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였을때
굿길
당신은
푸릇푸릇 호기심 들뜬
싱싱한 젊음이었다.
지금은 영 아닌데
십년전에는...
그땐 그랬다.
우리가 모였을때
그대는
어깨걸고 나아가는
뜨거운 열정이었다.
지금은 영 아닌데
십년전에는...
그땐 그랬다.
우리가 모였을때
당신은
함께 웃고
어울려 노래하는
낭만이었다.
지금은 영 아닌데
십년전에는 거의 최백호였다.
그땐 그랬다.
우리가 모였을때
그대는 말소리 마다
향내나는 토론쟁이, 이야기꾼이었다.
지금은 영 아닌 아재 개그의 달인.
십년전에는 괜찮았는데...
그땐 그랬다.
오늘 다시 보는 당신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는
은행원이고,
버스 기사, 택시 기사이고,
옷가게, 고기집 주인,
식당, 밥집, 슈퍼마켙 주인이고,
작가이고, 선생이고, 정치인이다.
오늘 다시 보는 그대는
그때나 지금이나 바뀐 것 없는
한 가정의 가장이고, 아내이고,
아버지요, 어머니이고, 아들, 딸이다.
오늘 다시 보는 그대는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 없는
의사이고, 주식 펀드 전문가고,
자동차, 보험 판매원이고,
공인 중개사, 법무사이고 변호사다.
크게 바뀐 것은 없다.
당신은 여전하다.
그대는 지금도 거뜬하다.
아이들을 기르고 돌보고
부모님을 모시고
직장을 지키고
지역사회와 나라를 걱정해왔다.
그렇게 님들은 모두
대한민국과 함께
그런대로 그럭저럭
살아오셨다.
훌륭하시다.
다만 아쉬운 것은
세상도
그런대로 그럭저럭이어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
아니다.
속은 몰라도 겉은 아주 바뀌었다.
뽕밭이 바다로 바뀌듯
상전벽해로 달라졌다.
백일이 넘게
촛불은 광장을 지켰고..
끝내 국회는
탄핵을 소추하고
헌법재판소는
탄핵을 인용해서
촛불 혁명을
한매듭 묶어 매조지했다.
그리고 혁명은 지금도 현재 진행중.
그 혁명의 소용돌이 속,
틈바구니 안에서..
혁명의 핵,
중심에 들어가
고요해진 때를 틈 타
우리는 만난다.
십년 세월을 이겨내고 다시 만난다.
당신이
십년 세월을 다 겪고서도
여기 다시 모인 까닭은
사실 술이 고파서,
술에 목말라서
때문만은 아니다.
그대가
십년 세월을 뛰어 넘어
여기 다시 모인 까닭은
사실 수다 떨 말상대나 친구가 필요해서 때문만은 아니다.
당신이
십년 세월을 지나서
여기 다시 모인 까닭은
봉하 부엉이 바위에서
떠나 보낸
님이 그리워서 때문만은 아니다.
그대가
십년 세월을 거슬러 올라
여기 다시 모인 까닭은
민주주의 최후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님의 말씀 때문만은 아니다.
당신이
십년 세월을 거치고서
여기 다시 모인 까닭은
대한민국 새 역사를, 새 희망을
함께 만들고 싶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대가
십년 세월동안 오고 가며
여기 다시 모인 까닭은
세계 시민의 한 사람으로
세계 문명사의 큰 전환을
함께 지켜보고 싶기 때문만은 아니다.
사람들은 가끔 정한 곳 없이 까닭도 없이 떠돌고 헤메며 여행하기를 꿈꾼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굳이 만날 까닭 없어도 만나고픈 사람들을 꿈꾼다.
그런 까닭없는 만남을 꿈꾼다.
그래, 그렇다.
그래요.
오늘 우리는
특별난 까닭없이 여기 모였다.
보고 싶어서,
얼굴 한번 보고 싶어서
그냥 시간내어 모인 것이다.
오랜만이다. 반갑다. 친구야.
반갑습니다.
오랜 회원님들! 벗님네야!
참으로, 참말로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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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부산광장 동동동입니다.^^
(폰으로 다 쓰고 올렸는데ㅜㅜ 이게 글자 수 제한이 있는지 잘려서 컴으로 다시 씁니다.ㅜㅜ
덕분에 감정이 반감되어버렸습니다.ㅠㅠ)
부산광장은 작년에 밴드 개설 후 아무래도 그쪽 위주로 소통하다보니 광장게시판에 소홀하게 되었습니다. ㅜㅜ
부산광장은 창립한지 11년이 되었습니다.
위 시는 올해 '부산광장 홈커밍데이'라는 묵은 회원초청 행사 를 위해 부산광장 공인 시인 '굿길'님이 쓰신 헌정시입니다.^^
십년전에 첫아이 낳고나서 시민광장에 가입했었는데 그 큰 아이가 벌써 초4가 되었네요~
가입할 때 없던 둘째아이는 초2이구요...
십년전에 처녀총각이었던 회원들은 각자 결혼하여 아들, 딸 데리고 정모나 모임에 오기도 합니다.^^
자연스레 회원배가를 하고 있습니다. ^^
반면에 십년전에 보던 얼굴을 이제는 볼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ㅜㅜ
십년의 시간동안 우리가 함께 했던 많은 일 때문에 시민광장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지난 우리 가족 사진을 보면 부산광장과 함께 했던 사진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초기에는 첨맘님 보면 어떻게 싸인받고 같이 사진찍을 생각으로 뛰어가서 옆에 계속 얼쩡거리고 있었는데..십년차인 지금은 솔직히 집에 널려 있어서 ~~~ 지난 여름캠프에는 오셨다길래 "이제 오셨구나!"라는 생각으로 계속 하던 일을 그냥 하였던 기억도 있습니다.^^
이렇게 십년의 세월이 또 몇십년의 세월이 될지 모르겠지만 제게 시민광장은 영원할것입니다.^^