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동료 중에 유빠가 있어서, 하도 말하기에 포탈에서 몇 번 살폈더니 유시민씨 참 대단한 사람이네요. 저는 유시민씨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특별히 미워하지는 않지만, 나이도 저랑 엇비슷한데다가 너무 잘난체 하는 것 같아서 말이죠.

동료 말대로 우리나라 사람은 제보다 잘난 사람은 잘난체한다고 도리어 경멸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지만,어쨌든 그래서 저도 이유없이 싫었습니다. 그러다가 멧돼지 공약과 목욕탕 공약을 보고, 어, 좀 아는 사람이네.라고 생각하던 차에 직장 동료가 하도 전화로 경선인단 신청을 하라는 바람에 신청하고 관심을 가졌습니다.

시골에 사시는 저희어머니한테 제가 준 선물중에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신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면소재지에 있는 찜찔방 무료이용권입니다.

제 고향은 관광지와 가까운 곳이라, 시골사는 친구가 길목에 사우나가 딸린 찜질방을 지었는데, 그게 비수기때는 인근 주민들과 뜨내기 손님 외에는 찾는 사람이 적어서  무료이용권을 엄청 뿌리는 모양입디다, 작년 추석때 저한테 아예 한 묶음(100장쯤 된 듯)을 줘서 그걸 어머니께 드렸는데, 겨울내내 마을분들과 며칠마다 한번씩 다녀가시곤 했다면서, 그걸 좀 더 구해달라고 하셨습니다.

물론 저희 시골집에는 목욕탕 시설을 해 뒀습니다만, 어머니는 한번도 거기서 목욕을 하시지 않는 듯 했습니다. 보일러 기름도 아깝고, 물도 아깝고, 무엇보다 혼자 목욕하시기 적적 하셨겠지요.

멧돼지의 경우는 이미 그 피해가 심각한 수준인거 다 아실겁니다. 산밭에는 콩을 심을 수가 없습니다. 고라니가 뜯어먹고 멧돼지가 훑어먹습니다. 그래도 고라니는 양철통으로 두들겨 쫓을 수가 있는데, 멧돼지는 마주칠까봐 무서워합니다.

포탈에 보니까 어떤 분이 백두산 호랑이를 들여와서, 먹이사슬을 복원 시키자는데 좋은 생각이라고 여깁니다. 그러나 그 호랑이가 균형을 맞추어 줄 때까지는 사람이 개체수 조정을 해야한다고 봅니다.

유시민씨가 대통령이 되지 않더라도, 멧돼지와 목욕탕 공약은 누구든 꼭 지켜줬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시골 노인분들이 유시민씨의 공약을 주목하여 유시민씨에게 표를 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분들의 고통을 정확히 아는 분이라면, 그 분들의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분들, 평생 당을 보고 찍었지 공약 보고 찍은 사람들 아니거든요. 그래서, 유시민씨가 더욱더 제 맘에 와 닿았습니다.

동료한테 이런 얘기를 했더니, 이곳에 써보라고 해서 몇자 적었습니다. 열심히 하십시오. 유시민씨를 아주 나쁘게 비난하는 댓글들도 많던데, 그 이유를 동료가 친절히 설명해줘서 정치판을 보는 눈도 좀 키운듯 합니다.

마음이 사무치면 전봇대에 꽃이 핀다는 말이 참 좋습니다. 꼭 이기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