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유.시.민."에 열광한다.

열광하는 이유야 각양각색이겠지만 그 열광의 정도가 결코 예사롭지 않다.

어제 점심 먹으면서 주위 분들 몇명이 말한다.

누구는 일생동안 책 한권 쓰기도 어려운데 이 양반은 한 한달정도 문 닫고 들어앉으면 "뚝딱!" 하고 책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것도 다른 여타의 찌질이들과는 내공을 비교할 수조차 없는 불후의 저서들을 말이다. 그러면서 신의 불평등한 무자비함에 자조섞인 한탄을 하더라.

더러는 그의 논리에 열광하고, 더러는 그의 솔직함에 열광하고, 더러는 그의 단심에 열광하고, 더러는 그의 축구 실력에 열광하고, 더러는 그의 낚시 실력에 열광하고, 더러는 그의 담배피는 모습에 열광하고, 더러는 그의 유쾌함에 열광하고, 더러는 그의 "싸가지 없음"에 열광하고, 더러는 그의 사람 사랑에 열광하고, 더러는 그의 자유스러움에 열광하고, 더러는 그의 가벼움에 열광하고, 더러는 그의 간단명료함에 열광하고, 더러는 그의 정치적 식견에 열광하고, 더러는 그의 소통 방법에 열광하고, 더러는 그의 추억에 열광하고, 더러는 그의 "무조건"에 열광하고, 더러는 그의 가족史에 열광하고, 무엇보다도 그의 당당함에 열광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특히 그의 축구에 대한 열정과 사람들과의 부대낌에 열광한다.

또 그가 걸어온 개인의 역사에 열광하고, 참여민주주의 정치개혁(정치문화와 정당구조)에 대한 열정에 열광한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정부의 승계차원에서 유시민을 이야기한다. 

복지 대통령을 이야기하면서 유시민이 적통임을 주장한다. 물론 그 분들의 주장에 백번 동의하면서 나는 유시민이 이것 말고도 내가 목말라하는 정치개혁을 완성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다시 말하면 나는 유시민이 참여정부 뿐만 아니라 열린우리당(보다 엄밀히 말하면 "열린우리당 창당정신")까지 승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물론 참여정부가 곧 열린우리당 아니냐? 라고 말씀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구분하면 참여정부의 정책에 대한 승계와 열린우리당의 정치행태 또는 정당문화에 대한 승계를 말하고자 한다.

17대 대선에서 많은 쟁점사항이 있겠지만 사회, 경제, 문화 등의 정책 측면에서는 이미 참여정부에서 설정한 아젠다를 크게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다. 물론 정책 수행상의 오류가 생길 여지는 있겠지만 새로운 아젠다를 찾아 낸다는 것은 쉽지 않을 듯 싶다. 나는 유시민 의원이 비전2030을 위주로 양극화 저감화 비책을 들고 나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어쩌면 큰 틀에서 대선후보들의 정책들이 대동소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한나라당은 이미 논외로 치고 말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현재 열린우리당과 반한나라당 세력에서 자행되고 있는 헤게모니 싸움은 구태정치에 대한 향수에 몸부림치는 "과거회귀세력"과 수평적 리더쉽과 국민이 실질적 주인이 되는 새로운 정치를 지향하는 "미래세력" 사이의 갈등이라고 본다. 

과거회귀세력들은 유시민의 등장이 곧 자신들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드러낼 뿐만 아니라 지지자들의 정체성까지 분명하게 드러내기 때문에 불편하다. 국민들에게 "과거회귀세력"이 될 것인가 아니면 "미래세력"이 될 것인가를 끊임없이 선택하도록 강제하는 상황이 그들은 견디기 힘든 것이다. 

그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여준 지지자들이 과거회귀세력으로 낙인 찍히는 것에 대해서 극도의 공포감을 느끼고 미래세력으로의 회귀를 종용하는 상황이 기성정치인들에게는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많은 열광의 이유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시민만이 거의 유일하게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을 승계해 줄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에 그에게 열광하는 것이다. 

차마 꽃 피우지 못하고 스러진 아니 한번도 싹을 피워 보지도 못한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이 여전히 우리 미래세력들에게 유효하고 과거의 구태정치에 대한 끊임없는 유혹을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완전히 뿌리뽑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나는 기꺼이 "U-시민"임을 드러내고 강하게 어필한다.

또 오직 유시민만이 나의 이런 생각에 함께해 줄 것으로 확신하기에 "유시민"에 열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