" 한 단어로 지칭될 수 있는 것 들이다. 한마디로 권력구조의 재편 곧 권력이동이 필요한 싯점이란 얘기다.

따라서 대통령 후보라면 권력을 쥐어서 어떤 정책을 펴겠다 이상에, 권력구조를 어찌 바꾸겠다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본인이 시대의 아이콘이 돼서 대한민국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되고 아픈 곳을 찔러줘야 한다.

시대를 일관하는 정치철학을 완성하고 후보 개인이 비전의 증거가 되는 것. 그런 맛이 있어야 먹고싶은 충동이 생기는 것 아니겠는가? 지지의 자부심이 생기는 것 아니겠는가 이말이다.

정책선거를 주장함은 옳다. 이 나라는 아직도 제대로 된 정책토론조차 못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정책에 철학이 녹아있다는 생각도 할 수 있다. 허나 그 정책에 정치철학은 무엇인가고 묻는다면 그저 서민을 위하는 정치 국민을 위하는 정치, 평화를 추구하는 정치라고만 하겠는가? 그런 말은 초등학교만 나와도 다 할 수 있는 주장들이다. 기본중의 기본이란 얘기다.

정책 이상의 정치를 논하는 사람.

스스로 미래의 푯대가 되는 사람.

공약으로 권력을 구걸하지 않고 당당히 국민과 소통하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에게 감동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